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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킹 첫방 이다해 진상 상속녀 완벽변신, 심상치 않은 대박조짐 본문
'마이걸' 커플 이다해와 이동욱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MBC 새 주말드라마 '호텔킹'이 첫방송되었다. 코믹로코로 환상의 연기합을 보여줬던 이다해와 이동욱이 다시 뭉친다는 소식에 '마이걸' 애청자로서 반가웠다. 역시나 첫방에서 보여준 이동욱과 이다해의 연기조합은 기대이상이었다. 과거의 상처로 호텔괴물로 자란 차재완을 연기한 이동욱은 명석하고 냉철한 캐릭터를 첫방부터 잘 소화했다. 그리고 한국의 패리스힐튼이라 불리며 화려한 상속녀로 변신한 이다해는 왈가닥 진상 상속녀로 완벽 변신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호텔킹'은 상상하던 것과 완전히 다른 호텔드라마였다. 처음 티저가 공개될 때만 해도 호텔을 배경으로 한 로코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다해와 이동욱이 전작 마이걸에서 로코를 선보여서 더욱 그런 예상을 하게 했다. 그러나 첫방에서 보여준 건 단순한 호텔드라마가 아니였다. '호텔킹'은 시작부터 HOTEL CIEL을 배경으로 한 미스테리와 복수를 다루며 긴장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미국거리를 전전하던 부랑아였던 차재완(이동욱)의 위태로운 거리인생을 HOTEL CIEL의 부회장 이중구(이덕화)가 구해줬다. 이중구는 당시 제이든이라 불렸던 차재완에게 출생의 비밀을 들려준다. 대한민국 최고의 호텔킹 아성원 회장이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를 뺏았고 그 아들을 쓰레기처럼 버렸다고. 그렇게 최재완은 이중구에 의해서 유명한 스타 호텔리어로 키워졌다. 나이는 어리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HOTEL CIEL의 최연소 총지배인에 올랐다. 모든 건 아버지에 대한 복수 때문이었다. 그는 이중구 부회장의 철저한 심복으로 키워지며 그가 시키는대로 아회장의 신뢰를 얻고 나중에 아회장의 뒷통수를 쳤다.
아버지에게 복수할 날을 꿈꾸며 그렇게 아회장을 위기에 몰아넣은 차재완은 출생의 비밀을 그 앞에 털어놓으며 그가 반성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아회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더욱 실망하며 분노를 퍼부었던 차재완은 더러운 과거를 밝히겠다 협박했다. 그런데 아회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실의에 빠진 아회장을 누군가 자살로 위장한 것이다.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에게 제대로된 복수도 못하고, 이렇게 허망하게 자살한 모습을 마주한 차재완은 원망과 서글픔이 동시에 밀려왔다.
아회장이 죽고 회사는 혼돈에 빠졌다.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다. 이런 위기 속에서 차재완은 눈보라에 갇힌 중국여행객을 유치하는 기지를 선보였다. 역시나 호텔괴물답게 그는 아회장의 죽음을 잊고 호텔살리기에 전념했다. 직원들이 회장을 추모하는 모습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이중구의 꿈을 위해서 진정한 호텔킹이 되는 것만이 최고의 목표였다.
이처럼 첫방부터 차재완의 출생의 비밀과 그의 복수가 등장했다. 그런데 이런 차재완을 이용하는 이중구의 꿍꿍이가 상당히 수상했다. 겉으로는 존경과 신망을 받는 온화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 모든 건 숨겨진 야망을 감추는 연기에 불과했다. 아회장의 죽음 뒤엔 이런 이중구의 야심이 작용했다. 그래서 차재완의 출생의 비밀은 어딘가 거짓 같았다. 호텔직원들이 아회장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걸 보면, 마냥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래서 이중구가 차재완을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로 키우려고 모든 걸 꾸민 것 같았다. 이다해와 이동욱이 러브라인이라면 더욱더 이복형제 설정은 말도 안된다. 이중구의 무서운 야망은 어떤 것인지! 최재완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첫방 가장 강렬한 연기변신을 보여준 건 이다해였다. 이다해는 아회장의 외동딸 아모네로 등장해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화려하지만 아회장의 죽음과 관련한 미스테리로 어딘가 음침함이 느껴진 HOTEL CIEL! 이런 어두운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코믹한 연기로 극적인 재미를 이끈 이다해의 변신이 인상깊었다. 이다해가 연기한 아모네는 한국의 패리스힐튼이란 별명답게 왈가닥에 어딘가 백치미가 느껴지는 코믹캐릭터였다. 아버지가 죽은 후 씨엘그룹의 유일한 상속녀로 급부상한 아모네는 아버지 장례식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회사 임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에게 회사를 맡기는 게 걱정된다며 더욱 이중구에게 줄서기를 했다.
