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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고승덕 기자회견, 막장드라마 뺨치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


딘델라 2014. 6. 1. 20:40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친딸 고희경씨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심경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사퇴 기자회견이 아니냐는 추측과 달리 고승덕 후보는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뜻을 밝혔죠. 그러나 기자회견 전반적인 내용은 딸에 대한 미안함을 전달하는 아버지의 모습보다 현재의 위기를 전략적으로 돌파하려는 정치인의 모습이 엿보여 아쉬웠습니다. (기자회견 전문보기>>)

 

 

고승덕 후보는 딸이 아버지를 향해 그런 글을 쓴데 대해 "과장되었다고 따지기 보다는 모든 것이 자신의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서울 시민께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한 해명은 결국 딸이 쓴 글의 내용을 반박하는 거나 다름이 없었죠. "며칠 전에도 딸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눈 바 있으며.."처럼 딸과 나눴다는 카톡 메세지를 보여주며 연락하지 않았다는 걸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고희경씨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그(고승덕 후보)로부터 제게 “전화번호를 바꿨니”라고 묻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하나 왔다. ....저는 2001년에 휴대전화를 처음 갖게 된 뒤 이제까지 늘 같은 번호를 써왔다. 이 에피소드는 그가 제게 연락하려고 전혀 애를 쓰지도 않았고 그가 제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라고 밝혔습니다. 그가 딸과 나눈 카톡내용을 살펴보면 오히려 공개하지 않음만 못해보였죠. 당장에 딸과의 사적인 대화까지 공개한 건 그만큼 선거가 더 급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렇게 고승덕은 아픈 가족사의 진실이라며, 권력을 가진 집안의 딸에게 자식의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임을 강조했습니다. "전처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도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고, 한국의 교육시스템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없다면서 계속 미국에 같이 가서 살 것을 종용했다."처럼 교육문제로 불화가 이어졌고, 전처가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미국으로 데려갔다고 했습니다. 딸과 교류가 없었다는 부분을 바로잡고 싶다면서, 전처에게 화살을 돌리는 듯한 발언은 오히려 딸에게 두번의 상처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친딸의 폭로가 故 박태준 회장의 아들과 문용린후보의 야합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박태준 회장의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고 했지요. 처가가 사위의 신변위협을 하는 드라마가 실제로 있었다며, 이번 딸의 폭로 글 역시 박태준 회장의 딸과 아들(박성빈)이 조카의 뜻에 지지를 보낸 만큼 과거의 상황에 비유해 낯설지 않다고 했습니다.

 

"..일부 언론에 고 박태준회장의 장남 박성빈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에 있는 조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 이게 우리 집단의 뜻이다”고 강조했다 보도되었다. 페이스북에서는 아이들 이모, 사촌 등 전처가족들이 딸의 글에 격려를 보냈습니다. 이 상황은 저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

 

그러면서 문용린 후보를 직접 저격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문용린 후보와 박성빈씨가 끈끈한 관계라며 고희경씨의 외가와 박용린 후보가 함께 야합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저는 박성빈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전화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문용린 후보와 박태준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같은 시기에 교육부장관과 총리로 재임하였고, 박태준 회장 사망 시 문용린 후보가 장례위원을 맡기도 했다. 또 박성빈씨와 문용린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함께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했다...저는 딸의 글이 고 박태준 회장의 아들과 문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 저의 자녀를 이용해 저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는 맞서겠다. 한때 재벌가의 사위였던 대가를 이렇게 혹독하게 치르면서, 저는 재벌가 집안과의 결혼이 낳을 결과에 대해 부주의했던 저의 젊은 날을 반성한다....문용린 후보가 관권선거 뿐 아니라 공작정치에도 능하다는 것을 안 이상, 더더욱 이런 후보에게 서울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 더 이상 저의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아주십시오."

 

이는 결국 친딸이 쓴 글의 진심 역시 음모의 선상에 올린 것이었죠. 선거기 때문에 이런 의구심을 보낼 수는 있지만, 딸과의 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에서 이런 의구심을 보내는 일은 딸을 두번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전처와 처가까지 들먹이며 상대후보를 겨냥하는 모습은 결국 선거가 더 중요하다는 의지처럼 보였습니다. 아버지로서 딸의 상처를 먼저 생각했다면 이런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자회견은 피해자란 사실만 부각하며 동정을 구하기 바쁜것처럼 비췄습니다.

 

 

이런 고승덕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 문용린 후보는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문용린 후보 측은 '정치공작'을 제기한 고승덕 후보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후보로부터 고 후보의 잘못된 주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에 따라 변호사와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내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 후보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다" 이런 문후보는 트위터에 고승덕 후보는 자식을 저버리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강력히 표현했습니다. 자신에게 불똥을 튀게 하는 일을 참지 않겠다는 의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문용린 측의 대응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문용린 후보는 고승덕 후보보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페이스북 사건에 대해서 '패륜'이란 말로 맹비난에 나섰지요. " 고 후보의 따님이 올린 글을 읽고 저는 무척 가슴이 아팠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런 패륜의 문제에 봉착하게 됐는지 해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따님이 아버지를 흠집내고, 아버지는 딸을 돌보지 않았다. 이것이 하나의 패륜의 한 모습이 아닌가 "

 

이는 딸까지 싸잡아 패륜이라 매도하는 느낌이라 매우 경솔해 보였습니다. 그는 이번 논란을 세월호 사건에 비교하고, 부녀 갈등을 보며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말했지만 이 역시 큰 공감을 얻진 못했습니다. 상대 후보의 딸이 겪은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했다면, 적어도 최소한의 배려는 필요했지요. 그래서 문용린 후보의 대응은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것처럼 성숙한 태도는 아니였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이럴때는 가장 적합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국 고승덕 후보의 딸이 남긴 글은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의 서로를 향한 아쉬운 공방만 보여주며 마치 막장드라마 뺨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교육감 선거를 바라보는 대중들은 한숨이 터져나왔습니다. 좋은 후보를 뽑아야 하는데 막판 선거양상은 이런 기대마저 무너뜨리는 일이었죠. 정책의 장이 아닌 인지도 대결, 그리고 교육과는 거리가 먼 인식공격은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논하는 교육감 선거가 자칫 막장드라마처럼 자극적인 비난만 남을까 걱정됩니다. 이기기 위한 선거도 좋지만, 이런 공방이 과연 진정 교육감에 어울리는 모습인지 생각했음 좋겠습니다.

 

책임지지 못할 말로 서로를 상처주면 진심으로 소중한 것을 놓치게 되지요. 보수를 대변하는 교육감이란 지나친 경쟁의식이 있겠지만, 그런 대결양상은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당장에 중요한 것은 고승덕 후보에겐 아버지의 자리를 인정받는 것이고, 문용린 후보는 타인을 비난하기 앞서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서울시 교육감을 하겠다는 후보자들이 진정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로의 발목을 잡고 물고 늘어지는 상황은 결국 무엇이 문제든 그저 이기면 그만이란 소리같지요. 무한도전 선거특집처럼 신뢰받는 특급당선만 쏟아지면 좋으련만! 돌발변수가 터지며 시끄러운 격전지로 변한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이렇게 씁쓸함만 남겼습니다. 어찌되었든 누가 교육감이 될까하는 관심은 뜨겁게 달궜습니다. 언제쯤 우리의 선거가 차악이 아닌 최선을 선택할지. 누가되든 씁쓸할 것 같은 느낌은 그저 기우였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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