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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박명수, 셀프디스가 보여준 진짜 국민MC의 위엄


딘델라 2014. 1. 19. 08:01

무한도전 '만약에 특집'은 무도만의 기막힌 활용법을 또 한번 보여주었다. 노홍철 장윤주 커플의 집들이에서 멤버들의 짓궂은 키스게임은 사상초유의 쎈 그림을 탄생시켰다. 김태호와 유재석, 박명수와 달명콤비의 뽀뽀를 보게 될 줄이야. 노홍철과 장윤주를 뽀뽀시키려고 시작한 게임은 엉뚱하게도 스텝과 멤버들의 뽀뽀전으로 번졌다. 장난으로 던진 말도 무도에선 현실이 된다! 그리고 하면 한다는 멤버들은 절대로 빼는 법이 없다. 눈뜨고 보기 힘든 짓궂은 뽀뽀장면은 멤버와 스텝의 살신성인 예능정신이 만들어냈다.

 

 

무도의 기막힌 활용법,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였다

 

이처럼 무도에서는 스텝도 언제든지 예능소스가 된다. 옵션활용의 달인다운 무도답게 멤버들은 단순한 뽀뽀게임은 거부했다. 스텝과 멤버들의 뽀뽀게임이란 아찔한 그림으로 시청자를 배꼽잡게 했고, 이런 그림 하나도 신들린 자막이 웃음을 두배로 만들었다. 무도의 웃음 포인트에는 편집과 자막이 큰 몫을 담당한다. 멤버들이 던진 어떤 장면도 무도는 편집과 자막만으로도 기막히게 살려냈다.

 

 

이는 '박명수가 국민MC라면'에서 정점을 찍었다. 2인자 박명수를 국민MC로 둔갑시킨 제작진의 센스는 참으로 치밀했다. 제작진은 'MBC 연예대상'에서 박명수 위주의 촬영까지 따로 집요하게 해왔다. 시청자들은 당일 이들의 연기를 모르고 있었지만, 멤버들은 간간히 박명수를 진짜 1인자로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빠 어디가' 윤후를 덥석 안고 따뜻한 국민MC의 미소를 짓던 박명수의 어색연기가 빵터진다.

 

멤버들도 웃음을 참으며 1인자 박명수의 대단함을 인터뷰하며 거짓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연예대상에 참여한 기자와 연기자까지 뻔뻔한 연기의 달인으로 만들어버린 무도! 이들이 눈하나 깜빡 않고 열연한 덕에 박명수의 소원대로 그의 칭찬 릴레이가 펼쳐졌다. 이렇게 무도는 치밀한 계획아래서 방송소스를 최대한 정교하게 활용했다. 심지어 인터뷰장면까지 연기를 시킨 조작방송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쓸친소 몰래한 기부까지 동원되어 박명수를 국민MC로 둔갑시켰다. 진짜 박명수가 국민MC가 된 것처럼, 박명수가 상을 탄 장면들을 전부 활용하며,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국MC로 포장되었다. 다양한 기획들이 혼재된 속에서도 이렇게 철두철미한 준비성을 보여주는 무도를 보면서, 역시 이래서 국민예능이란 소리를 듣는가 싶었다.

 

 

박명수 셀프디스가 보여준 진짜 국민MC의 위엄

 

그런데 진짜 기막힌 활용법은 바로 '국민MC' 자체에 있다. 이날 박명수가 1인자가 되어서 선보인 모습들은 낯설지가 않다. 그것은 모두 유재석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들이다. 제작진들은 박명수를 국민MC로 포장하는데, 진짜 국민MC 유재석을 적극 활용했다. 모든 후배들이 존경하고 귀감이 되는 선배! 넘고 싶은 산이자, 함께 방송을 하고 싶은 연예인! 늘 후배들은 챙기고, 남몰래 기부도 많이 하고, 스스로 출연료 자진삭감을 하며, 방송연예 대상 8회 수상에 빛나는 단연코 국민MC라 불릴 만한 사람은 유재석이다. 박명수는 이렇게 많이 알려진 유재석의 모습을 빙의한 듯 연기했다. 그래서 어찌보면 그런 모습들이 박명수 자신을 디스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멤버들도 언제 저랬냐며 박명수를 깨알디스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국민MC, 1인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 것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했다.

 

 

박명수 위주로 진행된 방송은 평소 박명수가 아니라는 그 어색함이 빵터지는 웃음을 전달했다. 그리고 초반 제작진이 치밀하게 구성해낸 '1인자 박명수'는 점차 숨길 수 없는 박명수의 본색으로 점점 그만의 개그방송으로 변질되었다. 박명수가 아이디어를 낸 '냉동창고에서 48시간 버티기'와 '글로벌 옥상 줄다리기'는 박명수의 엉뚱한 개그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제작진들은 진짜 냉동창고를 빌려서 박명수의 억지스런 국민MC 위엄 뽐내기에 동참했다. 그러나 갈수록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박명수는 어쩔 수 없는 호통과 발차기가 튀어나왔다.

 

또한 제작진의 CG가 돋보였던 옥상 줄다리기에서 멤버들은 모두 추락했다. 과도한 리얼리티를 추구하다가 멤버들이 죽는다는 극단적인 모습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미래' 라던 박명수의 재밌는 풍자였다. 이런 빵터지는 해학 속에서 박명수다운 개그를 뽐내서 웃겼다. 멤버들을 배려하기 보다는 극단적인 희생을 그리는 모습이 그만의 개그다. 결국 박명수가 만들어낸 웃음 포인트는 그가 1인자라서가 아니라, 박명수라서 만들어낸 웃음이다. 누군가를 이끌고 리드하며 MC를 본다기보다, 박명수다운 독자 플레이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게 박명수의 역할임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처럼 그가 잘하는 플레이와 유재석이 잘하는 플레이는 다른 것이다.  누구나 각자 어울리는 역할과 위치가 있고, 그 역할에선 자신이 최고의 1인자다. 그래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을때만 훨훨 날 수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배려심이 부족하고 그래서 극단적인 플레이를 하는 모습들이 모두 자기디스에 가깝다. 하지만 그를 통해서 박명수는 자신의 위치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는 진심을 드러냈다. 유재석과 함께 가자! 그냥 2인자로 남겠다! 누구나 자신의 자리가 있다던 그는 국민MC는 유재석이라고 인정했다. 그것은 매번 1인자가 되고 싶다고 소리치던 박명수였기에 참 남달랐다. 소원대로 원없이 국민MC로 찬양받았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국민MC의 모범을 보이려 노력했지만, 그것은 상당한 인내가 필요했다. 아무리 포장해도 박명수는 박명수였고, 특출난 MC의 빈자리가 존재했다.

 

그래서 박명수의 셀프디스는 결국 진짜 국민MC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따라한다고 국민MC가 되는게 아니라, 국민MC라는 타이틀을 쥐려면 그 무게를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드라마 '상속자들' 속 대사처럼 말이다. 모두의 귀감이 되면서 칭찬을 듣는 것! 언제나 타인을 배려하고 솔선수범을 하는 것! 남다른 진행실력을 뽐내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그래서 더욱 진짜 국민MC 유재석이 대단해 보인다. 그가 거머쥔 타이틀은 그저 국민MC라 포장을 해서 되는게 아니다. 안보이는 곳에서도 부단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박명수가 그려낸 국민MC의 해학을 통해서 수많은 인내의 과정 속에서 국민MC가 탄생한 것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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