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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집착오빠, 시청률 지상주의가 부른 불쾌한 무리수


딘델라 2013. 10. 9. 06:45

KBS '안녕하세요'가 영화 올가미를 연상시키는 집착오빠에 대한 사연소개로 또 한번 시청자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7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는 못말리는 동생바보, 집착오빠가 나왔지요. 하지만 단순하게 동생을 아낀다고 하기엔 도넘은 집착성향이 오히려 불쾌감만 남겼습니다.

 

 

서른 살이 넘은 동생을 여전히 아기처럼 여기고, 동생의 사생활에 일일히 간섭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죠. 여동생의 데이트에 따라다니는 것은 기본이요. 동생의 신혼여행까지 따라가려고 이미 티켓과 여행준비까지 마쳤고, 결혼한 동생과 최소 5년은 함께 살겠다며 혼전계약서에 여동생의 소유권을 당당하게 요구한 오빠의 과한 애정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심지어 학창시절에는 여동생과 항상 손을 잡고 다녔고, 중고등학교때까지 입에 뽀뽀를 했음은 물론 지금까지 볼뽀뽀를 다양하게 시킨다는 이야기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상식적으로 이해받기 어려웠습니다.

 

 

쫑쫑이는 오빠꺼다 결혼해도 영원히! 연애할때마다 오빠의 간섭으로 헤어지기를 반복해서 우울증까지 겪어봤다는 여동생의 사연은 안타까웠습니다. 9살 나이차라 아무리 여동생이 아직도 아기처럼 생각된다 해도, 과한 애정과 집착이 불편하다면 오빠가 성인이 된 동생의 입장을 생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상식을 벗어난 가족애를 다룬 집착오빠 사연은 논란의 도마에 올랐고, 오빠의 집착수준이 과하다며 정신과 치료가 우선이 아니냐는 과한 소리까지 나왔습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PD는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해명을 했지요. " '안녕하세요'는 출연자를 비난하고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카운셀링 보다는 본인의 고민을 대중 앞에 털어놓는 과정에서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방송에 동생을 아끼는 취지가 나왔는데, 시청자들이 과한 행동만 보고 비난한다고 악플이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자제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PD의 해명에도 시청자들의 비난은 여전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지만, 대중이 생각하기에 이런 과한 사연은 다름이 아니라 틀린 것이기 때문이겠죠. PD는 자제를 요구했지만, 대중들에게 씹을 거리를 제공하고 악플 탓만 하는 건 참 무책임해 보였습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막장드라마 뺨치는 과한 애정을 두고 그럴수 있다고 이해하는 이는 드물것입니다. 오죽하면 조작이지 설마 사실일까? 의심부터 들었을까요. 이렇게 '안녕하세요'에서 늘 논란의 도마에 오르는 사연들을 보면, 조작이라 의심될 만큼 자극적인 소재가 상당했습니다. 특히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막장소재를 두고 소통을 하자고 드는 경우가 많았죠. 이날도 집착오빠가 파장이 커서 그렇지, 15살난 여중생 가정부 사연도 아동학대도 아니고 도가 지나치다란 비판을 들었습니다. 집착오빠에 자식을 과하게 부리는 부모까지. 한편의 막장드라마 뺨치는 소재들이 '안녕하세요'의 소통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그건 소통이 아니라 오히려 불통이겠죠.

 

 

이미 '화성인' 시스터보이도 자극소재로 방통위 경고까지 먹은 적이 있습니다. 시스터보이가 대놓고 가족간의 과한 애정을 영상으로 인증한 꼴이라면, '안녕하세요'는 사연소개만으로도 시청자의 경악을 불러왔습니다. '화성인'은 문제가 되고 '안녕하세요'는 문제될거 없다고 생각한다면 제작진의 오판일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비난을 하는 것은 공중파들이 자극소재를 찾고 이것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이죠. 그리고 논란이 되면 그들의 상처를 비난하는 이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함을 보여줍니다. 시청자들이 그런 소재를 언제 내보내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어쩌면 제작진은 가족이니까 이정도 사연은 가족애란 이름으로 얼마든지 포용하고 감동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PD의 해명처럼 대중에 무작정 털어놓고도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은 '파란눈 모녀' 사연처럼 공감대가 확실한 사연에 한해서나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사적인 가족간의 사연들이 모두가 대중의 공감대를 얻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고, 그것을 모두 방송을 통해서 만나볼 필요도 없습니다. 괜하 오해로 욕만 들으면 그 뒷감당은 그저 출연자의 몫입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사연마저 무작정 내보내고 보자는 속내는 그야말로 시청률에 목매지 않고서는 설명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날 집착오빠가 엄청난 논란을 불렀지만, '안녕하세요'의 시청률은 두자리를 회복하며 10.2%를 돌파하고 월요예능 1위 올라섰습니다. 비난을 들었어도 시청률표를 보고 웃는게 제작진들의 속내가 아닐까 싶네요. 시청자의 상식선이 그렇게 높아서 논란이 되는 건 아닐 것입니다. 당연히 제작진들도 논란이 될게 뻔할걸 모를리 없겠죠. 그러니 사연을 뽑을 때부터 이왕이면 논란 될 자극적인 사연들이 우선순위인 건 당연할테고, 그런 사연으로 욕을 먹어도 시청률만 오르면 그만인게 공중파의 씁쓸한 뒷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만연한 방송국의 시청률 지상주의로 인해서 집착오빠 사연처럼 불쾌한 무리수들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대중들에게 먹잇감을 던지고 그 책임을 대중에게 떠넘기는 일은 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연자들을 향한 비난의 책임은 우선적으로 필터링 없이 내보낸 제작진에 있으니까요.

 

물론 '파란눈 모녀'처럼 진정한 소통으로 감동을 준 사연도 '안녕하세요'에서 있었지만, 그것이 어쩌다 얻어걸린 사연이란 생각들이 들게 하는게 요즘처럼 너무 자극소재만 내보내는 경우같습니다. '안녕하세요'도 점점 초심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파란눈 모녀'때도 시청률이 높았던 걸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은 힐링은 원하는 순간에도 분명 리모콘을 사수합니다. 그만큼 사연소개는 공감대를 이끄는게 최우선이지요. 그러니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소재발굴에 애썼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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