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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논란, 도넘은 갑의 횡포 씁쓸해 본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램프리턴' 소동이 인터넷을 시끄럽게 달구고 있다. 조현아 부사장이 승무원에 '내려'라는 고함을 지르고 항공기를 유턴시킨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퍼스트 클래스 탑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기내 서비스를 한 것이 불거지면서다.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 부사장에게 과자를 봉지째 건냈고, 이에 조현아 부사장은 " 과자를 왜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 " 며 스튜어디스를 질책했다고 한다. 이어 사무장에게 규정에 관해 질문하며 언쟁을 벌이다가 " 내려 " 라고 고함을 질러서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승객을 가득 태운 비행기가 유턴을 해서 20분이나 늦게 이륙했고, 한국에 도착하는 것도 10분이나 지연이 되었다고 한다. 언론에 따르면 이륙 중 활주로를 향하던 비행기가 갑자기 탑승 게이트로 방향을 돌리는 '램프리턴'을 한 것이다. 보통 '램프리턴'은 항공기 정비 문제 혹은 주인 없는 승객의 짐이 실리는 경우처럼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나 행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램프리턴은 조 부사장이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이뤄진 일로 지난친 월권이 아니냐는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당시 사무장은 혼자 공항에 내려져서 다음날 홀로 인천공항에 입국했다고 한다.
다른 언론보도에 따르면 더욱 상세한 당시 상황들이 나온다. 일등석 손님들에게 마카다미아넛이란 견과류의 일종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서비스를 문제삼으며 승무원에게 내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했다고 말했고, 매뉴얼을 보여달라는 부사장의 지사에 매뉴얼을 보여주려고 태블릿pc를 들고 왔는데 고함에 놀란 사무장이 pc암호를 풀지 못하고 당황하자 사무장에게 내려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당시 고함이 커서 이코노미석까지 들릴 정도였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오너일가로서 항공서비스를 챙기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상황을 보지 못하고 지위를 이용해서 문제제기를 한다면 그것은 도넘은 일일 것이다.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갑자기 승무원들을 당황시키며 내리게 한 것은 서비스를 챙기겠다는 심사보다는 지나친 갑(甲)의 횡포로 보인다. 사무장은 항공기의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한다. 아무리 당시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 있다 해도 당장에 수많은 승객들이 탑승한 상황에선 승객들이 우선이 되야할 것이다. 그러나 조현아 부사장은 과자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유턴시키고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했다. 그것이 과연 조 부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가능한 일일까 싶다. 그래서 도넘은 갑의 횡포! 슈퍼갑질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조 부사장의 지나친 행동 때문에 승객들은 20분이나 지체하는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사무장도 없는 비행기를 승객들은 타고 만 것이다. 누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 해도 만약 그런 이유로 비행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가질 것인가 싶다. 그래서 조 부사장의 행동이야 말로 서비스와 안전에 더욱 방해가 되는 요소가 아니였나 싶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항공법에는 승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이 전적으로 기장에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조 부사장의 행동은 항공법도 무시한 월권행위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였다. 승객의 불편과 항공규정까지 미루고 자신의 지시를 이행시킨 자체가 재벌일가라는 특권의식 같았다. 서비스 매뉴얼을 그렇게 따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항공규정은 왜 생각치 못했을까 싶다. 그것은 그녀가 대한항공 일가란 특권의식이 더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내려'라는 지시를 아무나 당당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행기를 돌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나? 그래서 네티즌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서 씁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들은 갑 중에서도 슈퍼갑이다. 직원 중 어느 누가 그들의 명령을 어길 수나 있겠나 싶다. 고객들이 이용하는 비행기도 전용비행기처럼 마음대로 돌릴 수 있는 오너일가의 파워에 서민들은 더욱 힘만 빠질 뿐이다. 그래서 홀로 버려진 승무원의 처량함이 더욱 마음 아프다. 요즘 '미생'이 뜨면서 샐러리맨들의 애환이 집중 조명받고 있다. 윗상사에게도 허리 조아리기 바쁜 그들에게 최고 갑인 오너일가는 어떤 존재일지! 말 한마디에도 넙죽 엎드려야 하는 그들의 신세가 노예랑 무엇이 다른가 싶다. 이번과 같은 일들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도 독이 되는 사건 같다. 이번 논란에 네티즌들이 뿔난 것은 다름이 아닐 것이다. 대다수 모두가 을(乙)인 세상에서 이런 횡포들이 각박한 현실을 반영하며 희망마저 좀먹기 때문일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예전에도 원정출산 논란으로 비난을 받았었다. 그때도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일조했는데 이번 논란까지 더해져 더 곤혹스럽게 되었다. 게다가 국토부는 이번 논란에 대해서 법의 저촉여부에 대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떻게 결론날지는 모르나 화제가 되는 이상 검토하고 주의조치를 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항공도 난처할 것 같다. 예전에 대한항공은 대기업 임원의 라면 사건 때 동일 사태가 반복되면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런데 오너일가가 이런 논란을 만들었으니 이를 어찌 대응할지 난감할 것 같다. 하여튼 매번 이런 갑의 횡포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씁쓸하다. 결국 우리사회의 어두운 이면들이 누군가의 특권만 부추기는 게 아닌지 싶어서 마음만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