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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첫방 2% 부족한 연기? 대박 조짐 속 불안요소 본문

Drama

쓰리데이즈 첫방 2% 부족한 연기? 대박 조짐 속 불안요소


딘델라 2014. 3. 6. 07:52

'싸인'과 '유령'으로 주목받은 김은희 작가의 '쓰리데이즈'가 기대 속에 첫방송 되었다. 김은희 작가는 스릴러와 서스펜스라는 꾸준한 장르적 드라마로 매니아를 가진 참신한 작가다. 그런 김은희 작가가 뿌나 제작진들과 의기투합한 '쓰리데이즈'는 첫방송부터 화려한 위용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첫방송은 다소 루즈한 감이 있었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는 상당했다. 100억대의 대작인 만큼 진짜 청와대 경호원 팀을 보는 듯한 화려함과 공들인 연출이 눈에 띄었다. 모든 드라마들이 첫방은 인물소개와 중심사건을 나열하다 보니 다소 산만할 수 있다. '쓰리데이즈' 역시 대통령 암살과 얽힌 중심 사건을  전개하다 보니, 초반과 중반은 루즈하고 지루했다. 그러나 후반으로 넘어가며 대통령 경호원 한태경(박유천)이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점을 가지면서 점차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경제수석인 한태경의 아버지는 한적한 시골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한태경은 대통령 경호원으로 지지율 급락을 만회하기 위해서 재래시장을 방문한 대통령 이동휘(손현주)를 마크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위독과 사망으로 한순간 넋을 잃는 사이 밀가루 테러로 대통령은 또 다시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결국 한태경은 경호원의 직무를 등한시 했다고 윗선에게 욕을 먹는다. 가족의 죽음보다 VIP를 지켜야 하는 임무가 더 막중한 경호원의 사명이 그를 무겁게 짓눌렀다.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에도 그는 마음껏 울 수 없었다.

 

그런데 경제수석이 죽기 전 기밀문서를 뺏으려는 자가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순경 윤보경(박하선)은 한태경에게 그의 아버지 죽음에 의문점이 있다고 전했다. 한태경은 아버지의 행적을 조사하며 충격적인 음모와 맞딱뜨린다. 행적을 찾다 만난 육군대령이 누군가의 공격을 받아서 목숨을 잃었고, 그는 죽어가며 '3월 5일 대통령이 죽는다'는 의문스런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가 밀가루 테러를 시킨 사람에게 대통령의 암살계획이 진행 중이란 암호 메모를 보냈음을 알게 된다. 결국 밀가루 테러는 대통령에게 암살 예고를 하기 위해서 벌인 일이었다.

 

이미 대통령은 청수대로 휴가를 떠난 상황이었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 부리나케 청수대로 달려간 한태경! 그러나 예상보다 암살계획은 치밀했다. 순경 윤보경이 전봇대 위 폭탄 같은 이상한 물건을 발견했다. 타이머가 달린 그것은 전자파 충격으로 전자기기와 통신장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EMP였고, 순식간에 청수대 주변은 암흑이 되었다. 그렇게 한태경이 손 쓸 새도 없이 총성 세발이 울렸다. 과연 대통령이 암살 당한 것일까? 긴장감 넘치는 엔딩이 초반의 지루함을 날렸다.

 

 

이처럼 쓰리데이즈는 대통령 암살계획이란 엄청난 미스테리로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다. 초반 다소 루즈했지만, 후반에 본격적인 미스테리가 펼쳐지면서 장르물의 신선한 재미를 충족시키며 대박조짐을 보였다. '신의 선물'도 그렇고 '쓰리데이즈'도 미드 뺨치는 탄탄한 전개와 소재가 눈길이 간다.

