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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 사내 왕따? 씁쓸했던 워킹맘의 비애 본문
시월드를 향한 통쾌한 풍자를 담고 있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차윤희(김남주)와 방귀남(유준상)을 통해서 갈등의 해법을 새롭게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속시원한 대리만족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특히 저번주에 한참어린 밉상 시누이 말숙이(오연서)를 향해 이제 편하게 부르겠다고 반말을 선언한 윤희와 말숙이의 엄청난 기싸움이 화제였죠. '난 시누이니까 대우해주고 존칭써'라는 말숙이의 막무가내 고집은 결국 영원한 윤희편 방귀남의 기발한 역습으로 단번에 판정승을 거두게 됩니다.
귀남이는 저녁 식사에 초대받은 차세광에게 갑자기 존대말을 쓰게 되지요. 귀남이는 자신은 어린 처남에게 반말을 해도 괜찮은데 부인은 어린 시누이에게 반말을 하면 안되는 상황이 얼마나 부조리한지 제대로 정곡으로 찔러줍니다. 귀남이의 예상못한 반전은 시댁과 친정을 향한 잣대가 달라서는 안된다며 많은 여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다시한번 국민 남편 방귀남이 여심을 사로잡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차윤희는 귀남이가 30년전 헤어진 가족들을 찾으면서 시댁과의 다양한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를 통해 한국사회의 가족문화안에 자리잡은 시월드의 잘못된 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또 그 해법을 미국에 살다온 귀남에 의해서 하나씩 풀어가면서 기발하고 통쾌하게 그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윤희가 시댁을 만나고 생긴 고민이 또 늘어났죠. 일때문에 아이가지기를 꺼려왔던 윤희가 임신을 하자 가족들은 일을 그만두기를 원했습니다. 다행히 가족들은 회사에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으며 가족애를 보여줬지만, 회사 내부에 있던 라이벌에 의해서 자신이 임신한 사실이 강제로 알려지게 됩니다.
남다른 일에 대한 열정으로 드라마 제작을 진두지휘하며 버티어 왔는데 임신이란 사실 하나로 어느새 자신이 쌓았던 경력은 휴지조각 취급을 받게 됩니다. 다음작품을 위해 자신이 해놓은 결과물을 보여주며 눈물을 흘리며 부탁하는 윤희를 보고 사장은 능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으니까 우선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지만, " 임신한 여자는 옆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만드는 법이다. 일에 지장을 준다 싶으면 스스로 손 떼라 " 라는 약속을 한 후 였습니다. 그리고 뒤돌아 나가는 윤희에게 " 왜 저리 뻣뻣하냐, 남편이 의사인데 돈을 벌 필요가 없는데 " 라며 뒷말로 윤희를 씁쓸하게 만들었습니다. 회사의 배려로 금연석으로 자리를 옮기지만, 직원들은 임신한 윤희를 슬금 슬금 피하며 오버떠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넝쿨당은 임신한 윤희를 통해 현실에서 일어나는 직장내 불평등을 풍자하며 윤희가 임신을 꺼려할 수 밖에 없던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요. 특히 9일날 방송된 넝쿨당에서는 윤희가 직원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장면을 통해 더욱 처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차윤희는 임신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회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됩니다. 윤희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회식에서 제외시키며 따돌림을 당한 것입니다.
임신한 윤희가 옆에 있으면 신경쓰이고 귀찮을 게 뻔하니 제대로 놀 수 없다고 생각해서 회식을 알리는 단체문자를 혼자만 못받은 것이겠죠. 이에 윤희는 " 잘됐다. 어차피 할 일도 많고 회식자리 가봤자 술도 마시지 못할 거다 " 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기분이 좋지않았습니다. 윤희의 모습에 후배는 자신은 임신하면 바로 회사 그만둬야 겠다며 세월이 몇년도 인데 여전히 변하지 않는 직장내 고리타분한 편견에 치를 떨게 됩니다. 모두가 회식에 가고 홀로 야근을 하며 사무실에 남겨진 윤희는 김밥을 먹으며 시무룩해지죠. 결국 참던 설움이 터지며 눈물을 훔치는 윤희의 모습이 너무나 짠했습니다.
임신했다고 따돌리는게 너무 비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넝쿨당이 그리는 씁쓸한 워킹맘의 비애는 그만큼 현실 속에서도 저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풍자일 것입니다. 만약 차윤희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유부녀로 직장을 다닌다는 것이 참 곤란할 것입니다. 늘 당당하던 윤희가 씁쓸한 눈물을 삼키는 외로운 심정이 이해가 갔습니다. 아직 차윤희가 일에 지장을 줄 만큼 배가 나온 것도 아닌데, 마치 죄인취급하면서 따돌리기나 하는 유치한 행동은 차라리 직장을 그만두라는 압박과도 같죠.
말로는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육아휴직등 나라에서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임신한 여자와 유부녀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은 여전히 넘지 못할 장벽입니다. 윤희는 자신도 사람으로서 한분야에서 성공하고 인정받고 꿈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것이 결혼 후 아이를 가지게 되면 주변에서 압박처럼 일을 그만두라고 종용하는 일이 다반사요, 일에 대한 욕심을 보이는 것은 무리수라며 깎아내리기 급급합니다
세월이 얼마인데 아직도 그러냐고 하지만 실제로 아직도 이처럼 여자의 임신과 육아에 대한 고민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거추장스러운 것이라 여기는 편협한 생각이 존재합니다. 매번 출산율이 떨어지네 라며 나라에서 다양한 제대를 내놓지만 그 마저도 아직은 갈길이 멀고 가장 중요한 사람들의 생각이 한발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임신을 축복이라 여기는 것은 개인적인 일뿐만 아니라 직장과 사회에서도 마찬가지가 되야겠지요. 인구란 결국 경제적으로 중요한 요인인데 그를 위해 여자들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리고 열정적인 사회생활도 이어가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이해를 해야 원만하게 사회적인 저출산도 해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넝쿨당이 날카로운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있으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시청률도 높은 것 같습니다. 또한 단순한 고부갈등 드라마를 넘어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여심을 잡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풍자를 넘어 통쾌한 해법과 역발상으로 시청자의 옆구리를 긁어줬던 것처럼, 윤희가 처한 임신으로 인한 직장내 편견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넝쿨당 답게 통쾌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 8회정도 연장을 한다고 하니, 질질끄는 모습없이 지금처럼 재미와 감동을 유지해서 좋은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