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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내 연애의 모든 것 이민정, 밀실정치 풍자한 통쾌했던 한마디


딘델라 2013. 4. 11. 08:34

정치와 멜로 과연 어울릴까? 이런 궁금증에서 본 내연모는 우려를 날리며 연신 속시원한 정치풍자와 진보 보수라는 극과 극의 대립각에선 노민영과 김수영의 아슬한 감정을 잘 버무렸습니다. 연애란 결국 치열한 남녀의 싸움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녀와 똑 닮은 정치는 연애와 참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내연모의 수훈은 배우들의 연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통통튀는 정치멜로를 완성하기에 신하균과 이민정의 합은 너무나 절묘했습니다. 강한 자신감과 오만이 똘똘 뭉쳐진 김수영은 쓰레기 정치판을 경험한 후 사퇴 결심을 하지만, 소수 진보당의 열혈정치인 노민영을 만나고 인생이 완전히 꼬이게 되지요. 자신이 속한 대한국당(보수)의 직권상정에 원치 않게 엮이며 노민영(녹색정의당)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다가 그녀에게 점점 관심을 보이게 된 김수영! 신하균은 코믹에서 진지한 멜로까지 완급 조절을 하면서 명품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찌질해 보이지만 할말하는 '야도 까고 여도 까는 모두까기 의원' 김수영을 연기한 신하균은 역시 신하균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는 작정한 코믹멜로를 보여주며 개성 강한 김수영캐릭터를 연기로 완성했습니다. 거침없이 쏘아대는 보수정치의 문제아답게 속사포같은 말빨은 뒤틀림없는 발성으로 완벽하게 구연되었고, 코믹한 표정연기는 최고입니다. 뽀글머리마저 매력으로 만드는 신하균의 연기가 내연모의 전반을 지배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민정은 캐스팅 당시 연기력에 대한 우려를 날리며 캐릭터에 참 잘어울렸습니다. 이민정 특유의 앵앵거리는 목소리는 드라마 '빅'에서는 작위적으로 보였었죠. 캐릭터 자체가 유약한 이미지라서 더 튀었습니다. 하지만 내연모에서는 강단있고 직설적인 캐릭터로 인해서 발성에 힘이 들어가서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통통튀는 방대한 대사도 거침없이 날리는 모습이 이번만은 이민정에게 딱 어울리는 배역을 선택한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그녀의 밝은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를 중화시키며 멜로와 정치를 절묘하게 그려냈습니다.

 

 

이렇게 주연배우들이 좋은 연기합을 보여주고 있는 내연모는 정치멜로기 때문에 정치풍자에 대해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풍자는 우리가 이미봤던 정치인들의 행태를 재연수준으로 신랄하게 비판했죠. 초선 김수영은 보수의 부패와 비리, 진보의 무능함을 거침없이 비난하며 이런 정치인을 뽑은 국민도 문제라며 '국민멍청론'을 들고나왔습니다. 또한 언론법을 다수의 힘으로 날치기 통과시키는 보수 여당(대한국당)의 치졸한 모습도 막힘없이 풍자했습니다. 이들은 눈엣가시같은 김수영을 이용해서 야당(민우당,녹색정의당)의 시선을 분산시킨 후, 몰래 언론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미끼를 물은 야당은 노민영의 소화기 사건으로 폭력정치라는 비판에 직면했고, 여당은 다친 김수영을 이용해서 국민의 시선을 야당으로 돌려놓았습니다.

 

2회에선 이렇게 되풀이 되는 날치기 사건이 왜 흐지부지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지요. 여당은 날치기 통과라는 비난을 덮기 위해서 김수영을 제대로 이용했습니다. 아프지 않은 김수영을 병원에 장기입원 시켜놓고, 김수영 모르게 노민영을 고소했습니다. 초선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끼던 김수영은 사사건건 당의 결정이라는 뻔뻔한 행태에 짜증이 났습니다. 그러다 노민영 측은 여당의 날치기가 대리투표임을 알게 됩니다. 병원에 있는 김수영을 대신해 찬성표를 날린 것이죠. 노민영은 여당을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이때 여당이 이를 덮기위해 연예인 스캔들을 운운하는 모습이 절묘했습니다.

