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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첫방 명품아역 김유빈, 성인배우 기죽인 연기력 본문
아이리스2 후속작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가 첫방송 되었습니다. 천명은 이동욱과 송지효 그리고 아역배우 김유빈양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이라이트가 공개될 때부터 화려한 영상미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천명'의 첫방은 기대만큼 멋진 연출과 흥미로운 내용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인종독살설을 배경으로 한 '천명'은 훗날 인종이 되는 세자 이호와 문정왕후의 첨예한 갈등에 얽히게 된 내의원 최원(이동욱)의 이야기입니다. 시작부터 도망자가 되어 쫓기는 최원과 딸 최랑(김유빈)의 안타까운 모습을 영화처럼 보여준 '천명'은 화려한 연출이 '추노' 만큼 멋졌습니다.
조선의 딸바보 최원은 의원명문가에서 태어나 뛰어난 의술을 물려받았으나, 몹쓸 병에 걸린 딸때문에 자신의 의술을 숨기고 날라리 내의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돌팔이라 불리며 내의원 내에서 무시를 받고 있지만, 이것은 다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처세술이었죠. 자신의 의술은 딸을 살리는데 쓸 뿐, 정쟁에 휘말려 억울하게 돌아가신 조부로 인해서 내의원이란 직책에 엄청난 회의를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자 이호(임슬옹)의 계모 문정왕후는 엄청난 야심가였죠. 그녀는 야망을 위해서 자신이 낳은 경원대군을 왕으로 옹립하려 했고, 끝없이 이호를 위협했습니다. 중병에 시달리던 중종이 드디어 양위를 선언하려 하자, 문정왕후와 그 측근들은 세자를 죽이려 독살과 폭약설치등 온갖 계략을 꾸몄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호가 유일하게 믿을 위인은 바로 최원이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최원의 조부는 이호를 살려준 내의원이었고, 비록 그를 지켜줄 수 없었으나 친구나 다름없던 최원만은 자신의 편에 남기를 바랬습니다. 허나 최원은 정치라면 지긋하고, 이호에 대한 원망과 딸에 대한 걱정으로 대의따위는 상관없었습니다. 그런데 딸을 살리기위한 금서를 얻기 위해서 억지로 동궁전에 들어간 최원은 또다시 엄청난 정쟁에 휩싸이게 됩니다. 세자를 죽이기 위해 동궁전에 설치한 폭약이 터졌고, 문정왕후는 세자에게 " 이번만은 죽어줘야 겠다 " 며 무서운 카리스마를 내뿜었습니다. 이렇게 첫방은 세자 이호를 죽이기 위한 극한의 대립이 흥미를 끌었고,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 최원의 깊은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비주얼과 풍성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이날 '천명'은 아직은 백점이라 말할 수는 없어보였습니다. 바로 월메이드 드라마를 망치는 주연급 배우들의 연기가 옥에 티 였습니다. 비중이 가장 큰 주연 이동욱, 송지효, 임슬옹은 발성과 목소리가 다들 붕떠서 몰입감을 떨어뜨렸습니다. 사극 연기가 처음이라고 하는 이동욱은 현대극에서 늘 좋은 연기를 보여줬기에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사극발성은 그에도 쉽지 않았습니다. 비주얼과 표정연기는 참 좋은데, 사극에 맞지 않는 발성과 대사처리는 미숙해 보였지요. 가볍고 높아보이는 톤이 사극과 어우러지면 발음이 뭉게져 들릴 정도로 붕떠보였습니다.
그리고 사극경험이 많은 송지효 역시 발전없는 무미건조한 발성이 독이었죠. 잔잔한 연기에선 나름 괜찮지만, 대사가 길어지기라도 하면 발음이 좀 씹히더군요. 그래서 이동욱과 붙는 씬에서는 주연임에도 '나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만 들뿐,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임슬옹은 영화 '26년'을 통해서 성장했다는 평을 들었지만, 대사가 많은 사극에서 가늘고 여린 목소리가 유독 어울리지 않더군요. 표정연기는 좋지만, 뭔가 정형화된 사극톤은 딱딱해 보였습니다. 아이돌들이 연기하면 이런 경우가 많던데, 배운대로 한다는 느낌때문에 자연스럽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첫방은 2% 아쉬운 주연감들이 적응이 덜 된 탓에 조연배우들의 열연이 더욱 빛났습니다. 회를 거듭하며 나아질거라 기대하지만, 뜻하지 않은 반전이었습니다.
