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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복면가왕 흑기사 로이킴 2연승, '그리움만 쌓이네' 김구라의 공감갔던 한마디 본문
MBC '복면가왕’ 34대 가왕의 자리는 바로 '로맨틱 흑기사'에게 돌아갔다. '우리동네 음악대장(하현우)'가 세운 9연승, '하면된다 백수탈출(더원)'의 2연승에 이어 흑기사가 새로운 가왕의 자리 두번이나 수성하며 빛나는 2연승을 이어갔다. 사실 이번주는 누가 가왕이 되도 이해될 만큼 박빙이었다. '섹시한 먼로'로 분한 에스더를 이기고 3라운드에 진출한 '장기알과 얼굴들'의 실력은 대단했다. 그리고 '상큼한 산토리니'로 분한 여자친구 은하를 꺾고 3라운드에 진출한 실력자 '니 이모를 찾아서‘의 내공도 상당했다.
장기알과 니 이모는 연거푸 엄청난 실력을 드러내는 솔로곡으로 흑기사를 위협했다. 박효신을 연상하게 되는 장기알은 박효신과 흡사한 창법으로 멋진 가창력을 선사했고, 3라운드에선 임재범의 곡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모두를 깜짝 놀래켰다. 박효신은 아니지만 박효신의 장점에 보태서 파워까지 완벽했던 그의 정체가 누군지 다들 궁금증을 보냈다. 아깝게 탈락한 장기알의 정체는 바로 뮤지컬 배우 윤형렬이었다. 중저음의 보이스가 매력적인 윤형렬은 다양한 뮤지컬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으며 뮤지컬계의 아이돌로 불렀다. 얼굴은 익숙지 않지만, 뮤지컬 배우로서 승승장구한 뮤지컬 스타가 복가를 통해서 대중에게 한발짝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장기알을 이기고 결승라운드에 진출한 니이모! 박미경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선택해 파워보컬의 진수를 보여준 그녀가 가왕의 자리에 성큼 다가갔으나 아깝게 탈락을 했다. 니이모의 정체는 바로 모두의 예상처럼 럼플피쉬 최진이였다. 가왕의 자리에 오르진 못했지만, 여성 락커 최진이의 진가를 제대로 뽐낸 시간이었다. 그녀는 “ 솔로 활동한 지 6년이 됐다. 럼블피쉬란 이름을 지키고 싶어서 럼블피쉬란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라며 출연소감과 함께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최진이와 윤형렬 모두가 만만치 않은 실력자였다.
그런데 이런 위협적인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가왕에 오른 흑기사도 가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엄청난 준비를 한 게 느껴졌다.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를 선곡한 흑기사는 5표 차이의 박빅승부를 펼친 끝에 34대 가왕에 올랐다. 사실 도전자들의 실력이 상당해서 이번에 가왕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많았다. 그런데 흑기사가 예상을 깨고 2연승을 거머쥐었기에 이에 대한 반응도 엇갈렸다. 누군가는 다른 도전자들의 탈락을 아쉬워 하며 흑기사의 2연승을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흑기사가 보여준 '그리움만 쌓이네'의 무대가 충분히 멋진 감성의 노래를 들려줬기에 로이킴의 발전과 성장을 놀라워하며 축하를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 그만큼 이번 무대는 누가 가왕이 되어도 손색이 없었다. 그래서 흑기사가 가왕이 되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흑기사의 '그리움만 쌓이네'는 정말로 감성이 돋보였던 무대였다. 많은 이들이 흑기사의 정체를 빼박 로이킴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욱 '그리움만 쌓이네' 무대는 빛났다고 생각한다.
로이킴은 Mnet '슈퍼스타K 시즌4' 우승자 출신이다. 그는 흡사 김광석을 닮은 듯한 보이스를 지녔다. 파워 넘치는 보컬은 아니였지만, 감성 짙은 매력적인 보이스가 뭇 여성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흑기사의 정체가 로이킴이란 걸 알고서 무대를 지켜보고 있기에 그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복면가왕 무대는 새롭게 다가왔다. 이날 패널들도 흑기사의 정체를 알고 있는 듯 그의 노래에 대한 평가를 들려줬다. 유영석은 노래가 대단히 명곡인데 가사를 오랜만에 음미해봤다며 이별에 아파하는 사람이 노래를 들었다면 울었을 만큼 강동을 줬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김구라의 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김구라는 이 친구가 누군지 안다며 바르고 고운 심성인 사람들이 여러모로 흡수도 잘해서 파워가 배가 되는 거 같다며 극찬을 했다. 그러면서 음역대가 높거나 한 보컬은 아니지만, 투수에 비교해서 강점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구종이 다양해야 좋은 투수가 되는 게 아니고, 투수도 공 하나만 잘던지면 되는데 흑기사도 확실한 자기만의 진정성 그 무언가가 있다며 극찬을 했다. 이처럼 노래에 대한 진정성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는 김구라의 한마디가 공감이 갔다. 니이모가 파워였다면 흑기사는 감성이 주무기였다. 파워와 화려한 기교가 더 잘먹힐 수 밖에 없는 복면가왕에서 감성을 무기로 하는 흑기사는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보란듯이 감성으로도 사람들을 휘어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우승을 했다. 간발의 차이였지만, 그의 우승이 빛난 이유는 감성무대로 감동을 이끌었다는 그 자체에 있었다.
김현철 역시 노래는 머리로도 불러야 하지만 한편으론 가슴으로도 불러야 한다며 머리와 가슴의 조화를 이루며 감동을 이끈 흑기사를 좋게 평가했다. 그리고 조장혁도 흑기사의 정체를 눈치챈 듯 자신이 아는 분이 맞다면 몇년사이 엄청나게 연습한 거 같다며 놀라운 성장을 칭찬했다. 이처럼 흑기사의 정체를 어느 정도 짐작하는 선에서 그가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노래실력이 늘었다는 데 다들 놀라워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흑기사의 2연승을 두고 엇갈린 시선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번 '그리움만 쌓이네'에서 보여준 그의 성장에 대해선 다들 인정하는 눈치였다. 음악대장이 떠난 현재까진 누가 되어도 하현우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워줄 순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 가왕들이 탄생할 춘추전국시대를 즐기면서 그들이 들려주는 노래에 담긴 진정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날 흑기사는 기대하지 않았던 2연승을 기록하자 감정이 벅차오른 듯 감격했다. " 혹시 과한 감정 때문에 듣는 분들이 공감 못할까 걱정했는데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 다음 주 더 멋진 무대 만들어오겠다 " 언제가 우승자들의 소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그만큼 이들에겐 복가 무대는 시청자와 소통할 간절한 기회 같았다. 다음주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