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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3회 김수현, 여심 뒤흔든 매력만점 외계인 본문
천송이(전지현)의 등장은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의 평탄한 지구 여정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그는 호기심으로 인간세계를 관찰했고, 인간에게 선의를 베푼 것이 최악이 되는 것을 목격했다. 400년전 자신이 구해준 과부 소녀도 그랬다. 죽을 위기에 놓인 그녀를 지켜주려 했지만, 가슴 아픈 운명은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도민준은 환생한듯 똑같은 천송이의 등장에 더욱 강렬한 감정을 느꼈다. 그러나 환생이란 허무맹랑한 인간의 상상이라 믿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여자가 얼굴만 같다는 이유로 400년전 그녀일리가 있나? 도민준은 인간이 말하는 운명을 믿지 않음에도 천송이란 존재로 인해서 완전히 혼란에 휩싸였다.
신경쓰이는 여자 천송이
무엇보다 천송이가 나타난 이후 또다시 시작된 예지몽이 그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천송이가 꿈 속에 나타난 구두의 주인공임을 알고부터 이상하게 그녀가 신경쓰였다. 무례한 그녀를 외면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400년전 소녀가 떠올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도민준이 또한번 천송이를 통해서 인간세계에 개입할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그의 은근한 신경쓰기가 참으로 유쾌하다. 겉으로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척하지만, 그녀의 주변을 멤돌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초감각으로 인해서 듣기 싫은 것까지 듣는 도민준은 천송이가 맹장이 꼬여서 심각하게 아픈 걸 알게 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말자! 머리로는 천송이가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그가 천송이가 죽을 힘을 다해서 병원에 가려하자, 딱 맞춰 집을 나왔다. 새벽 2시에 병원가는 핑계로 아픈 그녀 앞에 나타난 도민준! 누가 봐도 천송이가 걱정된 행동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렇게 천송이를 데리고 병원에 간 그는 싫다면서도 그녀의 매니저 노릇까지 했다. '내가 왜 매니저야?' 입에선 한숨이 터져나왔지만, 그는 홀린 듯 그렇게 매니저가 되었다.
남들에게 절대 안가르쳐 주는 삐삐번호까지 병원기록에 남기고, 가지말라는 그녀의 말대로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기까지 한 도민준! 신경쓰지 않은 척했지만, 점점 그녀의 인생에 깊숙히 개입하며 자꾸만 머리와 다른 행동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맹장수술을 마친 그녀를 운동도 시키고, 방귀가 나오는 것까지 들었으니! 겉으로는 무심한 척했지만, 누가봐도 그는 천송이의 완벽한 보호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400살 먹은 할배같은 허당 외계인 도민준!
여심 뒤흔든 매력만점 외계인의 등장
이렇게 천송이로 인해서 외계인인 그의 철칙은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늘 완벽했던 도민준의 인생에도 점점 헛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예지몽이 불안했던 도민준은 별자리 운세로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라도 천송이가 위기를 피하기를 바래서였다. 그런데 친구들에게 운세를 알려주겠다며 신문을 뒤적였던 천송이는 신문 어디에도 별자리 운세가 없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 나름 머리써서 좋은 핑계를 만들었다 생각한 도민준의 거짓말이 쉽게 들통이 난 것이다. 그렇게 천송이에게 또 말리고 만 그는 심지어 만화책까지 배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부탁을 내가 들어줄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어쩌나 이미 몸은 만화방을 향하고 있던 것을! 그의 말과 다른 행동들이 시청자를 배꼽잡게 했다. 