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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18회, 에필로그에 숨겨진 반전의 묘미 본문

Drama

별에서 온 그대 18회, 에필로그에 숨겨진 반전의 묘미


딘델라 2014. 2. 20. 09:40

'별에서 온 그대'를 더욱 재밌게 하는 건 바로 에필로그다. 별그대는 에필로그를 통해서 주인공의 심리를 가장 잘 전달하고 있다. 특히 도민준의 감정선은 에필로그에 차곡히 담겨져 있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했던 도민준의 진심이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는 가슴 먹먹할 수 밖에 없다.

 

 

이번 18회에서도 에필로그는 도민준의 진심을 대변했다. 천송이가 원했던 남산 데이트에 나선 도민준! 천송이는 도민준이 차 트렁크를 열라고 하니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차 트렁크에는 솔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깜짝 이벤트를 기대했던 천송이는 무심한 도민준에게 실망하게 된다. 열쇠고리를 보통의 연인처럼 남산에 메달 때조차 도민준은 애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심드렁했다. 레스토랑에서도 천송이의 꿈같은 데이트는 물건너 갔다. 자신이 꿈꾸는 프로포즈 이벤트는 남의 차지가 되었다. 도민준 이 남자 무드없게 도통 여자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남자가 적극적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여자들의 바램일 것이다.

 

도민준의 무심함에 숨겨진 반전

 

하지만 천송이를 삐지게 한 도민준의 무심함 이면에는 숨겨진 반전이 있었다. 에필로그에는 도민준이 준비했던 프로포즈의 비밀이 등장했다. 알고보니 도민준은 천송이를 위해서 깜짝 프로포즈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트렁크를 열어보라고 했던 도민준의 말은 괜히 등장한 게 아니였다. 트렁크에는 천송이를 위한 풍선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다만 도민준은 그것을 천송이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시간을 멈추고 다 치웠던 것이다. 또한 프로포즈 반지도 준비했었다. 어떤 식으로 반지를 줄 것인지 고민하며 연습하던 모습이 얼마나 간절히 그 순간을 기다렸는지 알 수 있었다.

 

이처럼 도민준은 반지를 만지작 거리면서도 선뜻 그녀 앞에 내놓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왜 도민준은 이벤트 선물을 그대로 날려버린 것일까? 아마도 그만큼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는데 신중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화려한 이벤트로 지나친 기대만 심어주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처럼! 남은 시간이 언제까지 주어질지 모르는 시한부 사랑에선 진중함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 천송이 내가 언제까지 니 곁에 살 수 있을지 몰라. 그래서 지금 이말 하면 안되는 건줄 몰라. 하지만 최선을 다할게. 니 곁에 오래오래 있을 수 있게. 그 시간이 얼마가 될줄 몰라도 최선을 다해서 너를 사랑할게. " 그래서 어떤 이벤트보다 자신의 진심을 그대로 솔직하게 전하고 싶었던 도민준이 진심이 담긴 에필로그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 사랑에 대한 그의 순수함을 옅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에 숨겨진 반전의 묘미

 

이렇게 별그대 에필로그에는 늘 반전의 묘미가 숨겨져 있었다. 멋진 이벤트보다 더 뭉클했던 도민준의 가슴 아픈 고백을 통해서, 도민준이 목숨을 걸고 하는 사랑이 얼마나 진솔하고 순수한지 그의 깊은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그동안 별그대에선 도민준의 진심을 늘 에필로그 반전을 통해서 담아냈다. 겉으로는 까칠하게 천송이를 밀어내도, 1m는 그렇게 멀지 않다고 스스로 다가갔던 도민준은 천송이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고! 짜릿한 15초 키스는 결국 아름다운 일상을 그녀와 살고 싶은 그의 희망이었다! 천송이에게 싫다고 말한 건 결국 그의 거짓이었음을 시간이 멈춘 그의 키스가 대변했고! 자신의 정체를 무섭게 밝혔지만, 지구를 떠난다는 생각만 해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던 도민준이었다.

 

도민준은 어떻게 보면 참 은근한 캐릭터다. 400년간 은둔형 외계인으로 살아온 만큼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그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대놓고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안으로 삭히며서도 늘 조심스런 면이 많다. 그래서 때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짧은 에필로그의 힘은 이런 도민준 캐릭터의 단점을 완전히 상쇄시켰다. 중요한 사건 이면에 담긴 도민준의 반전이 그가 얼마나 진심으로 천송이를 위하는지 보여주면서, 그를 진정한 로맨티스트 외계인으로 만들어냈다. 그래서 에필로그에 숨겨진 반전이야 말로 별그대의 가장 설레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예상 못한 장면 속에 깜짝 비밀을 숨겨 놓았기에, 더욱 주인공의 감정선에 몰입하고 긴 여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늘 감정을 삭히는 사랑이 안타깝지만, 그가 신중하게 사랑을 키워가는 이유를 너무나 잘 알기에 그의 답답한 속내가 가슴 아프다. 한달 후 자신의 별로 돌아가지 않으면 소멸되고 죽게 된다하니, 어떻게 마음 편히 일상을 즐길 수 있을까? 그래서 에필로그 반전에 많이 나타나는 시간 멈추기 초능력 역시 생각해보면 아픈 반전을 보여준다. 1분간 남모르게 멈춘 시간 속에 자신의 진심을 감춰야 하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천송이는 그가 사랑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는지 몰랐었다. 그러나 엔딩에서 도민준의 일기를 본 천송이는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다. 떠나지 않으면 죽게 된다는 사실에 그녀는 한없이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18회 엔딩에서 에필로그까지 너무 아팠던 건, 결혼과 프로포즈라는 확실한 언약을 주제로 했기 때문이다. 기약할 수 없는 사랑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천송이는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희망에 부풀었다. 그가 외계인임을 알지만 보통의 연인처럼 평범한 사랑을 꿈꿀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종족의 사랑은 마음만으로는 안되는 게 있다는 걸, 그 현실적인 사랑의 장애물을 천송이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도민준을 남게 하는 건 천송이의 또다른 욕심이 될 판이었다. 과연 천송이는 어떤 선택을 할까? 불길하게도 18회 초반에는 사라지는 도민준의 모습까지 등장시켜 시청자를 불안케했다.

 

과연 도민준이 지구에 남아서 행복할 길은 없는 것일까? 도민준 집에 이끼가 푸르게 자란 모습이 진짜 그의 복선이면 좋겠다. " 시간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다. 난 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만 이곳에 남기겠다 " 이끼장면과 함께 나온 나레이션도 의미심장했다. 그 말이 지구에 남아서 천송이와 백년해로 하는 인간화의 복선이길 바래본다. 이대로 새드가 된다면, 프로포즈까지 준비했던 도민준의 사랑이 불쌍하다. 에필로그로 보여준 눈물겨운 사랑이 제대로 결실을 맺어 진정한 해피엔딩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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