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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윤보미, 제2의 혜리가 될 수 없던 이유


딘델라 2015. 2. 9. 08:53

모든 예능에서 마찬가지지만 독보적인 원조 캐릭터가 있다는 건 후속 주자에게 상당히 부담스럽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의 경우도 시즌1이 워낙 흥했기 때문에 후속주자인 여군특집2도 시즌1의 엄청난 인기가 매우 부담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면에서 원조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캐스팅부터 훈련과정 그리고 멤버들의 행동과 캐릭터까지 시즌1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매 순간이 비교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시즌1이 보여준 흥행요소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은 캐릭터 발굴이 어느 때보다 시급했다. 그런 면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멤버는 엠버가 아닌가 싶다. 엠버는 예능 출연 경험이 많지 않아서? (케이블 제외 인기 예능) 대중들이 평소 엠버의 이미지를 상상하는 건 보이쉬한 외국인 여성 멤버라는 점이 다였다. 그래서 이런 엠버가 뜻하지 않는 여성적인 면모를 보여줬을 때 그 반향은 상당히 컸다.

 

 

언어소통의 문제점으로 끙끙 앓다가 결국 울음을 터트려 안타깝게 만들고, 섬세한 바느질 솜씨로 여성스러움을 뽐내고, 설겆이를 할 때도 꼼꼼이 뒷마무리도 잘 해내는 걸 보면서 천성여자라는 반전매력을 어필한 것이다. 겉모습과 다르게 여린 면도 있고 셈세한 면도 있고 그런 것들이 반전으로 다가오면서 규수 캐릭터로 거듭난 엠버! 체력 좋고 유격도 잘 하는 지.아이.엠버 캐릭터는 남자 같은 외모 때문에 상상할 수 있던 면이지만, 규수 캐릭터로 어필 될 거란 건 의외의 반전이었다.

 

 

이처럼 흥하기 위해서는 의외성이 참으로 중요하다. 전혀 예상 못한 반전을 시청자에게 허필할 수 있어야 진사 같은 예능에서는 더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엠버는 뜻하지 않게 '제2의 혜리'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 엠버에게 기대했던 건 헨리와 샘 해밍턴 같은 위치였을 텐데 의외로 걸그룹 멤버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여군특집2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흥하는 멤버가 있다면 반대로 진사 출연이 독이 되는 멤버도 있기 마련이다.

 

워낙 시즌1에서 혜리가 흥했기 때문에 '제2의 혜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기대 속에서 합류한 아이돌 멤버는 바로 에이핑크 윤보미였다. 그러나 윤보미의 진사 출연은 안타깝게도 시작부터 혜리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다. 이날 보미는 화생방 훈련에서 보여준 행동 때문에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어릴 적 해병대 캠프에서 경험한 공포 때문에 화생방 트라우마가 있었던 윤보미는 준비부터 쉽지 않았다.

 

훈련에 돌입하고 가스가 들어오자 급격히 멘탈이 붕괴되서 출구로 돌진한 보미. 안영미가 겨우 진정시켰지만, 이미 공포로 가득한 그녀를 말릴 수는 없었다. 결국 보미는 중도포기를 선언했다. 그녀가 포기하자 뒤이어 팀원들도 줄줄히 훈련장을 박차고 나와 고통을 호소했다. 팀원 이탈의 도화선이 된 윤보미! 그런데 하필 군인이면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할 총기를 두고 탈출하는 불성실함까지 보여줘서 소대장의 불호령은 물론 벌점까지 크게 맞았다. 네티즌들은 트라우마가 있다 해도 해보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냐고 타박했다.

 

 

게다가 이런 윤보미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에 보탬을 한 건 바로 먹방과 애교였다. 앞서 혜리가 먹방과 애교로 빵떴는데 이날 보미마저 먹방과 애교가 강조된 편집으로 비교만 당하고 말았다. 화생방 훈련을 끝내고 한 입 가득 밥을 먹는 모습이 혜리의 먹방을 연상시켰고, 훈련소를 떠나며 아쉬움에 애교스럽게 울며 소대장에게 에이핑크의 사진도 걸어달라고 부탁하는 모습 역시 혜리의 애교를 연상시켰다는 것이다. 혜리를 따라했다며 네티즌들의 비난 아닌 비난을 들어야 했던 윤보미! 하필이면 불성실한 모습이 강조된 차에 먹방과 애교라는 혜리와 비교되기 딱 좋은 장면들만 잡혀서 괜스레 더 욕을 먹는 느낌이었다.

 

이처럼 걸그룹이 나오면 가장 피해야 하는 게 바로 혜리 캐릭터였다. '제2의 혜리'가 되야 하지만 혜리를 닮아서는 절대 '제2의 혜리'가 될 수가 없다는 아이러니함이 공존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편집이 그대로 혜리 노선을 따라가며 윤보미 캐릭터를 부각시켰으니 혜리와 비교만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윤보미가 특별하게 부각될 반전이 없었다는 것도 한 몫하고, 전편의 캐릭터에 여전히 안주하는 제작진의 편집도 한 몫했다.

 

 

 

윤보미 역시 팬들 사이에서는 남다른 식성과 애교로 인기를 끌었던 멤버였다. 하지만 혜리가 뜬 상태에서 이는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없었다. 이미 흥행 요소로 한번 휩쓸고 간 캐릭터가 또 다시 반복되는 건 어쩌면 식상함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그래서 걸그룹 멤버들이 진사에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혜리와의 비교는 각오할 부분이자 그런 편견을 깨주기 위해서 혜리를 뛰어넘는 자신만의 특별함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이것이 또한 어려운 일이다. 혜리와 다른 자신만의 독보적인 부분이 없다면 또 제작진이 혜리 캐릭터에 안주해서 '제2의 혜리'로 이끌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이날 보미의 먹방을 애써 강조한 제작진의 편집만 봐도 그렇다. 엠버가 규수와 지아이엠버 캐릭터로 거듭나며 자신의 반전을 보여줄 때! 윤보미는 박형식처럼 아기병사라는 별칭 자막에 혜리처럼 먹방과 애교만 강조한 편집을 보여줬다. 모두가 앞서 흥한 멤버들의 캐릭터를 재탕한 것일 뿐 보미만의 특색을 강조한 건 없었다. 엠버처럼 특별한 반전을 어필하지 못하면, 이처럼 진사 제작진은 매번 앞서 흥했던 캐릭터를 그대로 차용해서 출연자를 띄우려는 패착을 보여준다. 이는 '제2의 혜리'로 비교당하고 싶지 않아도 비교거리를 애써 만들어주는 꼴이다.

 

혜리 캐릭터에 갇혀버리면 결국 혜리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엠버처럼 의외성을 가진 캐스팅이 아니라면 결국 원조와 비교만 당할 뿐 좋은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이는 보미의 잘못이기 보다 혜리를 뛰어넘는 색다른 캐릭터를 발굴하지 못한 캐스팅의 한계일 것이다. 여군특집2가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제2의 혜리'는 걸그룹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거라는 평이 많았다. 그래서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반은 성공한 셈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엠버와 보미의 엇갈리는 평가는 걸그룹 출연의 득과 실을 모두 보여줬다. 외국인 멤버로서 기대한 캐릭터 그 이상을 보여준 엠버와 혜리 캐릭터를 의식한 캐스팅에서 기대한 그 모습만 보여준 보미! 반복되는 설정으로 식상함이 크다는 진사에서 기대한 대로 흘러간다는 건 결국 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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