이렇게 성인배우들의 연기력이 아쉬움을 더할때, '유난히 돋보였던 것은 명품아역이라 불리는 김유빈의 열연이었습니다. 김유빈은 첫방부터 성인배우 뺨치는 연기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유빈이는 깨물어 주고 싶은 깜찍한 모습부터 병에 시달려 아련한 모습까지, 애타게 만드는 사랑스런 랑이를 똑부러지게 소화했습니다. 태어날때부터 병약하여 아버지의 걱정을 달고 사는 랑이는 최원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병으로 인한 고통을 표현하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유빈이는 진짜 깊은 병에 걸린 아이처럼 리얼한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자신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지만, 또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좋은 딸은 아비를 원망하고 병을 원망했지요. 차라리 엄마처럼 죽고싶다고 외치는 랑이는 아버지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했습니다. 처량하게 울다가 숨이 턱 막혀서 쓰러지고, 침을 맞기 싫다고 호기를 부리다가 피를 토하던 랑이! 이렇게 중병에 걸린 연기를 유빈이는 실감나게 보여줬습니다. 랑이는 피를 토한 후 " 어머니한테 가기 싫어. 죽기 싫어. 침 맞아도 아버지랑 오래오래 살고 싶어. " 라며 절절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을 전했지요. 애절한 눈물연기를 보여준 유빈이는 성인배우들 기죽일 만큼 완벽한 감정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렇게 김유빈은 사극연기마저 명연기로 소화하며 명품아역임을 다시 입증했습니다.
만약 '천명'이 잘된다면 최고의 수훈은 유빈이 같습니다. 그만큼 김유빈의 존재감은 더없이 강렬했습니다. 타이틀 롤이 조선판 도망자 혹은 조선판 아저씨라 불린 만큼, 딸 랑이는 최원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고 지키고픈 강한 존재이죠. 아역배우의 존재감이 어느때보다 클 수 밖에 없는 '천명'에서 김유빈은 적격입니다. '애정만만세'에서 이미 뽀글 파마와 사투리 연기로 큰 사랑을 받은 유빈이는 아역배우란 말이 무색할 정도의 뛰어난 연기력을 가졌습니다. 이 조그만 명품아역에겐 그 어렵다는 사극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막 치아를 가는 나이에 발음이 셀 법도 하지만, 발음 하나 세지않고 똑부러진 대사처리를 보여주고 있지요. 몇몇 성인배우들이 어색한 연기로 고전할때 유빈이는 시청자를 휘어잡는 눈물연기와 똑부러지는 발성으로 어른 연기자마저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사극이 범람하고 그만큼 연기력 논란도 상당합니다. '해품달' 한가인의 국어책연기, '장옥정' 김태희의 고질적인 한계, '구가의 서' 수지의 비주얼만 돋보인 목석연기 등, 사극은 배우들의 한계를 더 잘드러나게 합니다. 이날 '천명'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나쁜 의미로 반전이 되었습니다. 탑스타들이 그 명성에 비해 아쉬운 연기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드라마판의 비극입니다. 그럴때마다 이들을 기죽이는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떠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김유빈 만큼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보여준다면야 연기력 논란이 일어날 일은 없겠지요. 김유빈이나 김유정처럼 어릴때부터 발굴된 몇몇 아역스타들은 타고난 연기력으로 나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을 듣습니다. 이런 아역들의 명연기를 볼때마다 타고난 연기력은 배워서 습득하는게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김유빈의 활약이 극의 몰입을 더해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주연급의 연기를 보는 것은 시청자로서 씁쓸했습니다. 아역배우보다 못한 평을 듣는 것은 배우들에겐 부끄러운 일이겠지요. 이는 주연급 발굴이 연기가 아닌 이미지나 인지도로 얻어진 결과입니다. 배우란 결국 연기로 평가받고 존재감을 드러내야 맞을 것입니다. 김유빈 만큼 성인배우들도 분발해서, 앞으로 '천명'이 멋진 연출만큼 연기도 좋다는 평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첫방은 이렇게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기대감을 더 가지게한 귀여운 유빈이의 활약으로 천명을 챙겨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