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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개구쟁이 편견 깬 쌍남자 준수의 반전매력 본문
'아빠 어디가' 서당 편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예와 효를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은 기특했다. 어려운 사자소학을 어떻게 외울까 싶었지만, 아이들은 아빠와 공부한 걸 열심히 떠올렸다. 사실 사자소학을 외운다고 효와 예를 곧바로 배우고 실천하는 건 아니다. 그저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조금은 진지하고 엄숙한 예에 대해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한 서당이란 공간에서 옛 선인들처럼 옷도 입고 말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진중함을 배우고 의젓하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환경이란 참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준다.
요즘은 자율을 강조하는 시대다. 그래서 규율과 예의는 등한시되기도 한다. 때론 아이들에게 이런 이색적인 경험으로 규율의 중요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단지 환경이 바뀌고 효를 엄숙하게 배워봤을 뿐인데도, 아이들은 훈장님의 말씀을 세기고 처음으로 아버지를 봉양하는 기특한 모습을 보였다. 그것이 그렇게 하라고 가르친 것이지만, 가르침을 실천한 경험만으로도 아이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께 아침상을 차려주던 고사리 손이 감동이다. 훈장님은 아이들이 어찌 요리를 잘 하겠냐고 하셨다. 단지 교육적 체험이 나중에 커서도 부모를 봉양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어설프지만 아이들은 한 상 가득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어 냈다. 준이는 기특하게도 아빠가 하던 걸 떠올려 생선을 구웠다. 이렇게 힘을 합쳐 음식을 만들어낸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걸 맛있게 드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진정한 효의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비록 밥은 설익었지만, 부모에겐 정성만으로도 가장 꿀맛나는 아침 밥상이었다. 그렇게 서당편은 예절의 중요성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그런데 서당편에서 의외의 반전을 보여준 건 준수다. 지난 주에도 느꼈지만, 준수의 난이 예상 되었다. 준수는 예의범절 면에선 어린 티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빠 어디가'의 귀요미 자체지만 존대하기가 서툴고 엄숙한 환경에 익숙하지가 않다. 그래서 훈장님의 지적을 가장 많이 받았다. 그 만큼 준수는 순수하지만 개구진 면도 많고 에너지가 넘친다. 하지만 이런 준수에 대한 편견은 쉽게 깨졌다. 산만하고 개구지니 적응해나가기 어려울거라 생각했던 그 편견은 오래가지 않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준수는 나름의 성장을 보여줬다.
사자소학에서 준수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주눅들기만 했지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다. 준수는 후의 도움으로 간신히 서당학습을 마칠 수 있었다. 다행히 훈장님은 준수를 배려했다. 준수가 부족한 걸 알지만 못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공부를 마친 준수가 후와 세수를 하면서 승부욕을 보여주었다. 찬물에 세수하는 후가 용감하다니, 자신도 찬물에서 씩씩하게 세수하며 지지않으려 했다.
이렇게 귀여운 허세를 부리던 준수에게도 의외의 면이 있었다. 이종혁의 발을 씻겨준 예상못한 행동이다. 준수는 아빠의 발을 씻겨 드린다고 따뜻한 물을 조심스럽게 대야에 부었다. 기특한 것은 준수의 꼼꼼한 손놀림이었다. 자신은 찬물세수를 했지만, 아빠를 위해 준비한 따뜻한 물은 꼼꼼히 온도까지 맞췄다. 손가락을 담가서 물의 온도를 체크하는 섬세함이나, 고사리 손으로 아빠 발을 꼼꼼히 씻기는 모습이나,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는 마무리까지 너무 기특했다. 그 모습은 마냥 개구진 개구쟁이 준수가 아니라 그야말로 똑쟁이 준수였다.
그리고 준수의 반전은 아침상 차리기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조신하게 앉아서 요리에 집중하던 준수! 산만함이 많던 준수에게 이런 모습은 의외였다. 더욱이 준수는 상당히 섬세한 아이였다. 두부를 반득하게 똑같은 크기로 예쁘게 썰어놓은 준수! 지아가 두부를 조각내고 있을때 준수는 그 모습이 충격적이었는지 '헐'소리를 냈다. 의외로 섬세한 준수에게 지아의 허당스런 반전이 충격이었나 보다. 그렇게 준수는 꼼짝하지 않고 야채 썰기에 완전히 집중했다.
그리고 의젓한 형들을 따라서 실수하는 지아에게 훈수를 놓기도 하고, 또 그런 지아를 감싸서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배려도 했다. 밖에서 신나게 노는 아빠들의 모습에 아이들이 일순간 동요하자, '요리에 집중하자'는 민국이 형의 말을 똑같이 따라하던 준수! 당연히 나가서 놀고 싶은 욕구가 샘솟을텐데 준수는 의젓하게도 아빠들을 전혀 부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놀아서 좋겠네요'라는 외마디 명언을 씩씩하게 날렸고, 그 모습에 후는 역시 준수라며 '쌍남자'라 치켜세웠다.
이처럼 준수는 엉덩이를 들썩이지도 않고 조신하게 칼질에 매진했다. 오이와 몸에 좋은 것만 모아서 볶음요리도 선보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은 준수는 당근을 조각내서 데코레이션까지 완성했다. 어디서 본 것은 있던지, 빨간 당근을 조각내 음식 여기저기에 포인트를 주던 장면이 귀여웠다. 놀라운 집중력과 셈세함은 준수에 대한 편견을 깨게 했다. 진중하고 진득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개구쟁이 준수의 반전이었다. 마냥 산만할거라 생각했던 준수에게 이렇게 놀라운 반전매력이 있다니! 역시 아이들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였다.
준수에겐 아직도 존대하기와 예절 배우기는 어려운 숙제다. 그러나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따르려고 했다. 아침에 훈장님의 잠깨란 소리에 일어난 준수는 훈장님이 시키는대로 세수도 하고 옷도 혼자 입었다. 어설프게 나마 훈장님의 지시대로 문안인사를 드리던 준수는 더디게 배워나갈 뿐, 마냥 버릇없고 개구진 아이는 아니였다. 그렇게 나름대로 자신이 생각한 효를 실천하고, 열심히 무언가 해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준수의 진정한 진가가 아닐까?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눈치가 더디게 성장할 뿐, 준수의 잠재성은 무궁해 보인다. 그래서 준수의 반전들은 아이의 잠재성은 무궁하고 단점을 가리는 뛰어난 장점이 공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준수의 부족함을 탓하지 않고 하나씩 교정하고 가르친 훈장님이 고맙단 생각이 든다. 깨우칠 때까지 가르쳐주고 하면, 어느새 아이들은 쑥 커져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아어가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 게 준수였다. 수줍던 모습에서 어느새 적극적으로 미션에 참여하고 누구보다 놀라운 승부기질을 보여주었다. 무거운 호박도 번쩍 들어 올리던 준수의 귀여운 허세마저 사랑스럽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가고 채워가고 있는 준수가 너무나 기특하다. 하여튼 준수는 언제나 빵터지는 반전매력으로 시청자를 반하게 한다. 이날도 뉴질랜드 여행 준비에서 영어가 부족했던 준수는 오히려 그것 때문에 강한 한방을 만들어 냈다. '자자 눌러눌러, 산산 만세만세, 양양슈슈!' 이색 영어 암기송을 들려주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준수의 엉뚱함은 매력적이다. " 물감이 영어로 뭐예요? " 같은 돌발질문처럼 모두를 당황케 만드는 준수의 천진함과 의외성이 있기에 아어가가 더 재밌는게 아닌가 싶다. 뉴질랜드 여행에서도 준수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