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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네스 카야 인터뷰 사과문이 씁쓸한 이유


딘델라 2014. 12. 5. 17:43

에네스 카야 논란이 참으로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는 것 같다. 에네스 카야는 현재 자신의 명예훼손을 주장하고 있지만, 입장발표 전에 이미 '한밤의 TV연예'를 통해 피해여성들의 인터뷰가 나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해명 역시 필요해 보였다. 한밤 측은 에네스 카야 논란에 대해 피해여성들의 주장을 자세히 다뤘고 유부남임을 알리지 않은 채 부적절한 대화나 만남을 가졌다는 주장들이 대부분이다. 음성파일까지 일치한다는 자료를 내보내는 등 에네스 논란을 자세히 다뤘다.

 

 

 

애초부터 이번 논란의 핵심은 그와 같은 도의적인 문제였다. 그것은 터키 유생으로 사랑받았던 에네스 카야의 방송 이미지와 완전히 대조된 모습이었다. 그가 방송에서 한국사람보다 더 보수적인 모습들을 노출시켰기에 그런 환상을 깨는 구설수에 대해서 수많은 대중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서 에네스 카야가 대중에게 우선적으로 해명해야 할 것은 피해자들의 주장처럼 과연 총각행세를 했냐일 것이다.

 

 

그러나 에네스 카야는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본질을 확실하게 답하지 못하는 듯했다. 논란이 촉발된 이유에 대해서 확실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모습들은 의혹을 더욱 키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에네스 카야의 구구절절한 인터뷰와 사과글이 올라왔음에도 대중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에네스 카야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경고백을 가졌다. '에네스 카야, 말문을 열다…논란 후 첫 심경 고백'이란 타이틀의 기사에는 장황한 그의 현재 심경이 담겨있었다. 초췌한 모습의 에네스 카야 사진이 말해주듯 그의 상황은 매우 답답해 보였다. 그러나 인터뷰 내용은 네티즌의 동정을 구하는 데는 실패했다.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그의 인터뷰 내용엔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핵심 내용에 대한 해명은 미흡해 보였다.

 

여러 여성들이 주장한 내용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그 중에서 대중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것은 총각행세 논란이었다. 여성들이 주장하며 내민 자료나 증언들도 이런 도의적인 문제를 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에네스 카야는 논란의 핵심을 회피하는 것처럼 당장에 해명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억울함을 호소했다. 터키행 기사나 결혼 전의 관계 문제는 얼마든지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논란이 촉발된 이유가 결혼이후라는 시점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확실한 해명 없이 두리뭉실한 입장표명만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논란만 더욱 부추기는 게 아닌가 싶었다.

 

 

사과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에네스 카야는 인터뷰 기사 이후 공식적인 장문의 사과문을 언론과 방송사에 돌렸다고 한다. 언론이 공개한 사과문은 다음과 같았다.

 

안녕하세요. 에네스 카야입니다. 최근 저와 관련된 일들로 저에게 보내주신 여러분들의 사랑에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히게 되어 죄송한 마음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2002년 9월, 18세의 어린 나이에 도착한 한국에서 저는 대학시절을 보내면서 한국의 청년들과 다름없이 꿈을 이루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하였습니다. 이곳 한국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가정을 꾸렸고, 최근에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방송활동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특히 많은 분들께서 저에게 조건 없는 사랑과 신뢰를 보내주신 경이로운 인생을 경험하였습니다. 저는 이 과분한 사랑이 터키에 대한 한국인들의 따뜻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 잘못의 과소를 따지기에 앞서 누를 끼친 점에 대하여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혹여 저로 인해 터키에 대한 한국인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두렵기도 합니다.

