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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아이들 혹사만 시킨 무리수 미션, 꼭 했어야 했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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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아이들 혹사만 시킨 무리수 미션, 꼭 했어야 했나


딘델라 2013. 3. 18. 07:05

아빠어디가의 장보기 미션은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고 사회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번주 장보기 미션은 아이들을 너무 혹사시킨 무리수가 보여서 안타까웠습니다. 새볔에 기상해서 곧바로 제주도에 도착한 아이들은 그날 오후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장을 보기로 했지요.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첫 장보기에 도전한 아이들! 하지만 가까운 거리라 마냥 쉬울거라 생각했지만, 역시나 아이들에겐 쉬운 도전이 아니였습니다. 민국이와 지아 준이가 있던 팀은 그나마 맏형 민국이가 듬직하게 지켜주고 있어서 돈계산도 잘하고 식재료도 꼼꼼히 살 수 있었습니다.

 


의젓한 민국이가 참 대견해보였지만 준이가 돈을 잃어버릴 정도로 챙긴다고 해도 꼭 돌발상황이 터졌지요. 무엇보다 섬인 제주도의 바람은 너무 찼습니다. 미션지가 외진 곳이라 버스가 드문 드문 다녔기에, 아이들은 해가 떨어진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아빠가 보고싶다는 지아의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결국 준이와 지아는 피곤했는지 버스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윤후와 준수팀은 민국이네 보다 많이 헤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환상의 팀웍답게 장보기 미션 수행보다는 딴짓하기가 바빴던 윤후와 준수팀! 돈계산도 서툴었고 재료준비도 미흡해서, 과자나 장난감 뽑기등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을 사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그와중에 고기는 분명히 샀지요. 어떻게 보면 대다수 아이들이 윤후나 준수처럼 심부름을 보내면 딴짓하는게 정상일 것입니다. 도처에 유혹이 범람하니 신기한 세상구경에 마냥 신난 아이들의 모습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둘다 모르는게 많아서 너무 헤맸어야 했고, 그래서 더 불안하고 위험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길을 건너는 모습은 아찔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물론 제작진이 따라다녔지만, 아이들은 정해진 횡단보도를 약간 벗어나서 차가 안오는 걸 쓱 본후 쏜살같이 건넜지요. 워낙 산만한 아이들이라서 저러다 다칠까 불안했습니다. 게다가 딴청을 피운만큼 걷기도 많이 걸어서인지 윤후는 다리가 아프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버스 정류장도 헷깔리고 버스도 늦고, 이렇게 피곤하고 추운 아이들은 약국에 들어가서 죄송하다며 추운 몸을 녹였습니다.


미션 시작부터 제일 걱정이 많았던 윤후와 준수는 그래서 더 늦게서야 버스를 타고도 한참 후에 아빠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빠들은 미션보다는 모험을 한 듯한 아이들의 모습에 기막히고 황당해했지요. 그만큼 철이 없는 순진한 아이들이기에 장보기보다 노는게 더 좋은 아이들이였습니다.



이처럼 버스타고 장보기 미션은 낯선 곳과 척박한 날씨 속에서 아이들을 너무 고생시킨 무리수 미션 같았습니다. 제주도의 칼바람이 너무 추웠고, 버스도 너무 늦어 해가 다 저물어서야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이날 아이들만큼 속이 탔던건 아빠들이었습니다. 시간이 되서도 애들이 오지 않자 버스정류장에 나와 아이들을 기다리던 아빠들! 그런 아빠들은 오자마자 배고프다는 아이들을 위해서 허겁지겁 빨리 저녁밥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밥이 되려면 한참 남았고 애들은 밥달라고 성화고, 결국 인스턴트 라면으로 먼저 허기를 달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지요. 결국 볶은 밥으로 빠르게 우선 애들부터 먹이자던 아빠들은 완전 기진맥진했습니다. 결국 시간이 오래걸린 미션때문에 애들은 피곤하고 배가 너무 고팠고, 아빠들은 그런 아이들 챙기느라 힘들긴 마찬가지 였습니다. 늦게 저녘밥을 먹던 아빠들은 부실하게 먹여서 속상한지 찌게까지 있던 자신들의 밥을 보고 미안해진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일정 속에서도 아이들은 해산물 맞추기까지 빡빡하게 수행해야 했습니다. 이전같았으면 이런게 그닥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장보기에서 너무 고생했기에 또다른 미션을 해야하는게 너무 강행군처럼 보였지요. 그래서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좋았지만, 한편으론 좀 쉬었으면 좋겠다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이런 강행군때문인지 평소에 활발하고 긍정적인 준수가 잠자리에서 치카치카 하기 싫다고 투정까지 부렸습니다. 그만큼 준수가 피곤했기에 빨리 자고 싶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씻고 난 후에도 잠투정하듯 울었던 준수는 이내 코를 골며 잤습니다. 눕자마자 3초만에 잠에 취해 취침한 준수를 보니, 이날 여러모로 아이들이 힘들긴 했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고에서도 지아랑 윤후가 울던데 혹여 너무 피곤해서 보채는게 아닌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날 아이들은 참 이뻤고 행동이며 말도 다 귀여웠습니다. 민국이의 의젓한 모습도 멋졌고, 준수와 지아의 러브모드도 귀여웠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나친 아이들의 혹사가 우려되었습니다. 아직은 어리기에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너무 무리한 미션을 시킨 것이 곧바로 아이들을 피곤하게 만든 것입니다. 어른이라면 별 무리가 없었을 미션이지만, 아이들이기에 작은 환경의 변화만으로도 엄청난 고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만은 제작진이 너무 성급했습니다. '아빠어디가'의 취지는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이지,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주겠다며 극기훈련을 시키는 게 아니겠지요. 우선 충분히 아빠와 시간을 가지고 배운후에 했어도 되었을 것 같았습니다.


2주에 한번 여행을 한다고 하고 제작진이 아무리 챙기고 배려한다고 해도, 짧은 시간안에 다양한 모습을 애써 무리하게 뽑아내려면 아이들이 금방 지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빠어디가'가 인기를 얻을수록 걱정되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초심을 잃고 제작진의 과욕이 점점 앞서게 되는 일입니다. '아빠어디가'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만들어지고 전적으로 터치가 적은 예능인만큼, 미션 역시 억지스럽고 과하지 않은 것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편하게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보겠죠. 앞으로는 무리한 미션은 자제하고 아이들 수준에 맞으면서도 아빠와 함께하는 그런 미션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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