 

결국 노민영 측의 권한쟁의는 헌재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한국당의 승기로 돌아가게 되었죠. 이렇게 결론이 나자 민심을 돌려야 한다며 대한국당과 민우당은 국회정상화 논의라는 협상테이블을 꺼내들었습니다. 법안을 두고 투쟁했던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나 떠나간 민심을 걱정하며, 서로의 이미지를 찾겠다며 협상을 결정했지요. 이를 본 노민영은 민우당을 향해 " 기억안나세요? 대한국당 날치기 때도 먼저 농성풀고 화해하자 그래놓고 뒷통수쳤다. 왜 맨날 당해놓고 또 당하려고 하세요. " 항변했습니다. 그러자 민우당은 그들이 적이지만 크게 보면 나라살림을 하는 동지라며 밀실정치를 꼬집는 노민영에게 역정을 냈습니다. 소외될까 걱정하던 녹색정의당 고동숙(김정난)은 눈을 크게 뜨자 했습니다. 힘이 있으면 너무 구리고 힘이 약하면 또 무능한 국회의 적나라한 모습이 그대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렇게 이들은 술집에서 밀실테이블을 가지게 됩니다. 서로 그렇게 싸우던 이들은 술판을 벌이며 얼싸안고 놀았지요. 여와 야의 상생을 말하며 좋던 싫던 함께가는 동지임을 보여준 이들은 그야말로 밀실정치의 극치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여야 수장은 초선의원인 노민영과 김수영을 불러 화해의 러브샷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노민영은 이런 추태를 보며 컵을 집어던지며 분노했습니다. " 애국? 애국한다고 그랬냐? 까고 있네. 애국이 국어사전에서 썩어빠지겠다. 이 개자식들아~ " 날고 기는 노년의 정치인을 향해 욕설을 날린 노민영! 그녀의 눈에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썩어빠진 정치인들이었습니다.

 

" 국민염원이라고요? 낮에는 너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물어뜯고 싸우다가 야밤에는 비싼 폭탄주 들이붓고 블루스 추는게 국민염원이야? 이러고 날 밝으면 또 싸울거잖아. 니탓 내탓 할거잖아?.... 내가 아는 민주주의는요? 이렇게 어둡고 구린내 나는 골방에서 니들끼리 하는게 아니라구요. 저기 밖에서 햇볕아래서 떳떳한데서 국민 모두가 다 같이 하는거거든요. 이러니까 국민들이 정치가 정치인들이 국민 뜯어먹고 산다고 하는거거든요. " 눈물을 흘리며 기성 정치인들을 향해 쓰디쓴 일침을 가한 노민영! 이래서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느낀다던 그녀의 통쾌한 한마디는 기성정치의 도돌이표 무능과 구린 구태를 적나라하게 비꼬았습니다. 이민정의 연기력이 빛난 속시원한 명장면이었습니다.

 

여당은 온갖 술수로 법안을 상정하고 야당은 그런 여당에게 늘 당하며 무능을 선사하고, 이렇게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이 결국은 밀실 속에서 서로의 이익만을 위해서 야합하고 이끌어온 것이 우리의 정치판입니다. 뭐하나 통쾌하게 이끌지 못하는 야당이나 매번 구린내 풀풀 풍기며 다수의 힘으로 몰아붙이는 여당이나 진정한 민주주의를 행하는 것일까? 서로 죽일듯이 싸우지만 언제나 비슷하게 끝나버리는 이들! 니탓 내탓을 하기전에 국민이 함께하는 정치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언제나 국민만 뜯어먹고 결론은 흐지부지 자신들의 입지만 안정권으로 찾으면 그만인 이들에게 희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회정상화 논의도 진정한 민생챙기기가 아닌 이미지 때문이고, 끝끝내 여당과 야당의 자리에 만족하고 끝나는 이런 결과가 기성 정치인의 한계를 안고있는 국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신랄한 풍자는 노민영과 김수영이 왜 초선의원으로 극과 극의 대립 속에서 사랑을 이끌 수 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죠. 두 사람은 가는 길은 달라도 현실에 도움이 되는 민생안을 위해서 뭉치게 됩니다. 의원이 2명 뿐인 녹색정의당은 여야가 문제가 아니라 힘을 모아 안건을 처리하자고 김수영에게 묻지요. 국민들이 자살하고 희망이 없는 정치에 못해도 안전망은 있어야 한다는 그녀는 김수영과 함께 기성 정치인과 다른 밀약을 보여줍니다. 대립적인 관계지만 분명히 국민을 위한 일에 서로가 뭉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의 사랑으로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민영의 당찬 모습에 반한 김수영은 마귀할멈이라 불렀던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내연모는 신랄한 정치풍자로 왜 이들의 연애가 필요한지 그 당위성을 부여했지요. 연애로서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표현하는게 바로 내연모의 정치멜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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