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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 전작잊게 만든 스페셜한 코믹변신 본문

Drama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 전작잊게 만든 스페셜한 코믹변신


딘델라 2013. 12. 20. 09:11

찰랑거리는 긴 머리, 늘씬한 몸매! 뭇남성을 설레게하는 환상적인 비주얼과 다르게 그녀의 입에선 찰진 욕설과 괴팍한 폭력이 난무했었다.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을 일약 톱스타로 만들었으며, 동시에 그녀에게 그것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단단한 족쇄가 되기도 했었다. 전지현은 변신을 꽤하기 위해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했지만, 좀처럼 '엽기적인 그녀'의 그늘을 벗어나긴 힘들었다. 결국 CF스타라는 오명만 따라다니며 긴 방황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결혼과 동시에 전지현의 전성기가 열렸다. 전지현은 영화 '도둑들'에서 매력적인 '예니콜'역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재발견되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오랜만에 선보인 개성 강한 연기였기에 대중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전지현은 예니콜에 머물지 않았다. 곧바로 영화 '베를린'에서 민낯 열연을 펼치며 여린 련정희 역할로 또다시 연기변신을 보여줬다. 더욱 성숙해진 전지현의 변신은 계속해서 승승장구했다.

 

이렇게 연타 흥행을 이어가며 화려한 전성기를 다시 되찾았을때, 그녀는 '별에서 온 그대'의 안아무인 톱스타 천송이 역할을 곧바로 선택했다. 사실 천송이를 선택할때 필자는 예니콜 캐릭터를 좀더 등에 업고 가려나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지현이 선보인 천송이는 예니콜과는 또다른 전지현표 코믹연기의 업그레이드였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서 미워할 수 없는 톱스타 천송이를 완벽히 살려냈다. 특히 2회에서 '천송이 스페셜'은 전지현의 스페셜한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시청자의 배꼽을 잡았다. 어쩜 저리 이쁜 얼굴에서 찰진 대사들이 쏙쏙 튀어나올까 싶을 만큼 빵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무식함을 뽑내며 전국민에 망신당한 천송이는 이미지 회복을 위해 스페셜 다큐를 찍기로 한다. 이름하여 '천송이 스페셜'! 신비주의?를 고수하겠다며 거부하던 그녀가, 라이벌 한유라가 다큐가 팽하기만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가소롭다는 듯이 다큐를 찍겠다 선언했다. " 어머 웬일이니 걔가 어디가 스페셜하니~ 걔가 하면 노뭘이쥐~ 노뭘~ " 전지현의 진국인 코믹연기가 압권이다. 한껏 자아에 도취한 천송이가 오버스런 영어발음을 굴리는 빵터지는 코믹연기로 시청자의 배꼽을 잡았다.

 

그렇게 천송이 스페셜다큐는 스타의 가식적인 이중성을 제대로 풍자하며 전지현의 연기력도 돋보이게 했다. 천송이는 평범한 일상을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하지도 않은 온갖 설정을 오버스럽게 펼쳤다. 평소에는 타지도 않는 자전거를 끌고 기자들 사이에서 가식적인 웃음을 흘리던 그녀의 모습이 빵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쌩얼이 아름답다는 기자의 찬사에 그녀는 세수만 하고 나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실제는 뽀샵수준의 꼼꼼한 메이크업을 하고 나온 것이다. 이를 풍자하는 전지현의 능청스런 연기가 배꼽잡게 웃기다. 게다가 무식함이 빠지지 않던 천송이는 프로폴리스를 프로포폴이라 바꿔말하는 엄청난 말실수로 매니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감독님 제발 편집해주세요~' 매니저의 불쌍한 하소연이 안타까울 정도로 천송이는 정말 못말리는 캐릭터다.

 

결국 천송이는 도민준(김수현)에게 레포트 복사까지 들키며 또 굴욕을 당했다. 천송이 스페셜의 실패로 그녀의 가식적인 일상은 대중의 밉상만 더욱 샀다. 어찌보면 천송이 캐릭터는 대중들이 씹기 좋아하는 모든 조건을 가진 톱스타를 상징하고 풍자한다. 가식적이고 때론 뻔뻔하고, 거기다 백치미까지 흐르니 이쁘기만 한 그녀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천송이를 전지현이 맛깔나게 연기해내고 있어서, 부족함이 넘치는 천송이의 이면이 밉지가 않고 오히려 귀엽기까지 하다. 그래서 이날 천송이 스페셜은 제대로된 전지현의 코믹 스페셜이 되었다. 전지현이니까 가능한 코믹연기가 천송이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낸 것이다.