이중구는 홀로 남겨진 아모네를 안타까워하는 척했다. 그러나 뒤로는 아모네에게 사람을 붙여 괴롭혔고, 지분만 먹고 회사를 차지할 생각에 즐거워했다. 그러나 이중구의 뜻과 다르게 아모네는 한국에 몰래 잠입했다. " 레드카펫 깔아! " 당당하게 호텔에 나타난 아모네는 국빈보다 더 무서운 최상급 진상손님으로 변신해 호텔직원들을 당황시켰다. 국빈도 아닌데 레드카펫을 밟아야 하고, 있는 건 돈 밖에 없다며 돈지랄하러 왔다는 매너없는 소리에 직원들은 JS(진상)딱지를 붙이며 초긴장했다. 이렇게 골때리는 진상손님 역할을 이다해는 완벽한 코믹연기로 소화하며 빵터지는 웃음을 전달했다.
" 나 호텔 씨엘 상속녀야! " 저런 개념없는 손님이 호텔상속녀? 직원들은 만만치 않은 아모네의 포스에 기겁했다. 아모네는 그러거나 말거나 이중구 부회장을 아저씨라 부르며 와락 껴안았다. 하지만 이런 온실 속 철부지 공주 같은 모습이 아모네의 전부가 아니였다. 남들 앞에서는 또라이 기질 다분한 왈가닥이었지만, 홀로 남겨진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드러냈다. 아모네 역시 아버지의 죽음에 가슴이 미어졌다. 그녀는 아버지가 죽던 날 " 아무도 믿지마라. 미안하다 아가 " 라는 마지막 유언을 전해들었다. 곧바로 아버지의 자살 소식을 접한 아모네는 그 죽음에 강한 의문을 가졌다. 결국 그녀의 소란스런 등장은 아버지의 죽음을 캐기 위한 위장이었다.
이처럼 비밀을 간직한 미스테리 진상 상속녀로 변신한 이다해의 연기변신이 첫방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짜 목적을 숨기기 위해서 겉으로는 개념없는 왈가닥 상속녀 행세를 하는 이다해의 변신이 기대되었다. 그동안 리플리, 추노, 아이리스를 통해서 연기보다는 외모에 대한 외적인 논란에 시달렸던 이다해는 드디어 제대로 된 옷을 입은 모습이었다. 마이걸 때부터 그녀의 코믹연기는 정평이 나있다. 자연스런 코믹연기가 드라마에 잘 녹아나며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렸다. 그러다 마이걸 이후에 다소 어두운 캐릭터에 치중했던 이다해에겐 자신의 화려한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 그래서 언제고 밝은 연기로 다시 돌아왔음 싶었는데, 이번에 뻔뻔한 왈가닥 아모네로 변신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제대로 고른 느낌이었다.
이렇게 호텔킹은 배우들의 연기변신과 화려한 연출이 심상치 않은 대박조짐을 보였다. 영화같은 영상미가 기존의 주말드라마와 상당히 차별적이라 보는 눈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호텔 속에 숨겨진 미스테리 인물들을 통해서 그들의 일과 사랑을 조명하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등장인물마다 저마다 비밀이 존재하고, 그들의 숨은 꿍꿍이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재미가 상당할 듯 싶다. 이런 미스테리 호텔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듯 엔딩은 죽은 아회장의 육성이 호텔에 울려퍼지고, 그의 직무실에도 누군가 담뱃대와 따뜻한 커피까지 올려놓아 직원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차재완은 아모네를 의심했지만, 그녀는 게임 삼매경에 빠진 날라리 상속녀일 뿐이었다. 과연 누가 죽은 아회장을 부활시키는 것일까? 결코 만만치 않은 상속녀의 반격이 정말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