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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서영이, 주말드라마 판도 깬 레전드 사랑 고백 본문

Drama

내딸서영이, 주말드라마 판도 깬 레전드 사랑 고백


딘델라 2013. 3. 3. 12:56

그간 통속적인 주말드라마는 언제나 주인공간의 감정 폭발과 사건이 중간마다 터지며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자극했습니다. 하지만 여느 주말드라마와 다르게 '내딸 서영이'는 주인공 우재와 서영이의 감정이 참 늦게 전개되었습니다. 초반 우재가 서영이를 사랑하고 둘이 결혼하는 과정은 LTE급 전개 만큼 빨랐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결혼 후 이혼하기까지 서영이가 마음 속 꽁꽁 감춰둔 견고한 진심의 탑을 무너뜨리는 과정은 더뎠습니다. 사랑이었지만 도피이기도 했던 서영이의 우재를 향한 마음은 늘 미안함 속에서 엇나갔습니다.

 

 

그래서 서영이는 어릴때부터 꼿꼿하게 버티어 살아오던 자신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꼿꼿함 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살았던 서영이는 그 진심을 털어놓기까지 먼 길을 돌아야만 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속이 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데 왜 그렇게 늘 엇나가고 오해만 할까? 서영이는 어느때보다 우재가 필요했지만, 미안해서 우재를 잡을 수 없었고 그것이 우재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재는 서영이를 이해하기까지 오랜시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딸 서영이가 가지는 느림의 미학입니다. 느리지만 차곡 차곡 서로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해 가는 것! 우재는 그렇게 서영이가 아버지를 버린 이유를 알아갔고, 서영이가 홀로 시간을 가져야 함을 알아갔고, 자신이 기다려줘야 하는 것도 알아갔습니다. 보통의 남주들이 여자를 리드하며 여자를 설득시키는데 반해서 우재는 불쌍하리만치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습니다. 오로지 서영이가 마음을 문을 열때까지. 그래서 서영이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우재에게 진심을 고백하는 순간 시청자는 오랜 기다림만큼 서영이의 절절한 사랑고백에 감동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영이는 죄책감과 두려움에 쌓인 우재의 고백을 들었습니다. " 아버지한테서 도망치고 싶어 나한테 온건데. 그래놓고 죄책감에 웅크리고 살았던 넌데. 아버님이 잘못되시면 우린 끝인 거지. 그래서 너무 겁이 나서 널 못보겠어. " 서영이가 자신과의 결혼을 후회한다 오해한 우재는 서영이 도피때문에 자신을 선택했다 생각했죠. 삼재가 잘못되면  서영이와 끝이라 생각한 그는 절망으로 지쳐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영이는 우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파서 누워있는 아버지를 볼때마다 우재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우재의 빈자리를 아버지의 빈자리 만큼 그리워했던 이서영은 자신의 마음을 오해하고 괴로워하는 우재를 향해서 참고 참았던 진심을 털어놓았습니다.

 

 

" 우재씨 그거 아니야. 아버지한테 도망칠려고 우재씨한테 간게 아니야. "

 

" ...나는 살면서 좋다 싫다 아프다 보고싶다 표현 못하고 살았어. 나는 항상 참고 속으로 생각하고 그런게 버릇이 되어서. 상우말고 먼저 내 마음 알아준 우재씨가 고마웠어 좋았어. 우재씨가 미국으로 갔을때 하루 하루 땅이 꺼지는거 같았어. 내가 너무 미안해서 우재씨한테 마음 못 연거야. ......우재씨에게 조금이라도 못난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았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못 털어놨어. 우재씨 잃을까봐 무서워서. 아버지 버린 내가 부모가 된다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그래서 아이도 못가졌어. 미안해요. 사랑했어. 우재씨 사랑해서 그랬어. 지금도 그래. 난 우재씨 사랑하고 필요하고 우재씨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

 

49회만에 드디어 서영이가 우재를 향해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꼿꼿해서 차갑게 밀어내기만 하던 서영이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진심을 털어놓으며 울먹였습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울먹이며 용서를 구하듯 서영이는 꾸미지 않은 진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모습은 쉽사리 보여주지 않는 서영이의 참모습이었죠. 엄마의 유골을 강에 뿌리며 울먹이던 때처럼 주체할 수 없이 떨리던 모습이었습니다.

