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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서 핏대 이승기-눈빛 윤세아, 시청자 울린 명품 연기대결 본문
이렇게 비극적이고 슬픈 모자상봉일 줄이야. '구가의 서'는 극적이고 반전인 모자상봉을 통해서 시청자를 울리고 말았습니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서화와 강치의 첫만남은 짠했습니다. 서화는 객관에 잠입한 강치의 천진한 모습에 호감을 보이며 그를 숨겨줬지요. 강치도 서화에게 끌리며 자신에 대해서 술술 털어놓았습니다. 모자의 피는 그렇게 운명적으로 서로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서화는 곧 강치가 지도를 훔친 사실을 알고 죽여서라도 찾아내라고 분노하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비극적인 엇갈림을 만들었습니다.
서화의 움직임이 수상해지자, 조관웅은 단주 자명홍의 정체의 더욱 의심을 품었죠. 연회에 나온 단주가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과 수상한 움직임에 조관웅은 숨기는게 많으면 함께 할 수 없다며 자명홍을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서화는 자신의 모습을 조관웅에게 보여줬고, 서화와 쏙 닮은 자명홍에 조관웅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서화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조관웅은 잔인한 계략을 꾸미게 됩니다.
조관웅과 월선은 환각연기로 청조행세를 하며 강치를 속였습니다. 월선은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취혼주를 치사량까지 먹이며 강치를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천수련의 도움으로 이내 정신을 차린 강치는 자신앞의 여자가 청조가 아니라는 사실에 놀라 도망치려 했으나 이미 늦어버렸죠. 조관웅은 강치가 객관에 침입해서 도둑질을 했다며 힘없이 쓰러진 그를 데리고 갔습니다. 이렇게 조관웅은 청조가 여울을 만나러간 사이 환각으로 강치를 잡는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그가 강치를 잡은 이유는 오직 하나 서화와 대면시키기 위해서였죠. 만약 자명홍이 서화가 맞다면 분명 강치의 존재에 흔들릴게 분명했으니까요. 아무것도 모른채 서화는 정신이 혼미한 강치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화는 지도를 찾지 않고 강치를 이리 데려온 연유를 물었고, 조관웅은 좋은 구경을 함께 하자며 잔인한 미소를 보냈습니다. 강치가 신수의 아들이고 인간을 어미로 둔 반인반수라 말하자, 서화는 크게 놀라게 됩니다. 강치가 서화가 그렇게 찾았던 아들이었던 것입니다. 이 모습을 잔인하게 즐기던 조관웅은 강치의 팔찌를 뺐고, 강치는 고통 속에서 신수로 변했습니다. 서화는 신수로 변한 강치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눈물을 참으며 아파했습니다.
이렇게 비극적이고도 슬픈 모자상봉이 시청자를 울렸습니다. 아들을 알아본 서화의 깊은 모성애는 시청자의 가슴을 후벼파며 눈물을 쏙 뺐습니다. 이날 서화의 괴로운 모습을 즐기는 조관웅의 잔인함이 정말 치떨렸지요. 조관웅은 이 괴물이 당신이 찾는 자가 맞냐며 서화를 떠보았습니다. 강치가 서화의 아들임을 알기에 서화의 흔들리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서화는 울분과 증오심을 꾹꾹 참아냈지만, 조관웅을 향한 분노를 강렬한 눈빛으로 들어내며 어쩔 수 없는 모성애를 지닌 어미임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잔인한 모자상봉을 눈물로 도배시킨 것은 윤세아와 이승기의 명품연기였습니다. 두 배우는 슬픈 운명을 극대화시키는 표정연기와 온몸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죠. 이승기는 정신이 혼미한 채 고통 속에서 신수로 변하는 강치를 온몸으로 절규하며 표현했습니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하는 고통은 강치를 더욱 괴롭게 했고, 그런 괴로움을 목의 핏대까지 세워가며 열연한 이승기였습니다. 당장에라도 몸이 터져버릴 것 같은 절규가 어찌나 안타까운지! 그런 강치의 절규가 애잔했기에 어미 서화의 슬픔도 컸던 것이죠. 이승기는 이런 절절한 연기를 그야말로 온몸으로 연기하며 가슴아프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표정연기 하나로 슬픔을 극대화시킨 윤세아의 열연이 돋보였습니다. 강치가 아들임을 아는 순간부터 신수의 고통 속에서 울부짓을 때까지, 진한 모성애로 당장에라도 아들에게 달려가고 싶은 서화의 슬픔을 애잔한 눈빛연기로 전달해준 윤세아! 그녀의 명품 눈빛 연기는 왜 윤세아가 서화에 캐스팅되었는지 한순간에 납득시켰습니다. 이연희와 갭이 있다며 시청자에게 쓴소리도 좀 들었던 윤세아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배우는 연기력이었죠. 윤세아는 눈빛과 표정연기 하나로 강치를 향한 슬픈 모성애와 조관웅을 향한 분노를 동시에 표현했습니다.
모든 비극의 시작인 조관웅이 강치를 괴물취급하는 상황은 뜨거운 분노가 끓어오르게 했습니다. 조관웅을 향한 분노를 꾹꾹 참으며 쏘아보는 서화는 당장에라도 " 조관웅, 네 이놈을 " 을 외치며 폭발할 듯 했지요. 그리고 엔딩에서 정신을 놓고 쓰러진 강치를 바라보며 떨리는 표정으로 모성애를 드러내는 장면이 너무 슬펐습니다. 이렇게 아들을 알고서도 표현할 수 없는 괴로운 모정을 눈빛연기로 전한 윤세아와 터질듯한 핏대연기로 불쌍한 신수운명을 전한 이승기의 명품 연기대결이 가슴 아픈 명장면을 만들었습니다.
서화가 아들을 확인하는 장면은 너무나 가슴아팠죠. 서화는 자신을 시험하는 조관웅의 뜻을 알기에 당분간은 강치를 모른채하며 복수심을 더욱 불태우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지금의 서화는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지만, 그것도 복수때문에 선택한 일이기에 분명 아들의 편으로 돌아설 것입니다. 무엇보다 구월령의 존재가 서화에게는 큰 변수일 것입니다. 이날 월령이 완전히 흑화되는 모습을 보여줬죠. 남아있던 기억마저 사라져 진짜 천년악귀가 되버렸다면 월령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서화가 유일하겠죠. 그래서 서화의 등장은 강치와 월령을 위한 희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벌써부터 강치와 월령 그리고 서화의 가족상봉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진정 서화와 월령은 비극으로 끝이 날 것인지...
이날 강치는 " 20년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든, 그건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난 어른들끼리의 일입니다. 그러니 부디 그 과거를 우리에게 연결짓지 말라. 어른들끼리 일어난 일은 어른들끼리 해결하시라구요 " 라며 20년전의 비극과 자신들의 운명에 선을 그었죠. 강치와 여울의 사랑은 과거의 비극도 초월하는 사랑이란 작가의 뜻 같습니다. 그래서 월령와 서화의 사랑은 더욱 안타까운 선택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비록 그것이 비극이 되더라도 그것은 완전한 비극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의 비극은 자식세대의 희망을 남겼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을 아는데도 왜 이리 가슴이 저릴까요? 그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강치가족이 쌓아온 슬픔이 너무 커서겠죠. 서화와 월령은 그 존재자체로도 애잔한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아들 강치는 그런 부모의 아픔을 또 이해하고 극복해야하기에 더욱 불쌍합니다. 강치가족이 한번만이라도 가족으로서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네요. 가족상봉때마다 이리 슬픔이 가득하다니.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더욱 슬프고 몰입이 큰 '구가의 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