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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예체능, 반전매력 보여준 존박의 정곡찌른 한마디 본문
'우리동네 예체능'은 kbs가 어떻게 해서든 강호동 카드를 써먹기 위한 극약처방이었습니다. 강호동이 준비한 예능이 별다른 반응없이 엎어진 후 마지막 기대로 던진게 바로 예체능 컨셉이었죠. 다행히 그의 부진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유일한 프로가 예체능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체능이 최근 시청자 반응이 나오는 걸 보면, 강호동만 탓할게 아니라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만드는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정적이진 않지만 가끔 이 프로를 볼때마다 꽤 재밌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체능은 우리동네를 대표하는 동호인들과 진짜 경기를 하는 것이 신선했지요. 최근 존박 이지훈등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캐릭터도 다양해지고 볼거리 많아지면서, 땀흘린 결과를 긴장감 있게 지켜보는 자체가 큰 매력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배드민턴 경기는 1승이란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멤버들에게 불타는 의지를 선사했지요. 3번의 배트민턴 경기에서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주며 명승부를 펼쳤기 때문에 이번 경기로 팀1승을 얻를 거란 기대가 컸습니다. 더욱이 태릉선수촌에 입성해서 특훈을 했고, 따로 국가대표 코치가 쪽집게 과외까지 해주며 멤버들의 단점을 고쳐주었죠. 그만큼 예체능팀에게 이번만은 노력한 만큼 꼭 1승을 얻을 것이란 희망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상대해야할 전남 화순 동호인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금메달에 빛나는 국가대표 이용대를 배출한 지역답게 높은 실력을 가진 이들에게 예체능 팀은 한 승도 빼내지 못하고 3패를 하며 패배의 쓴맛을 봐야했습니다. 작은 동네 화순이지만 이용대 선수로 인해서 배드민터 동호인의 수준은 전국구였습니다. 게다가 이용대와 친분을 가진 지인부터 이용대와 선수생활을 해본 사람까지! 거의 이들은 이용대와 연을 만들려면 어거지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이용대의 빛나는 그림자가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었죠. 그런 점들이 빵터지는 웃음을 선사했지만, 1승만을 기대한 예체능 팀에겐 선수처럼 능숙한 동호인까지 끼어있다는 자체가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연신 반칙을 외치던 멤버들의 절실함이 그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첫경기부터 스케줄 때문에 연습에 빠졌던 이지훈이 낀 강호동 팀이 걸리면서 이상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에이스 포함 3팀 모두 내리 실수와 실력차에 무릎을 꿇으며 대패라는 씁쓸함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3전패의 쓴맛은 멤버들을 더욱 기죽였습니다. 아깝기라도 했다면 모두 자신감을 잃으며 고개숙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력차가 너무 뚜렷하게 난 아쉬운 경기가 이들의 위치를 절실히 깨닫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고전할때마다 애썼던 창민과 이종수는 큰 자책을 했습니다. 지난번 부산 경기에서 지기전까지 2승을 얻은 팀이라 아쉬움이 컸지요. 이종수는 이기고 지는걸 떠나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자고 했는데라며 울먹였고, 최강창민은 해외스케줄로 이종수에게 민폐만 끼친게 아닌가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패배후에도 서로가 어느때보다 응원을 보냈던 멤버들이었는데, 다들 충격이 컸던지 경기후에도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어떤 말도 할 수 없던 건 희망조차 잃어버린 탓이었죠. 너무 큰 차이로 무너진 것이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게 했습니다. 그랬기에 더욱더 모든 멤버들이 자책을 하면서 패배분석을 했습니다. 나 때문에 연습이 부족한게 아닐까? 연습에선 너무 잘했는데 왜? 복식이라서 연대책임이 더 무겁고 벅차더라 등등 모두들 저마다의 자책을 하면서 패배의 무거운 짐을 짊어졌습니다. 사실 패배분석이랄 것도 없었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었습니다. 연습 또 연습! 그것만이 유일한 해답이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낙담만하고 있을때 존박이 이 상황을 정곡 찌르는 한마디를 남겼죠. 멤버들은 아무말도 없이 멍하게 있는 존박에게 색다른 시각으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존박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 전 저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라는 소신을 들려줬습니다. 존박은 멤버들의 자책에 침묵했던 이유를 현재 멤버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 했지요. " 지금 시간이 얼마나 되었다고 우리가 몇년 동안 경기를 하던 동호인들과 맞서서 경기를 이겨요. 매주 연습가면 종수형 항상 열심히하고 있고. 여기 모든 사람들이 정말 얼마나 연습을 하면서 자기 직업을 버리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오는거에 속상해할건 아닌거 같아요. "
존박의 감동적인 소신이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그말을 듣는 순간 멤버들과 함께 승리에 집착하며 패배를 씁쓸해하던 저 역시 왠지 부끄러웠습니다. 존박의 말은 너무나 정곡을 찌른 말이었습니다. 예체능에 출연하는 동호인들은 멤버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시간을 그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에 투자했고, 그 노력과 땀에 비하면 예체능 멤버들이 단기간에 승리를 얻으려 흘린 땀은 비교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2달만에 2년이 넘는 그들의 실력차를 극복하고 쉽게 승리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요행이나 꼼수를 바라는 것이었죠.
생활체육인 동호인이 아마추어라 해도 단기간에 그들을 이기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체능 멤버들은 완벽한 팀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짧은 기간에 나마 개인통산 승리를 얻는 기적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시청자로서 어느새 이런 승리가 익숙해지고 쉽게 다가왔기에, 참패한 멤버들이 너무 못한게 아닌가 아쉬워만 했습니다. 하지만 존박의 잘하고 있다는 한마디는 그런 과정을 잊고 있던 마음에 큰 울림을 전달했습니다. 존박을 멍때리는 4차원 엉뚱보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가, 이렇게 정곡으로 진지한 말을 남기니 새삼 더욱 멋져보였습니다.
존박의 말처럼 모두들 바쁜 스케줄 와중에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열심히 땀을 흘렸습니다. 그래서 부담을 털고 즐기다 보면 언젠간 깨끗이 승리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처음부터 말이 동호인이지 이들에겐 높은 산이었습니다. 통쾌하게 이기는 모습을 매번 보여주면 좋으련만, 때론 크게 깨지며 자신의 실력을 똑똑히 보는 건 당연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실망할때 존박이 진지하게 보낸 응원의 말이 멤버들이나 시청자에게나 과정의 중요함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이처럼 존박의 어른스럽고 깊이 있는 말들이 예체능을 더욱 빛내줬습니다. 그는'방송의 적'을 통해서 톡특한 자기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사랑받고 있지요. 그렇게 얻은 캐릭터로 공중파까지 접수한 존박! 그런데 그의 매력은 독특한 캐릭터가 다가 아니였습니다. 이렇게 멤버들의 기를 살려주고 승리에 집착해 잊고 있던 도전 의미까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존박의 개념충만한 진지함이 반전매력을 보여줬습니다. 예능에 적응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진정성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죠. 존박이 투입되고 예체능이 더 살아난 건 엉뚱하지만 진실되게 예능을 느끼고 즐기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존박의 정곡찌른 조언이 예체능의 진가도 느끼게 했습니다. 아직 예체능이 성공을 이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진실함을 더해서 최선을 다한다면 시청자들의 마음도 더욱 사로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승리보다 때론 패배도 아름답게 즐겨야 한다는 걸 보여준 예체능! 다음주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