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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박은경-최정윤, 재벌며느리보다 공감갔던 미생며느리의 짠했던 눈물


딘델라 2015. 2. 10. 09:02

'힐링캠프' 며느리 특집에 게스트로 박은경 아나운서와 배우 최정윤 그리고 토토가로 더욱 주가를 높이고 있는 슈가 출연했습니다. 이날 주제는 바로 대한민국 모든 며느리들의 힐링이었죠. 세 사람은 며느리, 혹은 아내와 엄마 그리고 딸로서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며느리란 주제로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결혼 년차와 배경이 매우 중요했지 싶습니다. 그래서 실제 청담동 며느리로 유명한 최정윤의 이야기는 이날 주제로서 공감대를 크게 어필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이미 최정윤의 남편과 시댁에 대한 이야기는 결혼 때부터 화제였죠. 유명한 재벌가 며느리가 된다는 것과 남편이 4살 연하의 미남형이란 점 등이 회자되었습니다. 이미 해투에서도 이런 궁금증을 풀어낸 상황이라서 '힐링캠프'에서 다시 실제 청담동 재벌 며느리의 인생을 되풀이하는 게 식상하게 느껴졌습니다.

 

 

MC들은 재계 44위의 남다른 시댁의 아우라를 강조했고, 재벌 며느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드라마와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 물어보았습니다. 최정윤은 세세한 질문에 잘 모른다고 말하며 남편도 후계자가 아니고 재벌 며느리도 별다르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역시나 공감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특별하지 않아도 재벌이란 우리네 삶과 동떨어진 면이 있지요. 그래서 최정윤을 대한민국 며느리를 대표한 게스트라고 말하기는 좀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물론 최정윤이 딸로서 친정엄마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 놓을 때는 공감간 면도 있었지요. 며느리가 되고 처음 시부모님 생일상을 차려줄 때 엄마의 손을 빌렸는데 시댁식구들이 온다니까 딸을 위해서 휙 사라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이죠. 딸과 친정엄마의 관계란 비슷한 면이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는 공감이 되었지만, 역시나 며느리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시댁에 대한 에피는 너무나 동떨어진 부분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큰 공감대를 이끈 에피는 바로 미생 며느리와 엄마로서의 삶에 대해서 유쾌하면서도 짠하게 털어 놓았던 박은경 아나운서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사실 박은경 아나운서의 출연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토토가 슈와 재벌며느리 최정윤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박은경은 그저 입담 정도만 과시하겠지 싶었죠. 그런데 이날 힐링캠프는 결혼 14년차 박은경이 없었다면 주제에 적합한 에피를 뽑지 못할 뻔했습니다.

 

박은경 아나운서의 남편은 바로 드라마 '펀치'의 이명우 PD였지요. 그래서 남편을 위해 펀치 속 뉴스장면에 특별출연을 했었다고 합니다. PD란 직업은 몇달씩 밤낮이 없기로 유명합니다. 그런 바쁜 남편을 대신해서 며느리와 엄마 노릇을 하기란 아나운서로 바쁜 박은경에게도 상당히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소소한 에피들이 참 많았습니다.

 

설겆이를 하다가 허리를 삐끗했는데 시어머니의 한마디에 울컥했다는 이야기부터 강원도 시댁의 엄청난 만두를 새벽까지 빚다가 너무 힘들어서 꾀를 부렸는데 고단수 시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다 라며 며느리의 시댁스트레스를 입담 좋게 풀어갔습니다. 특히 시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며 '롱롱타임어고~', '아주 아주 옛날 이야기예요 어머니'라고 말할 때마다 빵빵터졌죠. 어찌나 예능감이 뛰어나는 지 웃음 코드를 절묘하게 이끌었습니다.

 

 

그런 박은경 아나운서가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것은 바로 현실판 미생 엄마의 짠했던 장면이었습니다. 드라마 '미생'은 워킹맘의 비애를 절절히 묘사했었죠. 어린 딸을 뒤로하고 직장을 달려가야 하는 엄마의 이중고는 항상 가슴 아픕니다. 이날 박은경의 딸 때문에 펑펑 울었던 사연도 딱 미생 속 워킹맘이었습니다. 아나운서란 직업은 생방이라도 있을 때면 새벽 출근도 각오해야 했지요. 그런데 하필 박은경의 스케줄이 거의 생방으로 채워져 있어서 딸을 마주할 시간이 아침에 잠깐 얼굴을 보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루는 저녁 라디오 스케줄 때문에 딸을 두고 방송국을 달려가야 하는데 아이 얼굴이 밟히더랍니다. 생방을 들어가는데 아이가 막 우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가 보고싶다고 말이죠. 방송 내내 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속만 태울 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미친듯이 달려가서 곤히 자는 아이 얼굴을 보고 속상함에 엉엉 울었습니다. " 그럴 때 너무 미안한거지 " 라며 짠한 엄마의 마음을 서러운 눈물로 전달한 박은경 아나운서가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엄마인 슈도 울고 위킹맘 작가들도 울고! 똑같은 입장의 시청자들도 울고 말이죠.

 

엄마란 자식만 생각하면 늘 먹먹하지요. 특히 아이에게 모정을 채워줄 수 없을 때는 더욱 사무칩니다. 일과 가정을 모두 이끌어야 하는 워킹맘은 항상 아이에게 미안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도 있으니 꾹꾹 참고 슈퍼우먼의 심정으로 다닐 수 밖에요. 그런 엄마의 입장을 어린 자식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더 고역입니다. 엄마의 품이 더 필요한 아이에게 엄마와 떨어지는 방법을 먼저 가르쳐야 하니 아프지 않은 모성애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엄마란 이유로 나약한 모습을 비칠 수가 없습니다. 아이를 많이 낳으라 하는데 실질적인 현실은 아이 하나도 컨트롤 하기가 벅차지요. 하물며 워킹맘에 대한 처우도 직장이나 사회에서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그저 눈치보며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가 더 열심히 할 수 밖에요. 그래서 워킹맘들이 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박은경은 자신보다 더 힘든 워킹맘들이 많다며 자신의 처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 겸손함이 마음이 아팠죠.

 

이날 슈는 같은 엄마기 때문에 박은경의 심정을 공감하며 펑펑 울었습니다. 그러면서 '도와주세요! 이거 뭐 무서워서 임신하겠어요?' 라며 엄마들도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음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설적인 말이지만 현실을 잘 꼬집은 것 같았습니다. 하여튼 박은경 아나운서의 유쾌하면서도 짠한 토크가 며느리 특집이란 식상할 수 있는 주제를 잘 살린 것 같습니다. 모두가 미생의 심정이니 공감대란 어쩔 수 없이 미생들의 이야기가 차지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주 힐링캠프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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