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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성준, 짠했던 성선비의 반전 속마음


딘델라 2013. 11. 4. 07:28

아빠 바꾸기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아빠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이들은 기특하게도 잘 적응했습니다. 특히 아빠들의 고생이 컸습니다. 자기 자식 비유맞추기도 힘든데, 남의 자식을 돌보는 것은 신경쓸게 더 많았습니다. 제대로 고생한 아빠는 김성주였습니다. 김성주는 하필 에너지 넘치는 준수와 후를 도맡게 되었습니다. 잠이 든 준수를 깨우느라 고생했고, 넘치는 에너지의 준수와 놀아주느라 완전히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후까지 성주 삼촌을 선택해서 인기가 많은게 좋은 건 아니였죠. 늦게 합류한 후는 남들이 잘준비를 할때부터 활동 시작이었습니다. 짜파구리 야식도 챙겨주고, 준수 못지않은 에너지로 말타기까지 시키는 바람에 삼촌의 혼을 쏙빼놓았습니다. 이렇게 활달한 두 아이를 돌보는 일이 벅찼음에도 불구하고, 김성주는 끝까지 다정다감했지요. 동생이 있었으면 하는 후의 속마음을 듣고, 만약에 동생이 생기지 않아도 삼촌 아이들과 형제처럼 지내면 된다는 따뜻한 말로 위로하는 장면은 훈훈했습니다. 부드럽고 늘 다정하니 아이들이 성주 삼촌을 최고로 꼽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성주는 윤민수와 더불어 아이들 눈높이에서 잘 놀아주는 다정한 아빠였습니다.

 

 

그래서일까? 김성주의 친절함을 민국이가 닮은 것 같았습니다. 민국이는 다소 엄하고 진지한 성동일 삼촌과 지내게 되었죠. 민데렐라가 된 민국이는 성동일이 시키는 걸 고분히 받아줬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했던 성동일이지만, 민국이는 티내지 않고 성동일의 말을 새겨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성동일 삼촌이 해준 밥상을 아빠에게 그대로 해줬습니다. 삼촌의 당부를 잊지 않은 민국이를 보면서, 자신의 아빠와 다르지만 그 나름대로 아이들은 새로운 아빠에게 적응하고 배울점은 또 배웠지요. 이렇게 정말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환경이 변하면 변한대로 따르고 흡수했습니다.  준수는 윤민수에게 배운 알파벳 노래를 잊지 않고 기억했고, 민국이는 최초의 요리를 완수했습니다. 그래서 환경이 곧 아이를 만드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렇게 아빠 바꾸기는 단 하루였지만 아빠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무엇보다 이날 아빠 바꾸기의 영향력을 제대로 실감하게 했던 건 바로 성준이었습니다. 바르고 의젓함의 대명사인 성선비 준이는 아빠 바꾸기를 통해서 많은 반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준이의 일일 아빠는 송종국이었습니다. 운동 잘하는 송종국과 책만 보는 준이가 과연 어울릴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송종국이 준이의 아빠가 된 건 신의 한수였습니다. 완전히 다른 타입이었던 송종국이였기에 준이의 속마음을 제대로 꿰뚫을 수 있었습니다.

 

준이는 의외로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준이도 아이였는데 의젓한 모습에 편견이 있었나 봅니다. 준이가 아빠가 보고싶다고 우는 모습을 보고서야 준이도 또래의 아이구나 느꼈으니, 얼마나 준이에 대한 편견이 컸던 걸까 싶었죠. 그렇게 준이는 의외의 면을 송종국 앞에서 많이 보여줬습니다. 송종국은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준이가 울음을 그칠때까지 기다려주는 등, 최대한 준이를 배려했습니다. 이런 송종국의 모습에서 준이는 신선한 문화충격을 받았습니다. 송종국은 비행기 놀이를 하면서 준이에게 밥을 먹였고, 이런 경험이 처음인듯 부끄러워하던 준이는 이내 즐거워했습니다. 그리고 알아서 물을 대령하는 삼촌을 보면서, 우리 아빠는 시키기만 한다고 엄한 아빠와 다른 모습에 놀라워 했습니다.

