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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겨울바람이분다 송혜교-조인성, 독기품은 연기력과 비주얼, 이름값 입증한 무게감 과시 본문

Drama

그겨울바람이분다 송혜교-조인성, 독기품은 연기력과 비주얼, 이름값 입증한 무게감 과시


딘델라 2013. 2. 14. 10:14

방송전에 여러 논란으로 화제를 뿌린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소리만 요란한 빈깡통이 아니였음 보여줬습니다.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는 나올 수 없다했지만, '그 겨울'은 그런 우려를 날리며 첫방부터 영화처럼 강렬한 몰입을 선사했습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연출, 그리고 작가 노희경이 원숙하게 풀어낸 각본! 무엇보다 이를 제대로 받춰주는 명품연기를 선보인 주연 송혜교과 조인성의 환상 조합은 그야말로 3박자를 완벽히 갖춘 월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특히 파격적인 1,2회 연속방송은 신의 한수였다. 가장 흥미진지한 오수와 오영의 재회를 긴장감 넘치게 풀어내며 앞으로 이들이 어떤 관계로 발전할지 궁금증을 낳게 했습니다. 비난을 들으면서도 연속 방송을 밀어붙인 SBS가 이렇게 공들인 이유가 있었다. 보통의 노희경표 드라마가 마니아 드라마란 편견부터 뚫어야 했습니다. 1,2회로 이어지는 초반 스토리는 탄탄한 드라마적 요소가 충분했습니다. 어릴적 헤어진 오수 오영남매의 이야기와 또다른 오수의 이야기로 펼쳐진 흥미로운 전개는 노희경의 필력과 더불어 원작과 다른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특히 첫방 호평을 이끈데는 두 배우의 덕이 큽니다. 예전보다 못한 비주얼이라 굴욕을 당했던 조인성은 '그 겨울'에서 언제 그런 소리를 들었냐싶을 만큼 멋진 비주얼을 선보였습니다. 긴 기럭지로 세련된 패션을 뽑낸 조인성은 패션쇼를 연상할 정도로 화려한 옷 맵시를 자랑했죠. 비주얼을 회복한 조인성은 차갑지만 아픔많은 오수를 멋지게 소화했습니다. 어머니가 고아원에 자신을 버리고 간 이후 홀로 세상에 남겨진 오수는 그 외로움을 겜블러의 화려한 삶으로 보상받으며 살았습니다. 목표가 없는 초라한 인생도 그냥 살면 그뿐, 그에게 인생은 커다란 도박판이었습니다.

 

그러다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친한 오수와 인생이 뒤바뀌게 됩니다. 또다른 오수는 PL그룹의 외동아들이라 말하는 허풍많은 동생이었죠. 그에겐 대기업 상속녀로 헤어진 동생 오영(송혜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78억 횡령죄를 뒤집어쓴 오수(조인성)를 따라가다 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오빠 오수가 차 사고로 죽는 그 순간 동생 오영은 오빠를 찾아서 그곳에 있었죠. 조인성이 연기한 오수는 이 남매의 비극적인 재회를 바라보며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1년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오수는 겜블러로서의 인생도 종치게 되었고, 78억까지 갚을 위기에 처해졌습니다. 추락의 위기에 빠질때 오수 앞에 PL그룹 변호사가 나타나죠. 오수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기회임을 알고 죽은 오수인척 했습니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던 오수는 죽은 오수 대신 상속을 받아 빚을 갚을 궁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일은 만만치 않았죠. 죽은 오수의 여동생 오영(송혜교)은 세상에 완전히 마음을 닫아 누구도 믿지 않았습니다.

 

조인성은 죽은 오수 역할을 능청스럽게 해내며 멋진 연기력을 뽑냈습니다. 오수는 PL그룹 사람들을 만나자마자 불꽃튀는 견제를 보여줬지요. 겜블러 생활로 사람들의 심리는 제대로 꿰뚫는 오수는 자신을 의심하는 PL사람들을 막힘없이 속였습니다. 특히 야망 가득한 왕비서(배종옥)를 당황시키며 그녀의 약점을 공격하는 모습이 통쾌했습니다. 이렇게 첫판부터 오수에 푹빠진 조인성은 허세없이 물오른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연기력과 비주얼 모두 완벽하게 조인성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또한번 조인성 신드롬을 일으킬 것 같았습니다.

 

 

송혜교가 연기한 오영은 시각장애인으로 앞을 볼 수 없음에도 누구의 도움도 원치 않는 참 당차고 똑똑한 여자였습니다. 대기업의 상속녀로 사방에 적들로 둘러쌓인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누구보다 잘알았습니다. 어떤 누구도 믿지마라. 그녀의 인생이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왕비서(배종옥)와 눈이 맞아서 엄마의 자리를 차지할때부터, 그리고 엄마가 오빠만 데리고 집을 나갈때부터, 그리고 갑자기 눈에 이상이 생겨서 시각장애인이 될때부터 몸도 마음도 완전히 세상과 문을 닫았습니다.

