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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행오버 뮤비 공개(스눕독), 호불호 갈린 B급 병맛코드 본문
월드스타 싸이의 신곡 '행오버'(HANGOVER)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서 화제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신곡 '행오버'는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른 힙합곡이죠. '젠틀맨'이 '강남스타일'을 지나치게 의식한 아류작 느낌이었다면, '행오버'는 그루브한 힙합 느낌이 강했습니다. 세계적인 힙합 스타 스눕독이 피처링을 해서인지 더욱 이전 음악과는 차별성을 가졌지요.
그런데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마자 포털의 반응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렸습니다. 싸이다운 도전이 좋다는 응원글이 보이는가 하면, 기대한 만큼은 아니라는 '행오버' 자체에 대한 아쉬운 반응도 넘쳤습니다.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 소리를 들으며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올린 그에게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었죠. 엄청난 붐을 일으킨 '강남스타일'은 싸이에게 넘어야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높은 기대치를 생각한다면 '행오버'는 국내팬들에겐 많이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우선 노래 자체가 싸이 특유의 박력이 느껴지지 않지요. 전체적으로 행오버란 가사를 반복하는 이번 노래는 스눕독이 피처링했지만 싸이 목소리가 많이 죽은 느낌이 들었죠. 거기다 영어 가사가 대부분이라서 한국팬들에겐 낯선 느낌이 강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객전도된 분위기로 싸이 곡인지 스눕독 곡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받으시오'나 '빠리삐리뽀' 같은 한국음주를 패러디한 가사가 재치있게 느껴져 아쉬움을 채워줬죠. 새롭게 도전한 노래가 싸이의 색과는 멀어보이지만 현지공략을 위해서 새로운 변신을 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포인트 안무도 버리고 노래와 뮤비에 집중해서 변신을 꾀하려한 싸이의 도전을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노래는 뮤비 자체에 대한 호불호도 명확했지요. 한국의 음주문화를 패러디한 행오버 뮤비는 다양한 한국식 유흥문화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행오버의 뜻이 '숙취'를 뜻하기 때문에 이를 절묘하게 묘사한 B급 병맛코드가 코믹함을 선사했습니다. 소주를 각 잔에 담아서 말아 먹는다던가! 엄청난 폭탄주로 도미노를 돌리고! 2차로 노래방에 가서 재밌게 유흥을 즐기고! 거기에 더해서 당구장에서 짜장면을 시켜먹고! 편의점에서 숙취해소 음료와 컵라면으로 속을 풀고! 이러한 다양한 한국식 유흥문화를 담은 내용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독이 되듯 지나치게 한국정서만 강조한 점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죠. '강남스타일'도 한국정서를 넣긴 했으니 그것과 별개로 모두가 즐기기에 충분한 코믹코드가 있었는데, 이번 '행오버'는 시작부터 끝까지 한국적인 음주문화만 강조해서 해외팬들이 과연 이를 공감하며 웃을까 싶었지요. 다양한 공간에 영화패러디까지 등장하고, 거기에 막판 패싸움 장면까지 엄청난 장면들이 쏟아졌지만, 딱히 개연성 없이 많은 것을 담기만 하는데 치우쳐 아쉬웠죠. 그래서 한계 같은 음주 패러디가 마치 술광고만 하다가 끝나는 느낌이란 반응도 있었습니다.
물론 '행오버'는 스눕독이 의외로 잘 녹아들어 싸이와 절묘한 조합을 이룬 점은 볼거리 면에서 최고입니다. 해외스타가 우리의 문화를 어색함 없이 즐기는 모습은 가장 신선했고 재밌는 부분이었죠. 그러나 여전히 병맛코드로 무조건 웃겨야 한다는 압박감은 장점보다 단점을 더 돋보이게 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싸이의 파급력 하나는 최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뮤비가 공개되자 마자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뮤직비디오에 짧게 출연했던 까메오 모델(정하은)도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했고, 노래방을 누비는 지드래곤과 영화 패러디에 출연한 CL(씨엘)도 화제가 되었죠. 유투브도 그런 관심 속에서 순항 중입니다. '좋아요'가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는 엄청났습니다.
사실 '강남스타일'을 뛰어넘어서 흥행을 써내려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죠. 해외뮤지션도 연속 흥행을 이어가는 건 힘든 일이니까요. 그래서 싸이의 도전을 바라볼 때 아쉬움이 있어도 도전 자체에 큰 의미를 둬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빌보드 2위란 행운을 거머쥔 것처럼, 시작은 기대치를 넘지 못하나 또 언제고 빵터질지 모르는 잠재력을 가진게 싸이의 강점이죠.
그래서 '행오버'는 다소 예상과 다른 행보 같지만, 올 여름에 나올 싱글 앨범 'DADDY 대디'의 커밍순 예고에 또 다시 기대감이 들게 했습니다. 미국이 프로모션을 길게 하니까 '행오버'는 '강남스타일'의 연상시키는 맛보기고, 진짜 변신은 여름에 발표하는 '대디'에서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싸이다움의 변신은 여전히 유효하고 무긍무진할거란 기대감을 그래서 놓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듣다보니 행오버도 은근한 중독성이 느껴지네요. 아이튠스 독점 공개라서 아직은 한국에서 쉽게 들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죠. 어찌되었던 호불호는 갈리지만, 그래도 싸이니까 기대하게되는 신곡공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