 

 

이렇게 준이는 아빠와 다른 송종국에게 조잘대며 많은 말을 했고, 평소에는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을 고백해서 이것이 준이가 진짜 원하는 것임을 깨닫게 했지요. 준이는 책을 많이 본다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소문이 난 것이라며 자신의 현실을 솔직하게 들려줬습니다. " 10%만 책이구요. 80%은 공부구요. 남은 10%은 학교 학원......80%가 다 공부예요 " 실제로는 공부만해서 책읽는 시간은 적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준이는 거의 못논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특별하게 쉬는 날이 아니면 놀 수 없다는 준이의 고백은 너무 짠했습니다. 이렇게 준이의 진짜 속마음은 놀고 싶다였습니다. 책을 끼고 사는 우리 준이는 사실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어릴적 맨날 축구하고 놀았다는 송종국의 이야기에 연신 부러워하는 준이를 보니 얼마나 놀고싶은 욕구가 큰지 느껴져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처럼 성선비라 불리던 준이의 반전 속마음은 짠하고도 놀라웠습니다. 준이의 속마음은 왠지 현실 속 아이들의 고민을 대변하는 것 같았죠. 이제 8살인 아이가 공부에 갇혀서 놀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밖에서 뛰어놀고 싶어도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학원에 가야하는 것이 바로 우리네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준이가 더욱 짠했던 건, 준이가 책을 선택한 것이 놀고 싶어도 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송종국은 준이의 속마음을 모르고 또 책을 읽고 구연동화를 해주라는 성동일의 부탁에 정색하며 아이답게 놀아줘야 한다고 준이의 못다한 소원을 풀어주었죠. 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줄넘기였습니다. 준이는 놀라운 근성을 발휘하며 어른도 힘든 줄넘기 천개를 완수하며, 밝게 웃고 운동도 잘하는 아이임을 새삼 깨닫게 했지요. 이처럼 운동 좋아하는 준이의 마음을 아빠 성동일은 간파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성준은 땀을 뻘뻘흘리며 무언가를 완수한다는 데 엄청난 희열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가만히 책읽기만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라, 외향적인 활동에 신나하는 반전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속마음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속으로 삭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준이의 속마음을 몰라주고, 성선비라 했던게 오히려 준이를 부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성선비란 별명이 준이가 원해서 된게 아니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낸 성격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더 짠했습니다.

 

성동일은 이날 아이들에게 인기없는 삼촌이었습니다. 성동일 스스로도 아들이 자신을 무서워한다고 관계가 소홀함을 초반에 인정했죠. 그는 아빠어디가에 출연하면서 변했지만, 여전히 다른 젊은 아빠들처럼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일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래서 준이는 줄넘기로 받은 사인을 자랑하고 싶어했지만, 성동일은 몸이 피곤해서 그런 준이의 마음을 잘 몰라주었죠. 무엇보다 준이는 그런 아빠를 잘 알고 있지요. 나이가 많아서 쉽게 피로한 아빠를 이해했고, 보채거나 떼쓰기 보다는 스스로 하는게 더 낫다는 걸 일찍 철이 들며 알았습니다. 준이가 아빠를 배려하는 마음은 참 따뜻하지만, 그만큼 준이가 아이다움을 포기하고 맏이노릇에 익숙해지게 된 상황이 마음 아팠습니다.

 

 

 

그렇다고 성동일이 잘못된 아빠라는 것은 아니죠. 성동일과 준이는 엄청난 세대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자라온 세대에선 또 그렇게 엄하게 컸기에 자식 교육도 엄하게 되는 면이 많습니다. 그래도 아빠 바꾸기를 안했다면 준이의 속마음도 몰랐을 것입니다. 어쩌면 좀더 편한 삼촌들이기에 속마음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성동일이 송종국의 말을 듣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아빠의 진심은 언제나 아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아빠 바꾸기는 그래서 누가 더 낫고 못나다는 걸 평가하는게 아니죠. 자식의 속마음을 모르는 부모는 태반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아무리 어려도 부모를 헤아리죠. 환경이 그렇고 상황이 그러니 아이들도 본심을 숨기고 아닌척 합니다. 준이도 그것이 아빠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기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책을 읽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이런 아이들의 진짜 속마음을 헤아려주는 일일 것입니다. 현재 우리 아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한번쯤 생각해보고, 편견의 눈으로 아이의 속성을 규정하고 단정짓기만 했던게 아닐까 반성해보는 것이죠. 하여튼 준이의 반전 속마음을 통해서 아이들이 마냥 좋다고 하는 행동이 진짜 좋기만 해서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책도 읽고 싶으면 신나게 놀고도 싶은 것이 아이들이었습니다. 아마 성동일도 아들의 다른 면을 확인하고 놀라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준이가 책보다는 아빠랑 신나게 축구하는 모습을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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