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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윤진이-강별, 앞머리에 염색까지, 몰입 방해하는 옥에 티 본문

Drama

천명 윤진이-강별, 앞머리에 염색까지, 몰입 방해하는 옥에 티


딘델라 2013. 5. 3. 14:23

천명 4회는 화려한 영상미와 더불어 도망자가 된 최원의 긴장감 넘치는 도망신이 눈을 떼지 못하게 했습니다. 탈옥에 성공한 최원(이동욱)은 위급한 딸 랑이를 데리고 도주를 시도했습니다. 축쳐진 딸을 안고 도망치는 아비의 사투가 처절하게 그려졌습니다. 이날 이동욱과 아역 김유빈이 도주장면을 찍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손에 땀을 쥐는 위태로운 지붕추격신과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 그리고 산 속에서 위험하게 내달리는 장면까지 영화 뺨치는 영상미는 배우들의 고생으로 만들어진 듯 했습니다. 그만큼 실감나는 추격신은 딸을 살리고자 하는 아버지 최원의 절박함이 뭍어났습니다.

 

 

천명4회, 긴박한 추격신과 김유빈-이동욱의 눈물난 부녀연기

 

하지만 최원은 정신을 잃은 랑이를 응급조치로 깨운 후, 자신이 살아야 딸을 살릴 수 있기에 랑이를 관군에게 넘기고 도주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화살을 맞은 팔을 부여잡고 최원은 깊은 물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는 간신히 살아남아 다시 딸을 찾아왔지만, 관비로 끝려가는 랑이의 모습을 보고 절망했지요. 김유빈은 인정사정 없는 관군에게 땅바닥에 끌려가는 애처로운 랑이를 열연했습니다. 어린 아역에게 벅찰 정도의 힘든 장면이 많았는데도, 혼신의 연기를 선보이는 유빈이의 활약이 기특했습니다.

 

 

결국 최원은 딸을 구하고자 다시 의금부에 침입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시체로 둔갑해 의금부에 들어간 최원은 병세가 악화된 딸 랑이를 만났지만, 감시하는 군관때문에 멀리서 애처롭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부검실에 몸을 숨긴 최원은 민도생의 시신을 보게 됩니다. 최원은 민도생의 목에 난 예사롭지 않은 칼자국을 통해서 살인범의 손에 상처가 났음을 알았지요. 또한 최원의 살인누명을 벗기려 의금부에 온 홍다인(송지효)은 노리개가 자신의 것이라며 재수사를 부탁했습니다. 재수사는 허락받았지만, 부검만은 안된다는 이정환(송종호)의 말에 그녀는 몰래 부검실에 침입했습니다. 그렇게 최원과 다인은 부검실에서 다시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천명 4회는 빠른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가 극의 몰입을 더했습니다. 추격장면은 추노를 보는 듯 화려했고, 최원과 랑이 부녀의 눈물겨운 상황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또한 억울한 누명을 하나씩 파헤쳐가는 장면은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로웠습니다. 정치사와 얽힌 비극적인 가족사를 짜임새있고 흥미롭게 풀어가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습니다.

 

 

윤진이-강별, 앞머리에 염색까지, 몰입 방해하는 옥에 티

 

 

 

하지만 이렇게 잘만든 천명에도 몰입을 방해하는 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최원의 동생 우영(강별)과 거칠(이종원)의 딸 소백(윤진이)의 심상치 않은 헤어스타일이 그것입니다. 우영 역을 맡은 강별은 참 독특한 캐릭터지요. 의원 집안의 딸임에도 그녀는 미용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공홈 소개에 따르면 나중에 기생이 되어 각종 미용스킬로 대궐까지 소문이나 훗날 오빠를 도운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영은 참 심상치 않은 앞머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일자로 싹뚝 자른 앞머리는 요즘 머리라 할 정도로 튀어도 너무 튀는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배우 강별이 좋은 연기력으로 우영캐릭터를 선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기보다는 매번 앞머리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게다가 써클렌즈인지 모르지만 렌즈 낀 것도 클로즈업 때마다 보이던데, 그런 것들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배우의 자세까지 운운할 수 있기에 좀더 신경써야할 부분 같았습니다. 또한 그녀의 캐릭터가 퓨전성향이 강해서 오라버니를 숨기고 옷장 가득 민망한 속옷들이 즐비한 장면도 나왔습니다. 여배우의 외모서부터 현대의 팬티를 닮은 속옥까지 아무리 퓨전사극들이 넘쳐도 너무 앞서간 설정들이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뿐만아니라 거칠의 딸 소백 역시 헤어스타일이 너무 튀었지요. 화전패 두목 거칠의 딸로 나오는 윤진이는 마치 도깨비 부녀처럼 요상한 모습을 선보입니다. 윤진이는 펑키하다고 할 수 있는 펌머리와 염색머리가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아무래도 산발머리한 왈가닥스런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파마나 다름없는 스타일로 염색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그 머리 그대로 현대극에 나와도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윤진이도 왈패같은 소백이를 잘 연기하고 있지만, 역시나 튀는 비주얼이 연기보다 더 들어와서 몰입을 떨어뜨렸습니다.

 

이처럼 앞머리와 염색등 시대적으로 이질적인 캐릭터의 비주얼이 몰입을 방해하는 유일한 옥에 티 같았습니다. 아무리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도, 이런 튀는 설정은 거슬릴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천명도 어쩔 수 없는 퓨전사극의 딜레마를 피해가지 못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천명은 인종독살이란 실제 이야기와 의원 최원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잘 섞어내며 완성도를 높였지만, 몇몇 조선시대와 동떨어진 설정이 배우들의 열연과 재밌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극의 퀄리티를 저해하는 듯 했습니다. 완벽한 고증은 하지 않더라도 적절하게 시대상을 반영해서 배우들의 스타일링에 신경썼더라면 어땠을지 아쉬웠습니다.

 

 

요즘은 전통사극이건 퓨전사극이건 그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진 듯 합니다. 그래서 고증보다는 상상력이 더 우선시되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그렇다보니 얼마전 '장옥정'은 하이힐과 마네킨-패션쇼등 과한 설정이 논란이 되었고, '대왕의 꿈'에선 홍수아가 웨딩드레스 뺨치는 의상에 신부화장 메이크업으로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하지원이 나오는 '조선미녀삼총사'란 영화에선 아예 배우들이 스모키화장에 염색머리까지 현대스타일링 그대로 등장한다고 화제였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구가의서' 역시 이승기나 수지는 앞머리를 하고 있지요.

 

이처럼 드라마나 영화 속 사극은 내용을 넘어 비주얼까지 온통 퓨전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서 화려한 볼거리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시대에 맞게 재해석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용적으로 완성도 높은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것이 시청자들이 바라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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