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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최지우 투입이 가져온 짐꾼 캐릭터의 진화


딘델라 2015. 4. 4. 07:05

'꽃보다 할배-그리스편'의 변화는 바로 최지우의 투입이다. 최지우는 '삼시세끼' 농촌편 게스트로 나왔다가 장장 3일을 정선에서 머물며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최지우는 농촌편 게스트 중 단연 으뜸일 수 밖에 없었다. 알아서 척척 음식 솜씨도 발휘하고 이순재 김영철 등 대선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까지 너무나 인상깊었다. 아마 이때쯤 나영석PD는 최지우를 꽃할배에 합류시킬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투덜이 이서진과 대선배들을 사로잡는 그녀의 매력이 분명 꽃할배에서도 득일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새로운 짐꾼 최지우에겐 가장 큰 과제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꽃할배의 활력을 되찾는 일이다. 서서히 식상해져가는 이서진과 할배의 역할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일 말이다. 사실 예능에서 보통 여자 출연자를 섭외하는 목적은 러브라인을 만드는 데 있다. 최지우 캐스팅 소식에 이서진과 정선에서 묘한 케미를 발산했던 게 떠올라 이거야 말로 진정한 부부케미가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최지우와 이서진은 삼시세끼 때보다 더 현실적인 케미를 발산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최지우는 단순히 이서진과의 남녀의 케미만을 보여주기 위한 상대가 아니였다. 늘 혼자서 식당 예약을 하고 행선지를 챙겨야 했던 이서진은 사실 꽃할배 회를 거듭할수록 말수가 줄어들었다. 능숙한 짐꾼이었지만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고 판단해야 했으니 바쁘게 할배들을 챙기는 것 빼고는 적극 나설 필요를 못느꼈다. 그것은 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여행에 익숙해진 할배들도 이전 만큼 풍부한 제스처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까닭에 스페인편에선 제작진의 개입이 많았다. 이서진에게 요리과제를 내주면서 그의 짐꾼 캐릭터를 좀 더 활발하게 써먹으려 애썼고, 괜히 할배들에게 대화를 걸어서 다양한 그림을 만들려 애썼다. 그러나 그런 시도들이 시청자들에게 썩 좋은 평을 듣질 못했다. 어딘지 자연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꽃누나에서 여자들의 풍부한 수다를 경험한 나PD로서는 스페인편의 정적인 남자들의 분위기에 활력이 더 필요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후에 꽃할배 시리즈는 꽃중년과 꽃청춘 편을 거치면서 더욱 진화를 거듭하며 다양한 시도를 보여줬으니, 다시금 '꽃보다 할배'로 회귀했을 때는 뭔가가 시급한 대책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최지우의 투입 이유였을 것이다. 최지우는 우선 이서진과의 활발한 대화상대가 되었다. 애교 많은 최지우는 묵뚝뚝한 이서진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었다. 이제막 초보 짐꾼으로 입성했으니 궁금할 것도 많겠지만, 그녀 자체가 워낙 활달한 오로라가 풍부한 캐릭터라 아무 때나 이서진과 소통하며 풍부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었다.

 

서로를 챙기는 설레이는 커플의 모습에서 용돈의 씀씀이를 가지고 투닥거리는 현실적인 연인의 모습까지! 어떤 경우든 이서진은 최지우와 엮이면 말이 많아졌다. 주변 여견까지 꼼꼼히 챙기는 최지우와 무조건 싼 게 좋은 거라는 이서진은 성향은 완전히 달랐지만, 그런 팽팽한 이견차이까지 나눌 만큼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한 끝에 두 사람이 조율해가며 찾은 행선지들은 어쨌든 만족스런 곳이었다. 머리가 둘이니 선택에 있어서는 더 복잡한 과정을 겪어야 했지만, 역할 분담을 하면서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파트너가 생겼다는 건 지치기 쉬운 여행에서 보탬이 되는 일이었다.

 

 

최지우는 그런 이서진의 부족한 부분을 잘 매워주는 최적의 파트너였다. 아무리 만능 짐꾼이라도 어려운 건 있었으니 바로 할배들과의 소통이다. 제작진에게 툴툴거리기 잘하는 이서진이라도 대선배들은 매우 어려운 존재였다. 이서진은 F4 할배들에겐 항상 깍듯이 경우를 다했다. 그것이 이서진의 장점이나 문제는 할배들과의 대화를 발전시키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무뚝뚝한 남자다 보니 그런 점이 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이서진의 고민을 적극 해결해준 것이 바로 최지우다. 최지우는 할배들 사이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싹싹하고 애교 많은 최지우가 할배들을 챙겨주면서 여행의 활력이 배로 커졌다. 활발한 에너지로 사람들 사이의 분위기를 띄울 줄 아는 그녀 덕에 할배들의 리액션도 한층 밝아졌다는 게 큰 소득이었다.

 

이처럼 최지우는 초반이지만 짐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이서진과 다른 개념의 짐꾼이다. 만능 짐꾼 이서진이 여행의 큰 틀을 보면서 추진력을 발휘해 계획을 세운다면, 최지우는 꼼꼼함과 섬세함으로 여행의 소소한 재미를 챙겨주고 있다. 그런 살뜰한 짐꾼 최지우는 만물상 뺨치는 가방 속에서 온갖 물건들을 꺼내서 할배들을 서포트하고 있다. 입이 심심할 것 같으면 군것질거리를 내놓고, 멀미가 날 것 같으면 멀미약을 챙겨주고, 커피포트는 언제 챙겨왔는지 금새 뚝딱하고 맛난 차를 대접했다! 심지어 설날 떡국을 먹겠다며 가래떡까지 준비해 와 제작진을 놀래켰다.

 

 

 

이렇게 최지우와 함께하며 할배들은 한층 소소한 여유를 맛보며 여행을 즐기게 되었고, 그녀의 등장은 짐꾼 캐릭터를 더욱 풍부하게 진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힘든 여행에서 말벗이 생겼다는 것 만큼 좋은 건 없을 것이다. 할배들과 팔짱을 끼고 최지우가 제잘거리면 앞선 이서진은 묵묵히 원조 짐꾼의 든든함을 더했다. 그런 두 사람은 갈수록 손발이 척척 맞으며 짐꾼 남매로 거듭나고 있다. 항상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최지우는 모든 이들의 가교역할을 너무나 잘해내고 있다. 이서진과 할배들을 자신의 풍부한 에너지로 더욱 활력 넘치게 만드는 최지우의 투입은 그래서 신의 한수처럼 느껴졌다. 또한 여성 짐꾼의 가능성을 보여준 점도 좋았다. 남녀의 성향이 다른 만큼 여행을 보는 시각과 전달의 방식도 매우 달랐다.

 

이런 최지우의 투입으로 나영석pd의 심미안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캐릭터의 고갈이 쉬울 수 있는 꽃보다 시리즈를 다양한 짐꾼의 개성과 출연자들의 조합으로 새롭게 이끌고 있는 나영석! '삼시세끼'도 어촌편으로 진화를 멈추지 않았는데 꽃보다 시리즈는 더 많은 나pd의 실험정신이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결국 포맷을 신선하게 이끄는 힘은 개성 강한 캐릭터를 꾸준히 발굴하는 능력이었다. 눈여겨 본 다양한 캐릭터들을 적극적으로 자신의 작품에 투영시킨 나영석의 모험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하여튼 화려한 두바이의 볼거리가 눈을 즐겁게 했고, 거대한 문명의 힘이 느껴지는 그리스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서진과 최지우 그리고 꽃할배들이 만들어가는 다음 여정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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