하필 책 이름도 '원룸의 집사'처럼 취향 확실한 그녀 덕에 외계인남의 자존심은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다. 구운몽처럼 고상한 한국형 판타지를 외쳐대는 그의 모습은 천송이 눈에는 고리타분한 할배나 다름이 없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그들에겐 외계인과 지구인이란 엄청난 간극 뿐 아니라, 400년이란 세월의 차이까지 있었다. 외계인 도민준은 천송이 말처럼 고리타분한 할아버지 그 자체다. 겉모습은 20대 꽃미남이지만, 그의 머리 속은 400년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연륜있는 어르신이었다. 그래서 기어오르는 김창완을 보며 장유유서가 무너졌다 개탄스러워하는 도민준의 할배같은 면이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런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 바로 '삐삐'다. 예지몽 속의 구두를 숨기면 천송이가 위기를 피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도민준은 자존심도 뭉게며 구두를 숨겼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라며 천송이가 그의 삐삐로 수없이 연락을 했다. 한창 명강의를 펼치다 삐삐 소리가 들리자 강의실이 술렁거렸다. 21세기 스마트 시대에 삐삐라니! 한순간에 자신의 치부를 들킨듯 어딘가 부끄럽다. '자꾸 삐삐치지 말라고 했지? 삐삐 번호를 지워졌음 좋겠어!' 인간보다 앞선 과학문명의 그가 고작 삐삐를 못놓고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간직한 할아버지처럼 행동하다니! 그런 예상못한 반전들이 외계인 도민준의 매력에 풍덩 빠지게 한다.
이처럼 도민준의 겉모습과 다른 반전매력이 여심을 제대로 뒤흔들었다. 까칠 도도한 비주얼과 다르게 고작 한다는 거짓말이 별자리 운세요, 예지몽을 피하려 생각한 것이 구두 훔치기라! 400년 외계인 할아버지의 새파란 천송이 지키기는 그 순수함이 귀엽기까지 하다. 그렇게 외계인 도민준은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참으로 허당인 외계인이었다. 무엇보다 그 행동들이 외계인의 틀을 벗어나서 나오는 돌발행동이라서 더 매력적이다. 외계인으로서 나름 지켜왔던 자좀심과 그리고 400년 세월을 나름 연륜으로 쌓아왔던 자존심이 천송이로 인해서 쉽게 무너진 것이다. 그것은 도도한 재벌남이 가난한 여주인공에 흔들리는 효과와 비슷하다. 인간보다 월등한 외계인이 한참이나 어린 풋내기 인간에게 이토록 귀여운 빈틈을 보이다니! 여심을 완벽히 사로잡는 로코의 전형이 완성된 것이다.
이런 극과 극 외계인남과 지구인녀가 만들어가는 이색적인 러브라인을 완성하기까지 도민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려낸 김수현의 존재감이 컸다. 김수현은 비주얼 뿐 아니라, 감탄스런 연기력으로 도민준을 완벽히 표현하고 있다. 조선 장면에선 해품달이 떠오르게 하는 사극연기로, 현대에선 완벽한 발성이 외계인과 할배사이의 그 오묘한 갭을 매력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김수현의 매력적인 마스크는 캐릭터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며 시청자를 판타지 속으로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돋보이는 연기력이 편안하게 캐릭터에 빠지게 한다. 연기력과 비주얼 모두를 만족시키며 흥행을 입증시키는 김수현은 이번에도 해품달같은 신드롬을 만들어 낼 것 같다.
운명같은 사랑앞에서 400년 철칙들을 쉽게 무너뜨린 외계인 도민준! 400년간 그의 마음 속에 남아있던 그 감정은 아마 사랑일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사랑으로 인한 헛된 희생을 말라고 했지만, 그말은 자신의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 예고에서 천송이가 위기에 처하며 그는 써서는 안될 능력을 쓰게 된다. CCTV에 자신의 모습을 노출시킨 도민준! 그리고 구두 사건의 불운은 천송이를 피하지 못할 것 같다. 과연 도민준의 믿음대로 운명이란 진짜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사랑이란 때론 피할 수 없는 운명도 맞서게 한다. 도민준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천송이를 신경쓰며 깊은 사랑의 운명에 노출되었다. 도민준의 천송이 지키기, 그 결말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