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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5회, 정곡찌른 촌철살인 현실풍자 본문

Drama

별에서 온 그대 5회, 정곡찌른 촌철살인 현실풍자


딘델라 2014. 1. 2. 07:49

도민준(김수현)이 400년전 처음 만났던 서이화의 죽음 이유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열녀문을 세우기 위한 악습이 그녀를 위기에 몰아 넣었지만, 실제로 죽음과 연관된 건 다름아닌 민심 물타기 때문이었다. 하늘에서 빛이 나는 호리병과 접시 모양의 것이 날아다니니 민심이 흉흉해졌다. 그것은 UFO였다. 조정 대신들은 걱정하며 임금에게 보고를 하자고 건의했다. 그러자 카메오로 나온 김수로는 정권초기라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민감한 전하께 누가 된다 나무랐다. 그리고 불안한 민심을 돌리라며 물타기를 건의한다.

 


" 장사 하루 이틀해먹으시오. 민심은 돌리라고 있는 것이요. 사건은 사건이 덮는 법, 또 다른 쎈 사건이 생기면, 아둔한 민심이 그쪽으로 쏠리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 김수로의 말에 조정 대신은 과부 서이화의 사건을 이용하자고 한다. 소문에 15살 과부 서이화가 열녀문을 위해서 거짓 자결을 했고, 외간 남자랑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결국 흉흉한 민심을 돌리고자 서이화의 집은 쑥대밭이 된다. 5회 나온 이화 이야기는 아주 의미심장했다. 그녀가 악습도 모잘라 민심을 돌리기 위한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리고 400년전에 일어난 그 어처구니 없는 물타기는 너무나 현실과 닮아있었다.

 

 


이처럼 별그대는 외계인 도민준이 조선에 남게된 이유를 통해서 강렬한 현실풍자를 보여주고 있다. 불안한 민심을 돌리고자 누군가를 희생양 삼는 것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윗사람들은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기는 커녕, 그저 물타기만 할 생각을 했다. 400년 전이나 지금의 현실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것은 정곡찌르는 일침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했다는 현실이 더 비참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현실풍자는 톱스타 천송이(전지현)가 매장되는 과정을 통해서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라이벌 한유라의 죽음이 천송이에 있다고 생각하는 언론과 네티즌은 무작정 마녀사냥을 했다. 그들은 확인되지도 않은 소문을 퍼트리며 천송이를 비난했다. 하루 아침에 천송이는 광고도 취소되고 드라마 주인공에서도 밀려났다. 이날 천송이는 '내가 깠다'고 그녀의 추락을 위트있는 유머로 전달했다. '치킨한테도 까였냐'는 씁쓸한 유머는 천송이의 불쌍한 추락을 대변했다.

 

그렇게 한유라 사건으로 천송이는 급격히 추락했다. 사실 관계가 불분명한데도 대중과 언론이 모든 화살을 천송이에게 돌렸고,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광고주와 방송사까지 매몰차게 등을 돌렸다. 이런 현실을 촌철살인으로 풍자한 장면이 바로 천송이 집에서 죽치고 있던 기자의 말이었다. 기자로 위장한 이휘경(박해진)이 아직 밝혀진게 하나 없다며 천송이를 옹호했다. 그러자 기자는 " 사람들은 팩트를 알고 싶은게 아니다. 분풀이할 상대가 필요한거지. 누군가의 불행에 책임져야 하니까. " 라는 씁쓸한 말을 남겼다.

 

결국 사건의 진실유무보다 씹기 좋은 상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연예가십에 쉽게 휘둘리는 대중의 심리를 정곡찌른다. 찌라시 루머가 판을 치지만 대중들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무작정 욕하고 보는 심리가 악플로 표출된다. 악플의 근원은 상대에 있는게 아니라 대부분 자신에게 있다. 불행의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불행을 정면으로 보지 못하고, 제3자에게 분풀이를 하려한다. 400년전 어린 이화에게 가해진 폭력처럼 말이다.

 

 

 

그런 대중의 심리를 이용하는 자들이 바로 권력자들이다. 별그대에선 소시오패스 이재경(신성록)이 있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서슴없이 살인도 일삼는 이재경은 천송이를 이용한다. 한유라의 거짓유서까지 만들면서 자살이라 몰아가고, 대중들은 더욱 천송이를 욕했다. 우매한 대중을 이용하며 자신의 잘못을 빠져나가는 것! 하루에도 빵빵터지는 연예계 가십 뒤에도 이런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400년전 비행접시를 목격했던 민심이 왜 불안했을까? 그들이 불안했던 건 비행접시 때문이 아니라, 현실의 불안함이 비행접시로 투영된 것이다. 그것을 잘알기에 권력자는 백성들의 불안심리를 돌릴 다른 대상이 필요했다. 천송이와 이화는 그런 현실을 정곡찌르는 풍자의 대상이었다.

 

이처럼 별그대는 단순한 판타지 멜로가 아니였다. 별그대에는 현실풍자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외계인 도민준의 존재조차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추고 있다. 슈퍼맨처럼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인간을 돕지 않는 것은 인간에게서 받은 상처 때문이다. 지적인 외계인이 자애로움으로 인간을 도왔지만, 인간은 어리석은 선택만 보여주었다. " 니들끼리 돕고 살라고. 왜 외계인에게 돕고 살라고 하나? " 그래서 그가 내뱉는 말이 뼈가 있다. 우리는 판타지 속 초인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곤 한다. 그들은 일순간 문제를 해결해주지만, 그럼에도 악당은 끝없이 나타난다. 결국 슈퍼맨도 현실을 완전히 해결해주지 못한다. 인간끼리 돕고 살아야만 해결되는 문제다.

 

이렇게 멜로와 깨알같은 현실풍자를 재밌게 엮으며 시청자를 완전히 사로잡은 별그대. 상속자들 패러디까지 등장하며 도민준이 천송이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을 설레게 표현했다. 사랑은 훅 치고 들어와서 인생을 꼬이게 한다! 400년전 소녀와 외모만 닮은 게 아니라, 순탄치 않은 인생마저 쏙 빼닮은 천송이! 그래서 도민준은 자꾸만 천송이를 돕고 그녀의 곁에 한발 한발 다가가게 된다. 도민준은 천송이로 인해서 자신의 철칙을 하나씩 벗어갔다. 절대 인간과 타액을 섞지 않겠다더니, 뽀뽀에 겸상까지 했다. 그런 변화는 사랑의 힘이다.

 

이런 사랑을 멜로와 SF판타지, 심지어 공포와 스릴러까지 동원해서 다양하게 풀어가는 작가의 능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이날 토끼이야기로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던 그가 사랑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말로 복선을 던졌다. 천송이를 사랑하는 일은 위기를 불러오겠지만, 사랑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는게 세상 모든 존재의 결말일거다. 도민준이 못다이룬 사랑을 간절히 이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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