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나혼자산다 도끼, 편견 깬 진정한 스웩 보여준 멋진 일침 본문

예능보기

나혼자산다 도끼, 편견 깬 진정한 스웩 보여준 멋진 일침


딘델라 2015. 9. 5. 08:18

MBC '나혼자 산다'에 래퍼 도끼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사실 도끼가 나온다고 했을 때 또 하나의 논란거리를 제공하는구나 싶었다. 방송 전 기사에 달린 댓글은 온통 비난 뿐이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예전에 도끼가 4가지쇼에 나왔을 때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돈자랑이 다 인듯 욕하는 사람들도 있고,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씁쓸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나혼자 산다'가 도끼를 출연시키는 것도 자극적인 이슈몰이처럼 비췄다.

 

 

 

하지만 방송 후에 도끼를 향한 반응은 그래도 한층 누그러졌다. 물론 여전히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의 소신있는 모습과 자수성가 스토리 그리고 반전 일상에 대해서 호감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다. 자막이라든지 MC들의 질문(얼마를 벌었냐)이 아무래도 어린 나이에 일군 성공에 직설적이긴 했지만, 그렇게 눈살을 찌푸릴 장면들은 없었다. 이미 도끼가 어느 정도 부를 이룬 건 충분히 케이블 등에서 회자되었던 일이다. 외제차와 명품 컬렉션이나 화려한 집 등은 눈에 익은 장면이었다. 그것을 장황하게 설명하지도 않았고, 호기심 많은 제작진들의 시선과 자막으로 관심을 표하는 정도였다.

 

 

중요한 건 도끼의 반전 일상을 보여주는데 있었다. 집은 화려하게 꾸몄지만 스타의 일상이라고 별것이 없었다. 반려동물 챙기고 집정리하고 마트도 가고 머리 염색도 하고 공연준비도 하고...그런 자신만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담겼다. 다만 반전이라면 그동안 편견으로 무조건 돈이 많으니까 화려하게 쓰겠지 싶었지만, 라면 좋아하고 염색약도 직접 사서 바르고 마트가서도 원플러스원을 선호하는 등 별다를게 없다는 게 반전이었다.

 

 

또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에 있으면 거의 음악을 만들고, 술/담배/욕/커피도 안할 정도로 의외로 금욕적인 면을 가졌다는 게 정말 반전이었다. 허세 가득한 힙합하면 왠지 술과 파티가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도끼는 공연 후에도 뒷풀이도 잘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 때문에 주변에서 애늙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평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소신있게 살려는 모습이 반전이었다. 일찍 성공했으니 더 절제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란 편견이 있었는데, 오히려 반대로 주변의 다른 유혹을 떨치고 철저히 자기관리를 했으니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던 게 아닌가 싶었다.

 

사실 그의 성공을 보면 부러울 수 밖에 없다. 요즘 같은 척박한 현실에서 인간이라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래서 도끼를 돈자랑과 허세의 아이콘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자수성가로 이룬 성공을 마냥 폄하하는 것도 정당하지 않다고 본다. 초등학교까지의 학력, 게다가 혼혈 그리고 가난...그의 배경은 성공을 위해선 최악의 조건이었다. 13살이란 어린 나이에 돈을 벌고 음악을 하고자 상경했고, 컨테이너 생활에 라면은 주식이었을 만큼 갖은 고생을 했다. 그럼에도 남들이 힙합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편견을 스스로 깨며 성공을 이뤘다. 작사 작곡 편곡 등의 재능과 노력으로 이룬 결과였다. 이른 나이에 힙합 레이블을 세웠고, 적은 비용 대비 수익 구조가 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기존 시스템을 넘었다.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으니 더 빨리 돈을 벌었을 뿐이다.

 

 

그리고 모은 돈을 평소 꿈을 위해 썼다. 가난한 시절 못누린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말이다. 늘 갈망하던 좋은 집과 멋진 차도 샀다. 다른 계약은 안해도 어머니와는 30%를 나눴다. 그것이 그의 철칙이었다. 그의 마지막 꿈은 하와이에 집을 사는 것이었다. 해외에 있는 아빠를 위해서였다. 이렇게 자수성가로 이룬 부를 자신을 위해서 쓰는 걸 누가 뭐라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돈자랑이 아닌 가난한 세월에 대한 한풀이었다. 그것을 방송매체와 언론들이 자극적으로 다룰 뿐 그가 말하고자 하는 건 자신이 이룬 자수성가의 모습이 아닐까?

