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JTBC 종편 진출, 진정성 얻는 JTBC 투자의 힘

국민MC 유재석이 종편 JTBC에 진출한다는 게 알려지며 화제다. 전국민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던 유재석은 지상파 대표 예능인이었다. 지상파와 함께 성장한 그가 지상파를 탈출하게 되었다는 의미는 매우 크다. 유재석 역시 케이블과 종편으로 방송매체가 다변화되었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던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종편행을 결정할 수 있던 것은 바로 그 대상이 JTBC였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종편도 다 같은 종편이 아니니까 말이다. 여전히 일부 종편들은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JTBC의 위상은 다른 종편과 판이 하게 다른 상황이다. 지상파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신뢰도와 진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JTBC는 종편이란 시각보다 오히려 지상파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유재석의 JTBC 진출은 네티즌 사이에서 별다른 반감이 없었다. 초반 종편이 생길 때였다면 큰 논란거리가 되었겠지만, JTBC가 종편의 한계를 벗고자 다양한 노력을 벌인 결과 이미지가 상승한 탓에 네티즌들은 오히려 지상파를 탈출한 그의 다변화된 활동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JTBC가 급성장할 수 있던 것은 바로 투자의 힘이 크다. 그 투자가 바로 최대한 대중성과 진정성을 얻고자 하는 데 파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위상을 얻게 되었다. 뉴스 분야에서는 당연히 손석희를 영입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손석희가 보도국 사장으로 온 이후 JTBC의 뉴스 보도는 편중된 시각에서 벗어나 수준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오히려 지상파가 담지 못하는 내용까지 보도하는 등 종편의 이미지를 벗고자 차별화에 주력했다. 최근 지상파가 시사프로와 교양을 줄이고 뉴스 보도조차 다른 종편과 별다른 차이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지상파 신뢰도는 추락했다. 심지어 최근 조사에 따르면 JTBC의 신뢰도가 지상파를 넘는 수준이니! 그것은 JTBC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공중파 스스로 자초한 결과였다.  

 

 

무엇보다 JTBC는 예능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지상파의 스타PD들을 영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젊은층을 사로잡는 새로운 예능 트렌드의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최근 JTBC 예능은 지상파를 압도하는 화제성을 뿌리고 있다. '마녀사냥', '썰전' 그리고 지상파까지 선도한 예능 트렌드를 만든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이들 예능이 배출한 외국인 예능인과 스타 셰프들은 지상파까지 진출해 맹활약 중이다. 쿡방 대세를 주도할 만큼 그 화제성과 파급력이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 것이다. 얼마전 맹기용 셰프의 맹모닝 논란으로 인터넷이 시끄럽게 들끓었던 장면도 과거 종편이라면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그만큼 JTB의 파급력이 커졌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 밖에도 '히든싱어', '유자식 상팔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크라임씬'까지 다양한 예능들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재석이 JTBC행을 결정짓게 된 가장 큰 계기도 바로 스타PD의 덕이 컸다고 볼 수 있다. 과거 KBS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 시절부터 '해피투게더-프렌즈'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을 함께했던 윤현준PD가 적극 유재석을 설득한 결과일 것이다. 현재 윤현준PD는 JTBC 인기 예능 '비정상회담'과 '크라임씬2'의 책임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윤현준PD가 JTBC에 진출해서 다양한 예능적인 실험을 성공으로 이끌었기에 유재석도 신뢰를 보내며 그와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결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 오랜 인연이 있었던 윤현준 PD에 대한 의리와 믿음, 프로그램의 참신한 기획 등이 유재석의 JTBC행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 라고 설명했다.

 

 

유재석 역시 그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이 있었을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여러 지상파 고정예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새로운 예능에 도전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었다. '나는 남자다'가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해도 애정을 가지고 했었고, 최근엔 '동상이몽'까지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들이 케이블과 종편 만큼 아이디어가 신선하지 못했으니 그에겐 갈증도 상당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예능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JTBC의 제안은 여로모로 그에게 끌리는 것이 아니였을까 싶다.

 

JTBC는 그야말로 국민MC 유재석의 영입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 같다. 그간 투자했던 노력이 거물예능인의 입성을 이끌은 것이니 그들의 자부심은 더욱 커지지 않을까 싶다. 손석희 영입 못지 않은 또 하나의 신의 한수로 유재석의 예능영입이 꼽히지 않을지. 제작진은 이런 포부를 " JTBC 예능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국민 MC’ 유재석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불러일으킬지 기대 된다 " 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재석의 JTBC 진출로 예능 경계는 더욱 허물어지게 되었다. 다양한 인재들이 케이블과 종편으로 진출해서 방송포맷의 실험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유재석이란 천군만마를 얻은 JTBC는 종편이란 작은 그릇을 벗어나 더욱 큰 마당으로 점점 외연 확장시킬 것 같다. 아낌없는 투자의 결과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으니, 이를 마냥 우려의 시선으로 보기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국 투자의 방향이 어떠했냐가 이룬 결과다. 기존 지상파 방송을 따라가기 보다 방송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결과다. 그것을 종편이라고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상파가 변화를 멈춘 상황에서는 더이상 성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케이블 Tvn과 종편 JTBC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던 것은 새로운 시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상파는 인재를 뺏겼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새로운 인재를 발굴해서 다시금 옛 영광을 찾으려 해야 할 것이다. '복면가왕', '마이리틀텔레비전', '프로듀사' 등이 주목받는 걸 보면 어쨌든 공중파도 새로운 도전만이 답이란 걸 알 수 있다. 하여튼 유재석의 JTBC 진출은 단순히 종편의 성장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지상파도 방송 투자에 적극나서야 한다는 숙제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