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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서영이, 시청자 당황시킨 엔딩, 무리수 급전개가 만든 부작용 본문

Drama

내딸서영이, 시청자 당황시킨 엔딩, 무리수 급전개가 만든 부작용


딘델라 2012. 10. 29. 13:51

내딸 서영이를 보면 거짓말의 끝은 결국 파국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 시작이 비록 가슴 아픈 상처로 인한 것이었지만, 결국 거짓말의 대가는 온전히 자신에게 돌아왔습니다.

 

거짓말의 굴레, 서영이가 선택한 비극

 

14회에선 서영이의 안타까운 불우한 성장에 대해서 나옵니다. 학창시절 사채를 남기고 떠난 아버지로 인해서 서영이는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힘든 생활을 했습니다. 어렵게 모은 돈도 사채빚에 허덕이는 어머니를 드리고 나면, 등록금 낼 돈이 없어서 장학금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매번 장학금을 탈 수 없어서 심각한 좌절도 맛보았습니다.

 

 

전교 1등을 하면서 열심히 공부했지만, 돈없는 서러움은 너무 컸습니다. 동생 상우마저 등록금을 못낸다며 멸시를 받았지요. 게다가 서영이를 질투하는 전교 2등 연희라는 친구가 준 모멸은 서영이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서영이는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상우를 의대에 보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자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딸의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의 마음은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서영이는 모든 것이 다 아버지탓이라며 서럽게 울 수 밖에 없었지요. 이렇게 한창 공부할 나이에 고생하며 아버지가 남긴 빚때문에 온 가족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비극적인 시간을 보낸 것은 서영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런 서영이의 불우한 환경을 생각하면 그녀의 거짓말은 어느 정도 이해도 됩니다. 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깊었으니까요. 그래서 아버지 삼재 역시 모든 것을 자신탓이라 돌리며, 딸이 천륜을 끊을 것을 이해하고 숨어 지내는 것이 그 아픔을 보상하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부녀의 이런 비극은 서영이가 선택한 거짓말이란 방식때문에 서영이를 옥죄게 되지요. 산 아버지를 죽은 사람으로 만든 거짓말때문에 뜻하지 않게 아버지의 제사상까지 받는 상황까지 오게 되니까요. 아버지 삼재의 생일을 제삿날이라 오해 받아서 갑작스럽게 준비된 제사상에 혼절한 서영이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살아있는 아버지의 제사상은 그야말로 거짓말이 주는 최악의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것은 서영이의 거짓말이 주는 파국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죠. 남편 우재와 시어머니는 서영이를 생각해서 따뜻한 배려를 배푼 것이지만, 이들의 배려는 서영이에겐 곤혹스런 일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고아라며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당황하는 것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있었다며 무조건 거짓말로 위기를 넘기는 수 밖에 없지요. 결국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유년의 깊은 상처로 인해 선택한 돌이킬 수 없는 거짓말이 결국 서영이를 거짓말의 굴레에 갇히게 만들었습니다.

 

 

더이상 불행하지 말았으면 하는 서영이가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 불행을 자초했습니다. 이는 서영이와 삼재의 극단적인 소통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입니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버리고 먼저 소통을 단절시켰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후회하며 돌아온 아버지에게 마음을 닫은 서영이는 부녀간의 소통을 완전히 끊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돌이킬 수 없는 부녀의 단절이 가져온 결과가 바로 서영이의 거짓말의 비극으로 재탄생 된 것입니다.

 

그래서 서영이가 죽은 아버지를 만들고 제사상까지 차리게 만든 천륜을 저버린 일을 마냥 욕할 수가 없었습니다. 서영이가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기 전까지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아버지가 후회한 것처럼 서영이가 후회의 눈물을 흘리기 위해서는 부녀간의 소통이 절실해 보입니다. 그 끊어진 소통의 다리는 바로 아버지만이 이어줄 수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이 비극을 마냥 막장이라고 욕할 수 없었습니다.

 

 

시청자 당황시킨 엔딩, 무리수 급전개가 만든 부작용

 

 

서영이는 이렇게 부녀지간에 끊어진 관계를 어떻게 복원시키는 가란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긋난 부녀지간이지만, 속마음은 서로를 몰래 훔쳐보며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에 몰입을 방해하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약한 개연성입니다. 드라마마다 막장스런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으니 이런 설정은 눈감고 볼 수 있지만, 뚝뚝 끊어지는 불친절한 장면들과 이해가 안되는 억지설정이 개연성을 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시청자 불만이 가장 많이 터진 부분은 바로 이삼재 제삿상 장면이었죠. 바로 우재가 서영이에게 물어보지도 않은 채 장인의 제사라고 바로 추측한 억지 설정이 참 이해가 안되는 것입니다. 생일아니면 제사일텐데 바로 제사라고 단정하는 우재의 모습이 너무 일방적이라서 우재마저 이상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거짓말의 파국을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지만, 그것을 추측한 과정이 너무 어이없었습니다.

