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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출연료 소송 패소가 보여준 씁쓸한 현주소


딘델라 2015. 11. 3. 18:17

국민MC 유재석(43)이 전 소속사로부터 받지 못한 6억원의 출연료에 대한 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유재석은 지난 5년간 전 소속사에서 미지급한 출연료에 대해서 소송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3부에선 유재석과 김용만이 전 소속사의 채권자인 SKM인베스트먼트 등을 상대로 낸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방송 3사가 법원에 공탁한 출연료 10억여원 중 유재석이 6억원 가량의 권리를 장했으나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 한다.

 

 

어려운 용어들이 많아 소송 내용이 잘 전달되긴 힘들지만, 어쨌든 유재석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서 계속 소송을 해왔다. 이 문제가 회자된지도 꽤 되었지만, 아직도 출연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이번 소송 패소로 다시 환기시켰다. 유재석은 전 소속사를 상대로 한 해 출연료인 6억원을 지급해달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전 소속사가 문을 닫으며 지급이 어려워지자 " 방송사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 " 고 소장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법원은 " 연예활동으로 인한 모든 수익금은 원칙적으로 소속사가 받은 뒤 사후 정산한다 " 는 전속계약 내용을 근거로 유재석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법원이 그간 방송사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해준 것이다. 방송사는 계약 주체가 연예인이 아닌 회사라는 점에 따라서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결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서 유재석은 미지급금을 받을 수 있을지 더욱 불분명해진 상황이다.

 

이와같은 판결이 나오자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이는 단순히 잘나가는 연예인의 소송 건이라 치부하기엔 공감가는 면이 컸다. 누구나 열심히 일한 댓가를 받지 못하면 당연히 억울한 일이다. 유재석도 마찬가지다. 그가 아무리 국민MC라 불리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어도, 그 역시 방송사와 소속사에서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연예인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놓고 일부 네티즌들의 유재석을 향한 비난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잘나가는 연예인은 돈을 떼여도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인가? 사람들은 연예인이라고 해서 엄한 잣대를 들이대며 비슷한 상황도 다르게 판단할 때가 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 댓가를 요구하는 정당한 권리에 다른 잣대란 있을 수 없다. 유재석이 출연료 소송을 하는 건 그의 당연한 권리다. 그가 아무리 톱스타라 해도 역시 방송사와의 입장에선 을일 뿐이다. 그러니 1년을 열심히 뛰었지만 돈 한푼 받지 못했다면 얼마나 억울할 일이겠는가? 그런데도 이를 그의 현재 출연료까지 거론하며 비하하는 건 그저 색안경낀 시선이다.

 

물론 그는 다시 얼마든지 보상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최고 스타다. 하지만 아무리 다른 일로 보상을 받는다 해도 과거의 출연료는 결국 허공에 뜨고 말았다. 그것은 단순히 유재석만의 돈이 아닐 것이다. 따라다니는 스텝들의 경비까지 책임지는 돈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더욱 방법을 강구해서 받고자 하는 건 당연하다. 한두푼도 아닌 6억이란 돈인데 더 억울할 것이고, 액수를 떠나서도 그의 1년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댓가인데 왜 소송까지 눈치를 봐야 할까? 그의 소송을 단순한 돈독이라고 폄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돈을 떼여도 입다물고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대부분이 을인 입장인 사람들인데 단지 연예인이라고 모질게 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처럼 유재석의 소송은 그가 국민MC라고 해서 도리어 폄하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유재석 같은 잘나가는 스타도 이렇게 당하는데 하물며 인지도 약한 연예인이나 무명 연예인들은 어떨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소송은 결국 재주 부린 곰은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 소속사의 잘못으로 일이 틀어져 버려도 연예인은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씁쓸한 현주소를 되풀이했다. 법이 방송사의 주장을 그대로 따랐으니, 만약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도 연예인들은 딱히 하소연할 방법이 없게 될지도 모른다. 대형 소속사가 아닌 곳은 더 할 것이다. 영세 소속사들은 이런 약점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유재석이 그토록 오랜시간 소속사 없이 혼자서 활동을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그는 당시 사건으로 소속사에 대한 강한 불신이 생겼고, 관리가 벅찬 순간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어렵게 FNC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서 유재석의 패소가 불러올 파장을 언론들이 주목하는 것이다. 이렇게 국민MC도 힘든 싸움으로 5년을 기다렸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유재석은 여력이 되니까 저정도로 기나긴 싸움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이라면 과연 어땠을지. 그래서 그의 패소는 단순하지 않다.

 

이번 사건은 약자를 보호할 수단이 우리 사회에 부족하다는 것 또한 보여줬다. 연예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비슷하게 임금을 떼여도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이 허다하다. '을'인 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힘든 싸움에 지쳐서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는 게 어렵다는 인식이 번져서다. 그만큼 사회시스템이 약자의 편이 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그저 누구든 어떤 상황에서든 일한 댓가를 정당하게 받고 싶을 뿐이다. 그런 당연한 이유에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그러니 유재석의 소송 패소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건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 벌어질 수 있고 누구든 똑같은 입장이 되면 억울할 거란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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