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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룡이 간다, 불사신 진용석-호구 오자룡, 뒤바뀐 주인공의 포스 본문
지난주 진용석(진태현)의 모든 악행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늘 2%가 부족한 오자룡은 이번에도 진용석에게 빈틈을 주고 말았습니다. 드디어 비자금과 장인의 죽음에 대한 증거자료를 모았지만, 장백로(장미희)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 질질 시간만 끌었습니다. 결국 막판에 초스피드로 진용석의 악행을 만천하에 공개했습니다. 역시 몰아치기 전개가 기가 막혔죠. 그러나 유전자 검사 결과에도 사위 진용석을 믿는다며 회사만 찾던 장백로는 도리어 더 큰 충격으로 쓰러져 실어증에 걸렸습니다.
오자룡은 악행만 터트렸지, 진용석이 도망칠 것은 예상 못했습니다. 미리 경찰이라도 부르지, 아무런 준비없이 진용석에게 튈 기회를 준 오자룡이 답답했습니다. 뒤늦게 진용석의 행방을 찾은 오자룡은 지하주차장으로 달려갔지만, 폼만 멋지게 잡을 뿐 또 진용석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람이 몇인데 한 사람을 이리 못잡을 수 있는지, 허술함의 극치가 주인공이 맞나 싶었습니다.
도망자가 된 진용석은 여전히 불사신이었습니다. 오자룡은 출국금지를 하고 형사를 공항에 보냈지만, 이 형사들마저 호구가 따로 없었습니다. 가족을 다 데리고 미국으로 토끼기로 작정한 진용석은 마리와 함께 출국수속을 하려고 했지요. 그때 형사들이 진용석을 알아보고 추격전을 펼쳤습니다. 진용석은 김마리를 데리고 달렸고, 뒤따르던 형사들은 코앞에 있던 이들을 또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장애물이 튀어나와도 그렇지, 구두발로 달리는 여자보다 달리기를 못하는 형사라니. 이들은 택시에 올라탄 진용석이 떠나는 걸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죠. 몸을 날려 막을 수 있는 거리에서 허탕만 친 형사들이 답답했습니다.
결국 진용석은 또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비록 암울한 도망자 신세가 되었지만, 번번히 코 앞에서 놓치고마니 속이 터졌습니다. 이처럼 결말을 앞둔 상황까지도 진용석은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갔습니다. 그는 심지어 대포차까지 구입했지요. 매번 위기때마다 운도 따라주고 잔머리도 잘 굴리는 정말 못하는 것 없는 진용석입니다. 이쯤되면 정말 작가가 진용석을 애정하는게 분명합니다.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정도로 악인 진용석에겐 뛰어난 머리와 행운 그리고 위기대처능력까지 모두 주었으니까요.
이렇다보니 매번 헛탕만 치는 오자룡이 더 짜증났습니다. 주인공되서 제대로 한 건 없고, 매번 징징대면서 도와달라고 하는게 다지요. 그래서 오자룡은 완전히 시청자에게 호구로 찍혔습니다. 초반 건실하게 떢볶이 장사를 하던 오자룡의 모습은 연장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는 진용석을 의심했지만, 매번 심증만 있을뿐 물증을 찾기까지 주변의 도움없이는 진용석을 절대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주변의 도움으로 모든 증거를 다 찾아냈고 진용석도 쫓겨났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힘으로 이룬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진용석 대신 회사의 전권을 위임받아 본부장이 되었지만, 그것 역시 그의 능력이 아닌 전형적인 초스피드 낙하산 인사지요. 사위없으면 회사를 운영못하는 것인지, 장백로는 매번 사위를 앞세워 회사를 경영했습니다.
또한 오자룡은 본부장이 되서도 300억 대출 상환때문에 골머리를 썩게 됩니다. 그를 구제해줄 유일한 구세주 찰스왕 회장을 찾아가지만, 위험한 투자는 하지 않겠다 거절만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출생의 비밀만 터지면 곧 해결이 될 문제입니다. 아들만 찾는 찰스왕 회장이 오자룡이 친아들임을 알게 되면, 언제 그랬냐며 곧바로 투자를 할테니까요. 이를 암시하듯 오자룡의 친어머니 묘소를 방문한 찰스왕은 누군가 꽃을 놓고 간 것을 알게되고, 그것이 아들이란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됩니다. 결국 오자룡은 막판까지 부자인 친아버지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날 것입니다. 깜짝 왕자로 등극하며 친아버지의 도움으로 대표까지 되겠죠. 자룡이 주인공으로서 제대로 한 것은 바로 찰스왕의 아들로 태어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태생이 결정한다는 구태한 전개에서 오자룡은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막판까지 진용석은 불사신처럼 도망다니고, 주인공 오자룡은 스스로 극복못할 일때문에 발만 동동구르며 시청자의 속만 태웠습니다. 악행이 모두 밝혀졌지만, 고루하고 뻔한 전개로 인해서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진정한 주인공은 진용석이고, 구세주는 찰스왕이었죠. 비록 악인이지만 주인공보다 더 카리스마 넘치다보니, 호구 캐릭터 오자룡보다 더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리고 답답한 오자룡을 대신한, 통쾌한 마지막 한방은 찰스왕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이렇게 주인공의 포스가 악인과 뒤바껴버렸기 때문에 '오자룡이 간다'는 '진용석이 간다', '진용석이 도망간다'는 오명을 남겼습니다.
진용석은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겠죠. 그러나 그것도 막판 몇분에 몰아쳐서 끝내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하여튼 오자룡은 결말을 남겨놓고 재무이사의 교통사고, 장백로의 실어증까지 막장요소가 종합선물처럼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 용석이가 뭔 잘못인데..' 뻔뻔한 이기자의 말이 이번만은 땅치고 후회하게 만들었음 좋겠습니다. 또한 ' 정말 용서못해' 나공주 전용멘트가 멘트에서 그치지 않고 진짜 통쾌한 결말로 끝이 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