 

 

 

또한 천송이는 강한 풍자성을 내포하면서도 동시에 스타의 쓸쓸한 이면까지 섬세하게 담고있다. 그래서 굴욕당한 천송이가 뒤에서는 상처받고 엄마에게 돈줄로 강요받는 안타까운 모습이 씁쓸하게 비치기도 한다. 그렇기에 더욱 천송이가 라이벌 앞에서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이 속시원하다. 그녀는 무식하긴 하지만 은근한 말빨로 자신을 지킬줄도 안다. 이날 천송이가 라이벌 한유라와 말싸움을 하는 장면은 전지현에게 반할 만큼 멋졌다. 한유라는 천송이의 기를 죽이려 온갖 대중의 굴욕담을 늘어놓지만, 이에 지지않는 천송이는 오히려 말로서 조목조목 분풀이를 해줬다. 자신이 못난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기죽지 않는 천송이는 은근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런 천송이를 전지현이 맛깔나는 연기로 살려내고 있어서 더 빠져들게 한다.

 

이처럼 코믹연기 뿐아니라 캐릭터의 심리에 따라서 다채로운 감정연기로 몰입감을 더하는 전지현의 팔색조 연기가 전체적으로 돋보였다. 확실히 전지현의 연기는 '엽기적인 그녀'때와는 다르다. 훨씬 성숙해졌고, 몰입도 더욱 커졌다. 그래서 성공한 전작들이 이번에는 그녀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전지현은 더욱 영민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내는 법을 터특하며 이제는 명실공히 톱배우다운 연기력을 뽑내고 있다. 이런 성숙한 변신은 전지현의 깊이있는 멜로 연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초반에는 그녀의 톡톡튀는 코믹변신이 태반을 이루고 있지만, '별에서 온 그대'가 결코 단순한 로코물이 아니기에 천송이를 통해서 전지현의 깊은 멜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격정멜로를 하고 싶다고 말하던 천송이의 대사처럼 별그대 속 사랑도 격정적인 멜로가 아닐까 예상된다. 그것을 암시하듯 2회 내용에선 도민준의 의미심장한 비밀이 흥미를 더했다. 외계인 도민준이 지구에서 인간을 돕지 않는 것은 쉽사리 그 운명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조선시대에 남게된 소녀와의 인연도 그런 사례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도민준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 능력을 인간을 위해서 쓰지 않았다. 그러다 12년전 불행한 미래를 암시하는 꿈 때문에, 한 소녀를 구하게 되면서 능력을 썼다.

 

 

 

운명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 의미심장한 말이다. 그 소녀가 천송이고, 마치 환생을 한듯 똑같은 모습으로 도민준의 앞에 나타났다. 도민준은 천송이의 정체가 소녀임을 알게 되면서 심상치 않은 운명이 사랑으로 번질 것을 예고했다. 도민준이 보여준 미스테리들은 천송이의 운명이 순탄치 않은 것을 보여준다. 인간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여기던 그에게 운명의 상대가 나타났으니 제대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이날 전지현의 연기 만큼 외계인 도민준의 변화무쌍한 감정을 멋지게 보여준 김수현도 돋보였다. 절제된 감정만 보여주던 도민준이 천송이의 정체를 확인하며 격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장면은 설레였다.

 

3개월 후면 지구를 떠나야 되는데, 이상한 여자 천송이의 등장이 외계인의 운명을 뒤흔들었다.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타입의 조건을 다 갖춘 천송이! 그런데 천송이는 자신을 은인이라 첫사랑이라 여기는 그 운명의 상대였다. 이처럼 배우들의 열연 만큼 기막힌 스토리가 더욱 빠져들게 한다. 넝쿨당에서도 섬세한 글빨로 정평이난 박지은 작가는 이번에도 극본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런 3박자 고루갖춘 작품을 선택하며 완전한 재기에 성공한 전지현은 연기력 뿐아니라 이제는 작품보는 눈까지 더욱 영민하게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확실히 별그대는 전지현의 브라운관 성공작으로 기록될 조짐이 보인다. 벌써부터 닐슨기준 서울 수도권 시청률이 20%를 넘었다. 2회만에 시청률이 껑충 상승한 것은 바로 김수현과 전지현의 파워와 작품의 재미를 반영한다. 환상적인 외계인의 사랑에 환상적인 비주얼의 두 배우가 만났고, 거기에 더해서 작품까지 좋으니 흥행요소를 고루갖추고 승승장구할 수 밖에 없어보인다. 단 2회만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별그대! 벌써부터 다음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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