 

왕비서가 오빠의 편지를 빼돌리는 것을 알자 오영은 곧바로 오빠를 찾아갔지마, 그날 자신의 오빠가 죽은 지도 모른채 오영은 위독한 아빠의 소식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1년이 흐른 후 오빠라는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오영은 더욱 세상에 문을 닫은 직후 였습니다. 의문스럽게 아버지가 죽은 후 단 한번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은 오빠에 대한 원망이 컸습니다. 오빠 또한 재산을 탐내는 그들과 똑같다 여기며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자신을 냉정히 내치는 모습에 분명히 마음을 닫은 이유가 있음을 직감한 오수는 그것을 역이용하려고 오영의 집에 들어와 살기로 했습니다. 동생이 왜 저렇게 변했는가 오빠의 근심섞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돈이 목적이었기에 오영의 도도한 모습이 그저 부자집 철없는 여자의 모습으로만 비춰졌지요. 하지만 오수는 제대로 오영에게 뒷통수를 맞았습니다.

 

오영이 이토록 오수에게 마음을 닫은 이유는 오빠에 대한 실망감이었습니다. " 니가 하나뿐인 동생을 그렇게 사랑했다면 넌 내 싸가지, 재산이니 소송이니 말하기 이전에 눈은 왜 다쳤냐? 멀쩡하던 눈은 왜 그러냐? 그걸 먼저 물어야 하는게 아니니? 많이 아팠겠다. 오빠도 아프다....너에게 따뜻한 첫인사를 바란건 아니지만, 이건 아니지 21년만에 나타난 오빠가 눈먼 동생한테.." 송혜교의 절절한 연기가 일품이었던 이 장면은 오영의 심리를 잘 대변주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오수는 목적자체가 돈이었고 사랑을 받지않고 자랐기 때문에 남매가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그저 오영을 다른 돈많은 여자와 똑같다 여겼기에 그녀의 아픔을 볼 수가 없었죠. 단순하게 오영의 환심만 사서 돈만 얻으면 그만이라 여겼던 오수에게 오빠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오영의 마음을 산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지 느끼게 했습니다. 진심이 없다면 오영은 절대로 마음을 열지 않을 여자였습니다.

 

오수는 오영이 남들에게는 장애를 받아들이고 남의 도움을 거절하지 말라면서, 자신은 그러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오수는 왜 남의 도움을 거절하냐며 오영 스스로 마음을 닫고 세상에 다가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을 꼬집어줍니다. 그리고 자신과 닮아보이는 외로운 그녀에게 끌린 오수는 오영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살아온 자체가 참 많이 닮아있었죠.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를 받아들이며 사랑해갈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드라마 시작전 하이힐 논란으로 연기의 자세가 안되었다 질타를 받은 송혜교는 완벽한 시각장애 연기로 모든 우려를 날려버렸습니다시선처리와 한발 한발의 움직임 모두 진짜 앞이 보이지 않는 듯 리얼하게 표현했습니다. 무엇보다 외딴 궁전에 홀로 남겨진 외로운 공주처럼 여리지만 절대 여린척 하지 않으려 악으로 버티는 오영을 완벽히 그려냈습니다. 똑똑하게 왕비서(배종옥)의 속내를 꿰뚫며 완벽주의자 답게 철저하게 반격하는 그녀의 도도한 모습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이처럼 차갑고 도도하지만 어딘가 여린 오영을 보면 '송혜교가 연기를 이렇게 잘했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처럼 첫방 몰입도를 살린 것은 송혜교와 조인성의 명연기입니다. 두 사람은 오랜 공백기를 깨고 '그 겨울'을 통해서 오랜만에 시청자를 찾았죠. 하지만 드라마 시작전에는 두 사람에 대한 우려가 많았습니다. 청춘스타로 레전드를 찍을 당시에 좋은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함께 연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늦게 만나는 것이 아닌가? 란 우려의 시선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탑스타라도 이미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버린 조합! 비주얼이 한풀 꺽인 이들이 너무 늦게 로맨스에서 만났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이런 우려는 드라마 시작과 함께 싹 사라지며, 송혜교와 조인성의 환상 조합에 감탄하게 했습니다.

 

오히려 물오를대로 오른 성숙해진 두 배우의 연기력과 비주얼은 도리어 대박이었습니다. 특히 연기력면에서 시간이 지난 만큼 원숙해진 두 배우는 오영 오수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명품연기로 압도했습니다. 송혜교과 조인성이 뒤질세라 명연기 대결을 펼치니 몰입도가 확 살았죠.

 

오랜만에 제대로 이름값하는 배우들이 무게감을 가지고 좋은 연기력과 작품성까지 겸비한 드라마를 선보였습니다. 오랜 공백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모두의 우려를 날리면서 작정한 듯 독기품은 연기력과 비주얼을 선보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두 사람의 조합에 너무 늦었다 의구심을 가질때 우린 절대로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 송혜교와 조인성! 이 드라마는 조인성과 송혜교 그리고 노희경에 가진 편견아닌 편견을 깨줄 수 있는 그런 명작이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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