 

게다가 삼재의 이름이 떡하니 걸어진 제삿상을 차릴 정도면 장인의 이름을 알았다는 것인데, 서영이가 부모님에 대해서 일절 말을 안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삼재란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마저 당혹스럽게 느껴졌지요. 적어도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라도 이름을 알게 된 연유라도 나왔다면 이해가 되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에 괜히 옥에티가 아닌가란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3년 동안 부부로 살았으니 우재가 그정도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시청자로서는 거짓말한 서영이만 생각하니 그런 건너뛴 이야기까지 속속들이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름을 알고 있는데 한번도 가족에 대해서 조사하지 않은게 이상하다며 약한 개연성만 더 부각시켰습니다.

 

아마 우재가 장인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은 나중에 삼재의 정체를 알게 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삼재가 우재를 구해주며 다치는 바람에 아무일도 못하게 된 것때문에 우재가 삼재를 자신의 회사에 취직을 시켜주게 되지요. 사위의 회사라 의심하지 못하고 이력서를 들고 온 삼재의 모습이 왠지 걸립니다.

 

 

그런데 제사장면보다 더 이해안되는 장면이 엔딩에서 나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재가 삼재를 취직시켜주는 부분에서 너무 어이없이 등장해서였습니다. 교통사고에서 구해준 은인이 사례비도 안받겠다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하니 우재는 결국 몰래 취직을 시켜주자고 결심했습니다. 꼿꼿하고 자존심이 강해서 서영이처럼 왠지 눈에 밟히는 분이라며 몰래 취직을 시켜줬는데, 어이없게도 삼재가 일을 하려고 하자마자 우재가 " 아저씨 " 라며 곧바로 찾아온 것이죠. 일이 없어 걱정하던 삼재가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하려던 순간 우재를 보자마자 기겁을 했습니다.

 

몰래 취직을 시켜준다고 했으면서 산통 다깨는 급등장이 너무 황당했지요. 괜히 우재캐릭터마저 스토커도 아니고 종잡을 수 없게 만든 이런 급전개가 어이없었습니다. 몰래는 무슨 몰래냐.....차라리 삼재가 며칠 일을 하고 난 후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모를까...작가님이 잠시 딴청을 피었나 의문이 든 이런 개연성없는 급전개가 시청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제사장면이나 몰래 취직시켜주는 장면이나 빈틈없이 잘만 그리면 긴장감 넘치는 재밌는 소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연성이 약하게 그려지다 보니 괜히 시청자들이 엉뚱한 부분을 붙잡고 불만을 터트리게 했지요. 정작 돌아가는 소토리에 집중을 해야하는데 이해안되는 억지설정 부분을 붙잡고 전체적인 극마저 막장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내 딸 서영이'의 개연성의 부재는 급전개에 따른 부작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드라마들이 너무 질질 끌어서 문제라면, '내 딸 서영이'는 지나치게 빨리 내용을 전개하다 보니 중간에 친절한 상황 설명이 없이 사건들이 툭툭 전개가 됩니다. 그러니 설명을 통해 사람들을 이해시킬 부분도 그냥 지나가서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것이죠. 그리고 우재가 삼재의 정체를 알게 되는 과정도 지나치게 완급 조절없이 급전개되다 보니, 몰래한다며 급등장하는 당황스런 장면도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막장과 우연이 넘치는 전개도 완급조절만 잘하면 극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급조절이 실패하면 오히려 뜬금없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에는 LTE급처럼 속시원한 전개가 극을 독특하고 재밌다고 느끼게 했지만, 결혼 후 이야기에선 지나친 급전개가 오히려 극의 개연성을 떨어지게만 하는 것 같습니다. 내딸 서영이의 핵심은 바로 아버지와 딸의 관계개선입니다. 그러니 좀더 진득하니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으로 인해서 전체적인 이야기마저 흠짓이 나게 하니 안타깝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전개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우재캐릭터입니다. 우재의 행동이 쓸데없이 일방적이고 멋대로인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죠. 마냥 착해서 서영이를 생각하고 삼재를 신경쓰는 것인데, 개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우재가 뭔가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잘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이 역시 천천히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우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는 우재가 삼재의 정체를 알게 하려고 급하게 전개하다 보니 생긴 무리수입니다. 아무래도 극단적인 전개는 조만간 삼재의 정체를 우재가 알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내딸 서영이는 매번 시청률이 상승할 만큼 참 재밌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미흡한 장면들이 옥에 티가 되서 쓸데없이 극을 망치는 느낌입니다. 좀더 시청자를 이해시키는 친절한 전개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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