 

사실 나혼자산다에 출연하는 연예인들도 우리 기준에선 다 부자들이다. 육중완 김광규 황석정 등 현실을 반영한 스타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자수성가한 스타들이다. 또래보다 일찍 성공해서 집을 장만한 아이돌도 나오고, 남자들의 로망을 멋지게 이룬 스타들도 있다. 한데 유독 도끼에게만 돈자랑이란 편견을 보낼 필요가 있을까 싶다. 섭외에 대해서 비난을 하려면 초심을 잃고 공감대를 살리지 못한 제작진이 받아야하는 거지, 도끼와 같은 출연자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선 안될 것이다. 어쨌든 도끼처럼 사는 사람도 있는거고 그것을 그냥 예능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그래도 도끼는 나름대로 자신의 소신은 펼쳤다. 마냥 허세만 떠는 게 아니라 정말 애어른 같이 굳은 소신이 커 보였다. 특히 인상적인 게 바로 허세로 점철되는 힙합에 대해서 일침을 가하는 모습이었다. " 포인트를 알아야 한다. 가사에 돈 시계 차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것만 처음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망생들이나 꿈을 꾸는 신인래퍼들만 보면...본인 지금 삶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래퍼라면. 하지만 처음부터 엄마카드로 사치를 해서 그 이야기를 하면 그건 안맞는거다. 본인 지금 상황으로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로 성공해서 부를 얻었을 때 그 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자랑스럽고 멋있는거다. 전 없을 때는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도끼의 일침은 그의 편견을 깰 정도로 멋지게 느껴졌다. 정말 맞는 말이 아닐지. 요즘 래퍼들의 어긋난 허세와 디스 때문에 힙합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그의 말대로 본인의 삶에 맞게 이야기를 해야 그것이 진정한 스웩이었다. 남들처럼 화려해 보이는 랩가사를 따라한다고 애써 자신의 삶과는 동떨어진 걸 읊어대니 허세만 부린다고 비난을 하는 게 아닐지. 그의 표현대로 성공한 후 부를 말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무작정 화려함만 쫓아서 엄마카드로 사치부터 부린다면 그것은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겪지도 않은 걸로 내가 이루지도 않을 걸로 과장하고 허세를 부린다고 누가 인정할까? 지금의 자신을 솔직히 표현할 때가 공감도 큰 법이다. 힙합이 어느때보다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부정적 인식도 커져가는 만큼 도끼의 일침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는 래퍼에게만 해당되는 말도 아니다. 우리도 남들 눈치보며 분수에 넘치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그것을 자랑인 듯 여기지만 실상 허울 좋은 껍데기일 때가 많다. 어쨌든 누구나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런 일침이 도끼의 평소 소신을 느끼게 해서 달리 보였다. 겉모습만 보면 마냥 허세만 떠는 철부지 래퍼 같아도, 이런 진중한 생각도 할 줄 아는 반전의 청년이었다. 사람들은 가사 속 단편적인 몇가지에 집중해 자칫 돈자랑한다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성공스토리를 말할 뿐이었다. 사실 허세란 없는 걸 가진척 하는 게 허세다. 없을 때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당당히 말하는 그는 꿈을 이룬 자의 진정한 스웩을 보여줄 뿐 어찌보면 허세를 떠는 게 아닌게 아닐까? 하여튼 이렇게 단단한 소신을 가지고 있으니까 모든 악조건을 이기고 성공을 이룬 게 아닐지. 도끼를 보니까 성공하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어 보였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자수성가로 성공하려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절실함이 컸던 만큼 자신의 모든 역량과 노력을 힙합에 집중한 결과가 지금의 도끼를 만든 것 같았다. 바로 일만시간의 법칙을 그대로 실천한 도끼였다. 여전히 도끼에 대해선 엇갈리는 시선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그 소신만은 정말 인정해주고 싶었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