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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이영돈 PD 방송중단, 스스로 자초한 이미지 추락


딘델라 2015. 3. 26. 18:34

 JTBC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영돈 PD 문제와 관련해서 공식입장을 전달했다.

 

[ 이영돈PD의 식음료 광고 출연 건과 관련한 JTBC의 공식 입장을 알려드립니다. 이영돈PD는 JTBC와 지난해 9월부터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올해 2월부터 ‘이영돈PD가 간다’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3월 15일과 22일에는 ‘그릭 요거트’를 다뤘습니다. 방송 3일 후인 3월 25일, JTBC는 이영돈PD가 식음료 광고의 모델로 출연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영돈PD는 광고 계약 사항에 대해 사전에 JTBC에 어떠한 설명이나 내용 공유가 없었습니다.

 

 

JTBC는 탐사 프로그램의 특성상 연출자이자 진행자인 이영돈PD가 특정 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며, 탐사 보도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선 것은 공정한 탐사 보도를 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판단합니다. 이에 JTBC는 일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는 '이영돈PD가 간다'와 목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되는 '에브리바디'의 방영을 우선 중단합니다. 이영돈 PD 본인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이루어지면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JTBC는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JTBC는 사전 공유가 없이 진행된 이영돈 PD의 광고 건에 대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훼손한다고 판단해서 이영돈 PD가 출연하고 있는 두 프로('이영돈PD가 간다', '에브리바디')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JTBC의 빠른 조치는 이영돈 PD가 보여준 광고 출연 논란이 자사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손석희 사장을 영입하면서 종편 중 언론 신뢰도가 가장 높았던 JTBC로서는 이번 논란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영돈 PD의 인기만 판단하고 그를 영입했지만, 도리어 그것이 독이 되고 말았다. 출연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는 초강수 조치는 불거진 논란을 빨리 봉합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사실상 JTBC의 방송중단으로 철퇴를 맞게 된 이영돈 PD는 더욱 이미지 추락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번 광고 출연 논란 자체가 그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제대로 응집된 결과였으니  당연한 일 같았다.  

 

 

광고 논란의 시발점은 '이영돈PD가 간다'에서 방영한 그릭 요거트 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채널A에서 JTBC로 자리를 옮긴 이영돈 PD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이영돈 PD가 간다'를 통해 또 한번 탐사보도 프로의 성공에 도전했다. 초반까지 시청률도 어느 정도 잘 나왔고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신뢰성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파해지는 탐사보도'의 주제성은 그릭 요거트 편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몇몇 일반 업체를 방문해서 그릭 요거트 검증에 나섰다가 조작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그는 일부 업체의 결과를 통해 한국에서 시판되는 그릭 요거트 중에는 제대로 된 제품이 없다고 단정지었다. 그러나 방송 후 해당 업체가 부당함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영돈은 다음 방송을 통해 " 해당 카페에는 가당과 무가당 두 종류가 있었다. 저희의 실수로 무가당에 대해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 " 라고 사과를 했지만, 저격 당한 업체의 피해를 생각하면 너무나 미흡하다는 비판들이 넘쳤다.

 

 

이처럼 네티즌들은 이영돈 PD가 또 영세업자를 죽였다며 그간 이어온 탐사보도의 어두운 이면을 꼬집었다. 그가 비난받는 이유는 탐사보도의 아이템 태반이 영세업자들이 주로 다루는 분야였기 때문이었다. 채널A에서 인기프로였던 '먹거리X파일'도 마찬가지였다. 불량 음식의 실태를 조사하고 착한가게를 찾는 과정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영세자영업자의 식당을 무리하게 취재를 하는 바람에 일부 업체들의 피해 주장도 있었다. 실제로 무리한 검증행태로 여러 업체들이 타격을 입는 경우도 발생했다. 벌꿀아이스크림이 대표적이다. 일부의 문제를 확대보도하면 선량한 가게들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왜 영세업자들만 가열차게 탐사의 대상이 되냐며 한계성을 비난했다.

 

하루 벌어 하루 살기 힘든 자영업자들이 무리한 검증의 타겟이 되다 보니 공정성과 신뢰성 면에서 비난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민감한 대기업보다 취재하기 쉬운 영세업자들이 더 만만하게 보였다는 뜻처럼 말이다. 하지만 탐사보도를 한다면서 그런 이중잣대를 드리운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성역없는 취재가 없이 어떻게 제대로 된 탐사보도라 할 수 있을까? 이런 한계는 결국 이영돈 PD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낳았다.

 

그랬기 때문에 광고 논란은 용납되기 어려운 것이었고, 논란에 기름을 부으며 스스로 이미지 추락을 자초한 일이었다. 일반 업체는 무리한 취재도 마다않던 그가 대기업의 비슷한 식음료 광고는 아무렇지 않게 촬영했다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평소 부정적인 시선이 역시나로 비칠 수 밖에 없었다. 이중적인 행동이라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당연했다. 대중들이 꺼려했던 부분을 등한시한 채 프로의 진정성을 담으려는 노력도 미진했기에 그런 판단미스를 보였던 게 아닌가 싶다. 탐사보도로 유명세를 얻었으면 당장에 필요한 이미지 재고부터 신경썼어야 했다. 그의 말과 행동이 주는 영향력으로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었는데 상업적인 광고가 주는 파장이 어떨지는 너무나 뻔한 일이다. 그것을 몰랐다는 자체가 신뢰를 더 추락시키는 일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영돈 PD는 당분간 자숙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광고에 대한 해명을 했다.

 

" 해당 식음료 광고 제안은 그릭요거트 아이템을 선정하기도 전에 제안받은 것이다. 또 식음료 업체에 논문을 요구해 검증한 후 국민들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광고에 출연한 것이다. JTBC 측과 광고 촬영에 대해 사전에 논의하지 않은 것은 내 불찰이다. 당분간 자숙할 계획이다 "

 

방송이 나가기 전에 결정된 광고이고 논문까지 검증했다고 해명했지만, 돌아선 여론을 돌리기엔 미흡해 보였다. 방송의 위력으로 여러 업체를 검증하는 PD가 기업체의 상품 홍보는 논문 하나로 판단할 수 있다니 딱 변명처럼 들리기 쉬웠다. 또한 그는 모델료를 전액 기부할 뜻을 비치며 논란을 기부라는 초강수로 돌파하려 했다. 하지만 기부를 한다고 과연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시킬지는 미지수 같았다. 기부란 좋은 타이밍과 뜻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창 논란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비난을 잠재우려 기부를 내세운다면 당연히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탐사프로가 지향할 신뢰성을 요거트 논란과 광고 출연으로 떨어트리며 논란의 도마에 오른 이영돈 PD! 유행어까지 만들며 큰 인기를 누렸던 그가 어리석은 오판으로 부정적인 시선에 기름을 부른 격이라서 더 씁쓸했다. 언론인에게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 신뢰에 금이 간 이미지 타격에 그의 입지도 불안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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