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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골프 회동 논란, 썰전이 떠오른 이유


딘델라 2014. 4. 27. 06:22

한 언론이 보도한 이경규의 골프 회동 논란이 이슈가 되었다. 언론이 전한 건 이경규가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져 있을때 골프를 쳤다는 것이 논란이란 것이다. 이 언론은 이경규가 26일 오전 전남 화순에 있는 무등산컨트리클럽에서 지인 3명과 라운딩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행동이 세월호를 애도하는 속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란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 보도했다. 그러나 이 언론 보도는 대중들의 공감에 실패했다. 그가 정치인도 아닌데 골프를 친게 과연 무슨 잘못이란 것이다. 아무리 연예인이 유명인이라서 공인이라 불리지만 세월호 사고의 안타까운 애도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일부 언론들은 네티즌 반응이 엇갈린다고 전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네티즌들의 엇갈린 반응은 없어 보였다. 포털 댓글마다 대다수가 황당한 언론을 꼬집는 댓글 뿐이었다. 찬반양론을 따져도 비교가 안될 정도였다. 이경규 소속사는 언론들이 애써 논란을 만드는 바람에 결국 공식사과까지 전했다. " 이경규 씨의 골프는 몇 달 전부터 잡혔던 약속이라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 이경규 씨는 논란이 일자 바로 정리하고 골프장을 떠났다.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 과연 이것이 사과까지 할 일인지 안타까웠다. 세월호 사고로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상황은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일상을 중지하란 뜻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경규가 골프를 친 행동의 적절성을 굳이 판단을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골프가 아무리 고급스포츠라고 해도 그것도 엄연히 스포츠일 뿐이다. 연예인이 이 시기에 단순히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일상의 모든 것을 중지하고 그저 애도만 하란 뜻이나 무엇이 다를까 싶다. 그것이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얼마전 길이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비난받은 건 음주운전이란 범죄를 저지른 이유 때문이 컸지, 그가 술을 먹었단 행동 때문이 아니었다.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누가 굳이 술을 먹건 골프를 치건 우리가 알 필요가 없다. 일상을 자유로히 누리는 것을 두고 비난을 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애도 강요로 비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경규 골프를 굳이 왜 언론이 따라 붙어서 알렸냐는 것이다. 이 시기에 골프쳤다 비난을 들을 수 있는 건 녹봉먹는 정치인이나 공무원등 관료들 뿐이다. 아무리 연예인도 공인의 범주에 드는게 아니냐고 하지만 엄연히 관료라 불리는 공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언론은 연예인 이경규의 골프 회동을 정치인 쯤의 부적절한 행동처럼 묘사하며 굳이 알 필요도 없는 것을 따라 붙어서 터트렸다. 이 점 때문에 얼마전 JTBC '썰전'이 터트린 해양수산부 재난 매뉴얼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서 집중 조명하며 호평받은 '썰전'은 해양수산부가 전한 재난 매뉴얼에 "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 "이 있다고 전했다. 패널 이철희는 " 해양수산부가 2013년 제작한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매뉴얼'에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 이라는 매뉴얼이 있다 " 고 전하며, 이는 " 인명을 구조하고 재난을 방지하는데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덤터기를 덜 쓰고 비난을 덜 받는 쪽으로 할까를 고민하는 것 " 이라고 꼬집었다.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 한마디로 물타기 기사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재난이 일어날 때 정부의 관료들이 이런 물타기용 기사를 개발한다는 소리를 버젓이 매뉴얼에 적어 놓았다는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다. 그만큼 대처에 신경쓰기보다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서 빠져나갈 구실을 먼저 생각한다는 참으로 한심한 작태다. 그리고 이런 물타기의 희생량으로 가장 쉬운 대상이 연예인일 것이다. 매번 정치적으로 큰 이슈가 터지면 항상 기막힌 타이밍으로 연예계의 이슈도 동반으로 터졌던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음모론이라 말할 수 있으나, 너무 기막힌 타이밍을 달리 설명할 수도 없었다.

 

이런 물타기에 대해서 조명한 영화로 최근 개봉했던 '찌라시, 위험한 소문'도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는 권력자들의 물타기용 수단으로 다양한 희생양을 소재로 다루기도 했었다.

 

 

썰전까지 다시 조명받으며 이런게 혹시 '충격 상쇄용 기사'일까?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이번 이경규 골프 회동 기사는 상당히 오버스러웠다는 뜻이다. 설마하니 물타기를 이렇게 하려 들겠냐고 믿고 싶다. 그런 우려가 실현되는 건 가뜩이나 절망같은 상황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일이니까. 하지만 설마가 설마가 아닌 경우가 워낙 많아서 이제는 대중들도 이골이 났으니 또냐고 왠만하면 휩쓸리지 않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시기에 언론들이 집중할 건 엄한 연예인 한명을 잡을 게 아니라,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서 진실을 잘 전달하는 일일 것이다. 언론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법은 언론이 언론답게 정확한 보도를 해서 그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부절적한 행동을 정 꼬집고 싶다면 녹봉 먹는 이들을 잘 감시했음 좋겠다. 이번 이경규 골프 논란을 보면서 그의 이야기가 삽시간에 도배되는 것을 보고 아쉬웠다. 연예인 가십의 물량에 비한다면 국민이 꼭 알아야 할 기사거리는 다루는 언론사도 한정적이고 방송과 포털에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기사를 반성하는 언론들은 이경규의 골프보다 공무원 해외여행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공무원들이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일정이라며 해외여행을 강행했었다. 이 중에는 가족까지 낀 해외여행도 있어서 물의를 빚었다. 녹을 먹는 자들의 안일함이 곧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다. 무엇이 정말 국민들이 알아야 할 일일까? 언론이나 대중이나 이럴 때일수록 생각해볼 문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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