 

매번 서영이가 속으로 삭히며 표현하지 않았던 진심은 우재를 너무 사랑했다는 그 마음이었습니다. 매 순간의 선택이 모두 우재를 사랑했기기에 한 일이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 것도, 아버지를 버린 이유를 털어놓지 못한 것도 그리고 끝까지 꼿꼿했던 것도 다 우재를 사랑해서 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영이는 지금도 우재가 옆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서영이의 사랑고백은 여자주인공의 절절한 사랑고백이라 더 눈길을 끕니다. 끝없이 이해하고 기다리는 남주와 상처로 자신을 놓지 못하던 꼿꼿한 여주가 한순간에 자신의 감정을 쏟아부어 완성된 아름다운 사랑고백은 보기드문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이보영은 그냥 이서영이었죠. 완벽하게 서영이의 감정을 전달하며 명연기를 보여준 이보영은 마지막까지 서영이의 섬세한 감정을 전달하며 시청자를 울렸습니다. 아이처럼 떨리던 상기된 목소리는 꼿꼿한 서영이의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게다가 이상윤은 절정의 감정연기를 말 한마디 안하고 표정으로만 보여줬습니다. 서영이의 고백이 이어지는 순간 섬세하게 변하는 표정연기는 이상윤의 연기를 돋보이게 했습니다. 얼었던 마음이 풀리듯 서영이의 진심에 감동한 우재를 연기한 이상윤은 어느때보다 멋져보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애절한 명연기와 뛰어난 작가의 역량으로 주말드라마라 믿기 힘든 레전드 고백신이 탄생되었습니다.

 

 

49회만에 터진 사랑고백은 주인공의 감정이 차곡차곡 완성되어 왔기에 더 감동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서영이만의 차별일 것입니다. 내딸 서영이는 49회에서야 서영이 가족에 대한 모든 전말이 공개가 되었습니다. 서영이 아버지 삼재가 우재를 구하다 다쳤다는 것을 뒤늦게 안 강기범과 차지선은 염치라는 말로 서영이를 한순간에 용서했습니다. 우재 역시 삼재가 결혼식을 봤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처럼 서영이 가족간의 모든 일은 끝까지 비밀처럼 더디게 드러났습니다.

 

서영이는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는 어떤 이해도 구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 우재 가족이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서영이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 작가는 끝까지 서영이의 감정선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저마다 사건을 겪게 되면서, 어쩌면 서영이도 그랬을거야 라며 서서히 서영이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처럼 이서영을 철저하게 기다려주는 존재로 남겨놓은 것이 작가의 신의 한수가 되었습니다. 결국 서영이가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깨닫는 순간, 오랜세월 묵혀두었던 세상과의 앙금도 풀리게 되었고, 뒤늦게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모두에게 진심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더 늦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서영이는 그렇게 우재에 대한 감정도 폭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49회를 끌어오면서 소현경 작가는 놀랄만큼 섬세한 감정선을 이끌었습니다. 우연히 녹음된 아버지의 목소리처럼 과거의 어느 한장면도 놓치지 않고 모두 연결되었고 설명되었습니다. 농축된 스토리와 감정이 결말을 앞둔 상황에서 물고터지자 시청자들의 감동 역시 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작가의 질기도록 섬세한 감정선은 통속적인 주말드라마의 판도를 깨버리면서 높은 완성도와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명장면을 완성시켰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키스신마저 참 소중했지요. 아버지의 희생이 딸의 사랑을 완성시켜준 것이니까요. 아버지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것은 완전히 서로를 이해한 서영이와 우재의 사랑이었을 것입니다. 죄책감으로 또다시 상처만 안고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망도 없이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버지가 원하는 딸 서영이의 행복이겠죠. 그래서 사랑고백 장면은 삼재의 죽음여부와는 상관없이 우재와 서영이가 결합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때까지 삼재의 죽음이 새드냐 해피냐를 가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49회 엔딩을 보니 작가님을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결말이 나오던 지금까지 완성해 놓은 내딸 서영이를 어느때보다 빛내줄 아름다운 결말을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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