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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BJ우앙? 소재고갈 한계 느낀 홍보방송 기막혀


딘델라 2016. 3. 8. 02:03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대단한 요즘이다. 아프리카tv와 유투브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컨텐츠로 무장한 크리에이터들이 많은 활동을 하면서 대형 미디어들도 1인 미디어의 세계에 적극 관심을 보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아프리카 BJ들이다. 개인방송으로 이름을 알린 유명 BJ들의 넷상의 인기는 연예인 못지 않다. 특히 먹방이 대세를 이루면서 유명 먹방스타들이 나오고 예능에도 종종 소개되고 있다. 이런 컨텐츠를 활용해서 마리텔도 큰 성공을 거뒀으니 1인 미디어가 요즘 핫한 건 분명하다.

 

 

그래선지 SBS '동상이몽'도 BJ우앙의 사연을 소개하며 화제를 뿌렸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먹방 BJ인 딸이 걱정된다는 엄마의 고민이 나왔다. 이들 모녀의 사연은 BJ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넷상에도 주목받았다. 27살 김리안씨는 BJ우앙으로 불리며 개인채널을 운영 중이다. 회사도 그만두고 먹방 BJ의 길을 선택해서 큰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시작한 지 200일 만에 4천~5천만원을 벌었다고 해 모두를 놀래켰다. 그리고 한번에 만개가 넘는 별풍선을 받은 적도 있는데, 환산하면 7,8십만원 정도라고 말해서 다들 깜짝 놀랬다.

 

 

물론 이는 상위탑에 드는 BJ들에 비하면 많은 건 아니였다. 실제로 이날 출연한 2014년 수입1위에 올랐던 BJ세야는 한달에 1억, 년수입 10억이라고 밝혀서 입이 쩍 벌어지게 했다. BJ계의 유재석이라 불리는 인기 BJ대도서관 역시 유투브 수익과 광고 수익으로 한 달에 5천만원을 번다고 답해서 경악하게 했다.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와 고소득을 얻으니 BJ를 선망하는 청소년들이 느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허나 1인 미디어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고 뒷정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였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영상 편집을 하고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녀는 새벽에 자는 일이 많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그녀를 챙겨주는 일도 많았고, 뒤에서 돕기도 했다.

 

 

문제는 자극적인 음식 때문에 딸의 건강이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거대한 양의 음식과 맵고 짠 음식들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위험해 보였다.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엄마는 매우 불안할 것이다. 그래도 딸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엄마는 응원을 하고 보험설계로 바쁜 와중에도 뒷바라지를 해줬다. BJ우앙은 엄마의 진심에 눈물을 흘렸고, 엄마 역시 사회생활로 바쁜 엄마없이 외롭게 지냈기에 BJ를 하면서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다는 딸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언제나처럼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허나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은 비난이 컸다. 억소리 나는 BJ들의 수입이 언론들에 회자되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어쨌든 '동상이몽'의 취지에 BJ가 어울리냐는 것이다. 하필 이날 출연한 BJ 우왕은 나이도 십대가 아닌 27살이나 된 성인이었다. 원래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날 출연자는 십대의 고민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BJ 홍보방송이란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BJ우앙에 대한 반감도 상당했다. 결국 공중파에 사연을 소개하고 자신을 더욱 알리게 되었고 인터넷의 실검까지 장악했으니 톡톡히 홍보가 된 셈이다.

 

사실 이런 논란은 얼마전에도 있었다. 십대 쇼핑몰 사장이란 타이틀로 출연한 모녀가 화제가 되었다. 딸이 엄마를 직원처럼 부린다며 사연이 소개되었다. 당연히 방송 후 쇼핑몰 이름이 오르내렸다. 역시 홍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 뿐 아니라 가수지망생이나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사연도 비난을 들었다. 다들 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방송을 통해서 얼굴을 알렸으니 그 목적이 순수하지 않게 비춰진 것이다. 하물며 10대의 고민도 이럴진데, 성인BJ의 등장엔 더욱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질 수 밖에 없었다. BJ가 어떤 직업이고 유망한지는 익히 다 아는 이야기다. 미디어가 이를 많이 다뤘고, 방송도 이를 차용한 예능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프로그램이 변질되었다는 비난이 많은 타이밍에 청소년도 아닌 BJ까지 등장하니 다들 동상이몽이 맞냐며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시청자 반응은 최근에 초심을 잃은 '동상이몽'의 변질을 잘 보여줬다. 초반까지만 해도 '동상이몽'은 청소년과 가족간의 고민을 들려주고 해답과 화해를 이뤄주는 훈훈한 프로라 평가받았다. 하지만 사연을 신청받는 예능프로의 소재고갈의 한계가 노출되면서 점점 자극적으로 흐르게 되었다. 그것이 어느 정도 프로그램의 취지에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소재고갈에 대한 방송의 고민도 있으니 이해할 순 있을 것이다. 다만 진정성을 담은 사연이 아닌 홍보가 엿보이는 출연자의 경우엔 쓴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모두 직면했던 일이다. '안녕하세요'도 그랬고, 자극성이 심했던 '화성인 바이러스'도 그랬다. 시청률 화제를 이끌고 이슈를 만들 수 있는 출연자를 섭외하려다 보니까 때론 도를 넘어 취지에 벗어난 이들도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날 방송을 두고 네티즌들은 '화성인 바이러스'를 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그 안에는 사연자의 남다른 고민도 있고, 부모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과 멘토의 조언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BJ라는 직업과 사연자 본인의 이름이 더욱 화제를 뿌렸으니 본질이 어긋나 보였을 것이다.

 

어쨌든 BJ의 세계는 흥미로웠으나, 시청자에겐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가만  받게 되서 씁쓸했다. 방송사 입장에선 1인 미디어가 뜨니까 이런 소재를 발굴한 것 같은데, 좀 더 본래의 취지인 청소년의 고민에 대해서 진정성을 담았으면 좋겠다. 자극성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게 바로 진정성이다. 동상이몽을 보면서 열심히 꿈을 꾸는 속 깊은 청소년의 모습도 많이 느꼈기에 다시금 초심을 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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