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4 정승환 수지 '대낮에 한 이별', 편견 깬 반전무대 신의 한수인 이유

'K팝스타4' 세미파이널 결정전이 끝났다. 결승 무대에 오를 기회는 정승환과 케이티김에게 돌아갔다. 이진아의 탈락이 아쉽지만 그녀의 진가는 변함없이 빛났기에 앞으로의 행보를 더 기대하고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승환의 기세가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결선 당시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정승환은 생방 결정전에 오르면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예선 때 잘해도 생방에서 망하면 다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나이보다 깊은 그의 감성이 대중의 기호를 사로잡았는데 아쉽게도 생방에선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었다. 그러다 지난 무대부터 다시 포텐이 터진 그는 결승을 앞둔 중요한 무대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무난하게 결승에 올랐다.

 

 

정승환은 이번주 김범수의 '기억을 걷다'를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불렀다. 고음 부분에서 호소력 짙은 감성이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한결 자신감이 붙은 모습으로 완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듯했다. 지난주부터 느꼈지만 정말 보컬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다. 어떤 곡이든 자신의 느낌으로 해석하며 듣기 편한 곡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또한 큰 무대를 몇번 경험하더니 어색함 없이 무대매너도 더 편해진 느낌이다.

 

 

박진영의 심사평이 공감되었다. 어쩔 때는 특별한 듯한데 또 어쩔 때는 특별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던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정승환은 특별한 가수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진영은 특히 배짱을 높이 샀다. 결승을 앞둔 무대에서 노래를 잘 부른다는 걸 보여주려 애쓸텐데, 이날 선곡부터 기교를 포장하는 노래가 아니였다. 잘 부를려고 애쓰기보다 말하려는 듯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며 물흐르듯 불렀다. 자신의 색을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는 그런 배짱이 어느 때보다 돋보였던 이번 무대에 박진영과 유희열은 97점을 양현석은 98점의 높은 점수를 주었다. 나이가 더 들어 성숙해진다면 그의 감성은 더 깊어질 것이다. 미래가 기대되는 정승환은 팬덤도 강하기 때문에 다음 결승전을 지금처럼만 한다면 우승에 가장 유력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정승환은 콜라보 무대에 강한 면모를 또 한번 보여줬다. 이번 스페셜 무대는 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가수와의 콜라보 무대가 마련되었다. 정승환의 파트너는 인기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수지였다. 국민 첫사랑이라 불리는 수지의 등장은 정승환마저 설레게 만들었다. 다른 때와 달리 수줍음 많은 모습을 보여준 정승환! 제대로 수지 맞은 날이었다. 두 사람이 부른 곡은 박진영의 '대낮에 한 이별'이었다. 박진영과 원더걸스 선예의 피처링이 돋보였던 멋진 듀엣곡을 수지와 정승환이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확실히 정승환은 여성과의 보이스 케미가 뛰어났다. 박윤하 이진아 그리고 수지까지 절묘한 화음으로 멋진 앙상블을 이뤘다. 남자가수에게 여성과의 케미가 좋다는 건 상당히 이득이다.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콜라보 무대마다 매번 흥했던 그는 이번에는 핫한 스타 수지의 푸쉬까지 더해지며 본 경연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정승환의 가능성을 점친 것은 물론 이번 무대는 박진영을 더 뿌듯하게 한 수지의 반전실력이 제대로 빛을 본 무대였다. 정승환은 원래 잘했으니까 스페셜 무대는 당연히 수지에게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수지의 실력은 얼마나 될까? 걸그룹은 매번 떼창 곡을 부르기 때문에 가창력을 가능하기가 쉽지 않다. 솔로곡을 부르지 않는 한 실력을 검증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번 무대는 수지의 실력이 단연 돋보였다. 수지가 이렇게 노래를 잘 불렀나? 은근 못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수지였다.

 

발라드 감성이 짙은 그녀의 남다른 음색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솔로 앨범을 기대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간 비주얼 멤버라는 편견 때문에 수지의 노래 실력이 묻힌 게 사실이다. 미모가 뛰어나면 사람들은 외모만 관심을 보이고 다른 재능은 사실 등한시한다. 소속사들도 마찬가지로 비주얼 멤버에게 바라는 것은 많지 않다. 얼굴 마담 역할만을 바라기 때문에 노래를 부를 때 비중이 크지 않다. 수지도 그런 케이스였는데, 이번 컴백 때부터 노래 비중부터 남다름이 느껴진다. 그만큼 수지의 노래실력이 한층 더 성숙해지고 깊이도 늘었다. 그런 수지의 성장을 이번 콜라보 무대가 제대로 알린 좋은 기회였다.

 

그래서 일까? 솔직한 박진영이 콜라보 무대에 푹 빠진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비주얼도 빼어나고 가수의 재능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스타를 가졌다는 게 제작자로서 뿌듯한 자랑거리가 아니고 무엇일까 싶다. 이렇게 수지의 편견 깬 반전무대는 여러모로 신의 한수 같았다. 최근 열애설에 휩싸여서 이래저래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오히려 정면돌파로 숨겨진 매력을 어필하면서 빠르게 논란을 잠재우는 것 같았다. 역시 연예인은 끼와 재능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했다. 어차피 외모란 한시적일테고, 결국 재능이 많아야 더 매력적인 스타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지도 그런 면에서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보여 좋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콜라보는 수지나 정승환이나 제대로 윈윈이 된 최고의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