 

SBS가 이런 신선한 도전으로 연일 드라마 강자로 우뚝 선게 아닌가 싶었다. '주군의 태양',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가 호러-학원-판타지란 다양한 로코소재로 사랑받았다면, '쓰리데이즈'는 '추적자'나 '싸인'처럼 현실풍자와 다양한 추리를 낳게하는 미스터리물로 사랑받지 않을까 싶다. 장르물이나 판타지물을 좋아하는 필자로선 '신의 선물'이나 '쓰리데이즈' 모두 취향에 맞는 라인업이었다. 특히 로코물 이후에 묵직한 소재의 드라마도 보고 싶었기에 연이은 SBS의 선택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첫방부터 눈에 띄는 존재감을 과시한 건 손현주였다. 손현주는 베일에 쌓인 대통령 이휘동으로 분해서 절제되고 위엄있는 연기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그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98 기밀문서' 처럼 과거 어떤 사건과 얽혀있는 비밀을 간직한 이휘동은 사건의 중심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이휘동 캐릭터를 손현주는 멋지게 소화하며 대상에 빛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냈다. 왜 제작진들이 대통령 배역에 주저없이 손현주를 꼽았는지 몰입도 강한 연기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손현주-윤제문-장현성 등 중견배우의 탄탄한 연기력에 비해서, 젊은 주연배우 박유천과 박하선의 연기력이 기대에는 못미친 느낌이었다. 대통령 경호원으로 변신한 박유천은 차분한 연기를 선보였다. 냉철한 경호원이다 보니 감정을 절제하는 게 보였다. 아버지의 죽음에 남모를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그러나 그의 절제연기에 옥에 티는 답답한 발음이었다. 웅얼거리는 듯한 발음 때문에 몰입을 깨는 부분이 아쉬웠다. 그간 보여줬던 연기력과 캐릭터에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지, 아쉬운 발음 연기마저 도드라저 보였다. 처음이라 긴장하는 탓일지 모르지만, 대작 드라마와 장르적 특성상 박유천의 연기력이 좀더 요구되는 부분이었다.

 

박하선도 마찬가지로 연기가 너무 아쉬웠다. 시골 작은 마을의 여순경으로 변신한 박하선은 열정 넘치는 윤보경 역을 맡았다. 그러나 첫방에 보여준 연기는 너무 힘을 준 탓인지, 낮게 깔린 발성 연기가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박하선은 하이킥 이후 별다른 연기변신을 못하고 있다. 매번 똑같다고 느껴지는 연기패턴이 그녀의 발전에 걸림돌 같았다. 동이와 하이킥에서 눈여겨본 배우인데, 성장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그녀가 맡은 캐릭터 자체는 등장인물 설명에 의하면 지나지게 무거울 수 있는 '쓰리데이즈'를 유연하게 해줄 당차고 매력적인 역할이다. 그럼에도 첫방의 아쉬운 연기는 그런 캐릭터 설명과는 다르게 신선함을 느낄 수 없었다.

 

 

요즘들어 20대 젊은 여배우들이 재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미스코리아에서 보여준 이연희의 발전된 모습이나, 응사를 통해서 거침없는 사투리 연기로 한단계 도약한 고아라나! 기황후에서 악독함을 떨치며 극의 재미를 살린 백진희처럼 인상 깊은 연기변신이 재발견의 이유다. 그에 비한다면 박하선의 연기변신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았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주연배우의 연기가 첫방에선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드라마의 만족스런 완성도에 비한다면, 대박조짐 속 불안요소로 생각된다. 워낙 중견배우들이 똑부러지게 캐릭터를 간파하고 탄탄하게 연기해서, 그에 비한다면 2% 정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이들의 안정적인 연기변신이 빨리 시청자에게 어필되어 극의 활력에 도움이 된다면, '쓰리데이즈'는 흥미로운 내용과 스케일로 사랑받을 것 같다. 별그대가 떠난 수목 라인의 치열한 접전이 시작되었다. 현재 닐슨 기준 수도권 시청률은 '감격시대 12.7%, 쓰리데이즈 12.5%, 앙큼한 돌싱녀 11.9%' 로 박빙이다. 과연 '쓰리데이즈'가 별그대의 뒤를 이어 SBS의 강한 수목 라인을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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