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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콩트의 신 유재석, 감동준 대박 프로정신 본문
관상특집은 그야말로 풍자성이 돋보인 레전드 추격전이었다. 지난 주 멤버들의 관상을 통해서 신분 계급을 나누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서로 왕이 되겠다고 다투는 멤버들과 천민 중의 천민 망나니가 결정되는 희비가 엇갈는 장면으로 빵터지는 웃음을 남겼다. 그렇게 미완성의 궁금함만 남겼던 관상특집의 실체는 타입슬립 추격전이었다.
그러나 관상의 이면에는 강한 풍자성이 짙게 깔려있었다. 왕, 양반, 상인, 광대와 기생 그리고 망나니까지! 신분사회의 조선시대를 콩트로 그려낸 이들은 민심을 들으라 직언하는 충신 유재석을 역적으로 몰아 천민으로 강등시킨, 귀 닫은 왕 돈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폭군이 된 정형돈은 정무를 멀리하고 유희에 빠져지냈다. 그리고 바른말을 하는 충신을 내치고 간신배에 둘러싸여, 자신의 비위를 맞춘 사람들에게 관직을 하사하는 막장인사를 펼쳤다. 이런 모습은 현대의 정치현실을 그대로 꼬집는 장면이었다. 과거의 폭정을 담고 있지만, 그 모습은 부조리한 정치현실의 문제점과 닮아있어 씁쓸했다. 그래서 빵터지는 웃음 속에서도 뼈가 있는 풍자정신이 돋보였다.
이런 풍자정신은 무도의 핵심이었다. 현실의 아픈 이면을 다양한 콩트로 풀어내던 무도는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속시원하게 긁어주었다. 그리고 이는 다양한 시민의 참여로 더욱 꽃피었다. 멤버들은 시민들 속에서 기막힌 콩트연기를 선보였다. 타임슬립을 한 진짜 조선사람처럼 리얼한 연기를 선보인 멤버들은 호기심 가득한 시민들 속에서 콩트를 녹아냈다. 무도는 시민들도 프로의 주축으로 만들며 그들의 기막힌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중에서 한 시민의 우문현답이 시청자를 감탄하게 했다.
노홍철은 지나가던 회사원에게 현대사회의 '회사원'이 조선으로 따지면 어떤 신분에 해당하는지 물었다. 그의 " 노비요 " 라는 대답은 정곡을 찌른 명답이었다. 현대사회에도 존재하는 노비! 제작진의 자막이 센스를 더했다. 신분사회가 없어졌다는 현대에서 회사원은 노비에 비교되었다. 그만큼 신분제도가 타파된 듯 보이나 엄연히 보이지 않는 계층이 존재했고, 주인이나 다름없는 그들을 위해서 바쁘게 일하는 현실에서 회사원들은 노비나 다름이 없었다. 이런 자신들의 처지를 노비라는 말로 센스있게 전달한 시민 덕에 풍자는 한층 깊어졌다.
이렇게 시민들은 기대이상으로 언제나 무도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콩트를 받아쳤고, 멤버들은 이들의 반응을 기막히게 살려냈다. 그중에서 완벽한 콩트연기를 선보인 유재석은 관상특집을 대박으로 이끌었다. 누구보다 콩트에 열의를 보인 유재석은 바른말을 하다가 천민으로 강등 된 억울함 많은 망나니에 완전히 몰입했다. 유재석은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들을 개의치 않았고, 그의 입은 조금도 쉬지 않았다. 그렇게 끝없이 망나니의 심정을 토로하며 시청자를 웃겼다. 특히 시민들의 반응을 하나씩 센스있게 받아쳤다. 그래서 나온 말이 '대박'이었다. 인기쟁이 유재석을 볼때마다 시민들은 '대박' '대박' 거렸고, 유재석은 이를 넘기지 않고 현대식 인사냐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대박'이라고 인사를 건내서 빵터지게 만들었다.
그는 센스터진 웃음 뿐아니라, 감탄이 절로 나오는 프로정신으로 감동까지 더해주었다. 허기진 배를 시민이 건내준 계란으로 채우는 장면이었다. 유재석은 길바닥에 앉아서 꾸역꾸역 계란을 먹었고, 망나니의 억울한 감정을 명연기로 토해냈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은 계란 먹방은 추노 먹방 저리가라였다. 목이 맨 유재석은 능청스럽게 시민을 또 찾아가서 물을 구걸했다. 시민들의 은덕이 고맙다고 절을 올리던 유재석은 길바닥에 떨어진 이쑤시개로 이까지 쑤셨다. 1인자의 거침없는 리얼한 콩트연기가 배꼽잡게 했다.
이렇게 몸사리않은 처절한 연기는 시금치 먹방에서 절정을 찍었다. 유재석은 길가에 내놓은 먹다 남은 반찬까지 쭈구린채 먹어치웠다. 내 가만두지 않겠다며 망나니의 사정을 계속 되뇌던 유재석! 그는 진짜 망나니가 되어있었다. 그가 남들이 남긴 반찬까지 주워먹은 건 단순히 허기져서가 아닐 것이다. 그건 콩트를 위한 유재석의 완벽한 프로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유재석이 연기한 망나니는 양반에서 천민이 된 역할이었다. 천민이 되니 양반신분에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얻어간다고 말하던 유재석의 뼈있는 말이 그런 살신성인의 이유를 보여줬다. 그런 처절한 먹방으로 천민신분의 처절함은 극대화되었다. 자신이 처한 역할이 가진 의미를 제대로 집어낸 것이다.
그렇게 살신성인의 자세로 억울한 망나니에 몰입한 유재석이 있었기에 관상특집은 풍자면에서 진정성을 더욱 담아낼 수 있었다. 시민이 준 계란을 가지고 즉석에서 만들어낸 콩트는 그의 재치로 몇배의 감동이 되었다. 잘나가는 국민엠씨는 콩트를 위해서 체면 따위 벗어 던졌고, 그런 대박의 프로정신으로 관상 특집의 의미를 더욱 값지게 했다. 지나가는 시민들 사이에서 콩트를 하는 건 아무리 프로라도 민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극을 위해서 노력했고, 추격전으로 멋진 승부까지 보여줬다. 그중에서 민망함 마저 완전히 넘어선 유재석은 그야말로 콩트의 신이었다. 자신을 완전히 놓고 리얼한 연기를 선보인 그는 진정한 1인자였다. 그에겐 적당함이란 없었다. 시청자의 웃음을 위해서라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변함없는 모습이 있기에 국민엠씨라 불린 것이다.
그의 프로정신을 풍자 속 대상들이 꼭 닮아야 하지 않을까? 잘나가는 그가 바닥에 앉아 백성들의 세상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운 것처럼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하는 이들이 이런 살신성인을 더 보여주면 어떨지. 대한민국 탑 예능인인 그가 선보인 기막힌 콩트는 나름의 위로가 되었기에 감동을 더했다. 유재석이 촬영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괜찮다고 촬영을 이어간 것을 보면 그의 프로정신은 대한민국 최고같다. 새삼 유재석이 진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관상특집은 풍자와 프로정신 그리고 추격전의 박진감까지 더해진 레전드였다. 무도가요제 이후로 무도는 제대로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역시 최고의 국민예능임을 다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