저는 많은 분들께서 저에게 분노하고 계신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 방송에서 보여드린 보수적 모습과 달리 인터넷 글에서 주장되는 제 행동이 이에 미치지 못했던 점에서 저에게 배신감 또는 위선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결혼 전 저 또한 또래의 젊은이들처럼 인터넷을 통해 낯선 사람을 알게 되는 일도 있었고, 그 관계가 이어져 일면식도 없는 상대와 수위 높은 말을 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외국인인 저에게 친근함을 보여주셨고,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이러한 환대에 취해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저에 대한 비난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저 또한 매 순간 적극적으로 나서 변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왜곡된 사실에 대한 즉각적 대응으로 여론의 심판을 받는 일은 현재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제 가정을 더 큰 고통으로 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어찌 되었든 현 사태는 저의 과거 행동에서 촉발된 것이므로 겸허히 여러분들의 비난을 수용하고자 합니다.

다만, 사실관계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거짓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단호히 대처하는 것 또한 그 동안 저를 아껴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하므로 이는 차분히 대응할 계획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는 여러분들의 사랑 없이는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고, 그 사랑은 다름 아닌 저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커다란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주신 사랑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이었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또한 저와의 개인적 관계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앞으로 저로 인해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제 가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저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는 제 가족을 위해 전념할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보내주신 사랑 가슴에 간직하겠습니다. 편안하십시오.

 

 

에네스 카야의 사과문도 사실관계를 알고 싶어하는 대중들이 원하는 해명은 되지 못하는 듯했다.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사랑을 주었던 시청자들은 피해 여성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 확실하게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가 감정에 호소하는 이유도 그런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확신하기 때문이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사과문은 어딘가 두리뭉실했다.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라는 말을 되풀이했는데 사실 그러한 표현들은 애매모호한 입장전달을 보여주기 쉬웠다.

 

에네스 카야의 잇달은 호소에도 대중들이 여전히 싸늘했던 이유는 그가 본질과 핵심을 피해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대중들이 원하는 바와 그가 호소하는 바가 엇갈렸기 때문에 두번의 해명에도 사건은 확실한 매듭을 짓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에네스 카야의 모습이 어딘가 씁쓸했다. 대중이 원하는 본질을 피해가며 구설수를 돌파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수많은 구설수 연예인들이 논란을 피해가려는 모습도 이와 비슷했었다. 어디 연예인에게만 국한된 일일까? 정치계의 구설수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가기 일수였다. 대중이 듣고 싶은 대답은 그게 아닌데, 엉뚱한 부분만 늘어지며 쟁점을 피하려 애쓰는 각계 각층의 대응법들! 그들은 그때마다 답답하다고 했다. 불신에 대해 억울하다고 항변할 게 아니라 명확하게 대중이 알고 싶은 대답을 들려주려 한다면 왜 진정성이 통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번 논란을 보면서 누가 떠오른다 누구와 닮았다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심심치 않게 보여서 씁쓸했다. 에네스 카야도 그런 우리의 씁쓸한 자화상을 답습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여튼 에네스 카야 논란은 여러모로 씁쓸했다. 방송 이미지가 주는 환상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또 한번 묻게 했다. 그리고 일반인 예능 출연의 한계도 보여주었다. 평범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스타가 되기까지 드라마틱해 보였던 성공신화도 결국은 위태로운 모래탑 같은 것이었다. 준연예인이 된 그들에게 쏟아진 엄청난 관심들은 방송이미지가 좌지우지 한다. 그러다 보니 과거나 방송 외적 이미지 등 검증하기 어려운 부분이 쉽게 발목을 잡게 되었다.

 

문제는 그들이 완벽한 연예인이 아니기에 구설수가 터지면 딱히 돌파구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방송의 인기가 상업적인 성공으로까지 확장이 되면 구설수는 더욱 치명적이 되었다. 그래서 일반인 예능 출연자들 역시 방송의 파급력이 주는 무서움을 더욱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유명해진다는 것은 책임지는 일이 더욱 많아진다는 것이다. 연예인이 공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들은 공인처럼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했다. 그것은 매스미디어에 나오는 자로서 그들이 가지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방송사들도 구설수가 터지면 그 후폭풍만 면피할 게 아니라, 어쨌든 방송을 만든 책임도 있기에 출연자 검증을 신경쓰며 시끄러운 논란으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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