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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2, 포텐터진 동심에 담긴 위기탈출 해법 본문
정월대보름이 이렇게 무서운 날이었나? 후와 민율이의 정월대보름 귀신소동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부럼을 깨물고 내 더위를 사라고 장난을 치던 정월대보름! 이처럼 정월대보름의 풍습에는 부럼깨기와 더위팔기가 가장 유명하다. 그런데 후와 민율이의 엉뚱한 상상력은 정월대보름의 매력을 재발견시켰다. 아이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건 신발감추기와 보름새기라는 다소 생소한 풍습이었다.
야광귀신이 신발을 훔치지 않게 신발을 감추고, 눈썹이 하얗게 변하지 않도록 밤을 지새우고! 두 아이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제작진이 준비한 설명지를 읽자마자 야광귀신과 하얀 눈썹에 주목했다. 정말 귀신이 나와? 눈썹이 하얗게 되면 어쩌지? 순수한 동심은 상상의 나래 속에서 정월대보름을 공포의 날로 가공시켰다. 그리고 신발을 숨기고 잠을 자지말라고 아빠를 재촉하며 빵터지는 웃음을 만들었다.
그덕에 민율이는 소치에서 날아와 피곤한 아빠를 제대로 괴롭히고 말았다. 땅콩을 연신 아빠 입에 넣어주고 오물오물 씹으라고 귀엽게 투정부리고! 아빠가 잠이 들면 서럽게 울면서 아빠의 볼을 꼬집어 깨우는 귀여운 악동이 되었다. 아빠를 깨우기 위한 민율이의 처절한 사투가 어찌나 귀엽던지 배꼽잡고 웃었다.
9살 윤후의 순수함 역시 민율이 못지 않았다. 설명지를 읽자마자 부리나케 아빠에게 무섭다고 하소연하던 윤후! 야광귀신의 존재를 믿고 신발을 숨긴 후는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는 것을 병에 걸린다고 생각해 안절부절 못했다. 그런 아들의 귀여운 반응에 윤민수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내가 아빠로 보이니!' 가뜩이나 무서운데 아빠까지 장난을 거니 윤후는 제대로 울음보가 터졌다. '정월대보름 왜 이렇게 무서운거야' 아빠가 눈만 감아도 병에 걸릴까 걱정하던 효자 윤후의 대성통곡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게다가 후는 윤민수의 밀가루 장난에 깜빡 속았다. 하얀 눈썹을 진짜로 믿는 순수한 윤후를 보면서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가 또 있을까 싶었다. 결국 후는 두손 모아 기도를 하고 하얀 눈썹과 이별했다. 아빠의 장난도 언제나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아들의 귀여움 때문일터! 역시나 후는 맏형이라는 무거운 짐보다 아이다움이 톡톡튀는 아빠와 함께할 때가 매력넘쳤다. 이렇게 뛰어난 감수성을 가진 후는 9살이 되서도 여전히 순수했고, 기상천외한 반응으로 시청자를 힐링시켰다. 윤후가 시즌2에 합류한 건 진정한 신의 한수임을 또 다시 확인시켰다.
이처럼 순수한 동심이 포텐터지면서, 간만에 가장 아어가다운 재미를 선사했다. 시청자들이 아어가에 열광한 건 이같은 엉뚱한 동심이다. 어른들이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동심 스스로 발견하고 상상한 것들이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그래서 황금알 낳는 닭보다 이번주 정월대보름 속 귀신 이야기가 더 큰 재미를 주었다. 황금알 낳는 닭은 인위적인 면이 강했다. 관찰 카메라는 송아지랑 대화하기처럼 원하던 반응을 자연스럽게 터트려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눈치 빠른 아이들을 속이기란 쉽지 않다. 준이와 민국이는 그것이 가짜라는 걸 금방 알았다. 지난주 황금알도 마찬가지다. 눈치 빠른 아이들은 어설픈 분장에 긴가만가 하면서 속아준거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신선함이 없던 관찰카메라는 한계에 다다른 아어가2의 부진 이유만 보여준 꼴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주 민율이와 후가 스스로 반응하며 이끈 동심은 달랐다. 아이들의 순수함은 억지로 만든다고 되는게 아니라, 스스로 어딘가에 집중하고 호기심을 가져야 발동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놀라운 동심은 아빠와 둘만의 시간을 집중할 때 가장 많이 드러난다. 요리를 하고 대화를 하고 함께 놀고 잠을 청할 때, 가식없이 표현된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이 어른들을 감동시키고 웃기고 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보여준 동심은 침체에 빠진 아어가에게 위기탈출의 해법을 제시했다. 무작정 억지로 아이들을 엮으려 하지말고, 또 억지로 동심을 표현하게 해서도 안된다. 모든 건 자연스런 아이들 캐릭터에 달린 것이다. 후와 민율이처럼 예상 못한 반응을 기막히게 이끄는 아이들에게 작은 상황만 던져도 알아서 한주의 분량을 책임진다. 딱히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개성에 맞게 막 던지다 보면, 그게 곧 예능적인 재미로 살아나는 것이다. 그래서 '얻어걸렸다'는 말이 딱 맞다. 예상한 틀은 황금알 설정이지만, 정월대보름이 준 공포는 상상력 뛰어난 후-민율에게 얻어걸린 것이다. 그만큼 아어가는 제작진의 식상한 설정보다는 동심의 엉뚱함에서 얻어걸려 성공한 예능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적화된 캐릭터를 찾기란 쉽지 않다. 순수하게 터지는 반응은 아이가 가진 본연의 캐릭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대체불가 캐릭터는 여진히 후, 민율, 성빈처럼 시즌1에서 발굴한 아이들이 이어가고 있다. 이는 참으로 제작진들에겐 답답한 문제다. 특히 이날은 귀염둥이 이준수까지 더해져 더욱 시즌1의 위엄만 보여줬다.
그만큼 시즌2에 합류한 아이들이 별다른 활약을 못하며 여전히 겉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어가에 적합한 아이들을 좀더 고민하지 못한 제작진의 패착이다. 게임에 참여하기엔 너무 어린 규원이만 봐도 그렇다. 이제 겨우 5살이 된 규원이를 민폐처럼 보이게 한 건 제작진의 캐스팅 실패를 보여준다. 동심의 엉뚱함은 어느 정도 게임에도 참여할 수 있고, 토론도 할 수 있는 호기심 왕성한 6,7세 이상이 딱 맞다. 6살도 사실 적은 나이인데, 그나마 민율이가 영특해서 가능했다.
그래서 자꾸만 시즌1과 시즌2가 비교당하는 것이다. 캐릭터도 확실하고 연령대도 적당했던 시즌1 아이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제작진의 위기의식이 담긴 10준수의 깜짝 등장만 봐도 그렇다. 준수는 입학식에 가는 설레던 순간도 여전히 천진난만 했고, 결석을 꿈꾸는 엉뚱함으로 시청자를 빵터지게 했다. 10분 출연의 존재감이 이렇게 압도할 정도니, 이것만 봐도 시즌2 문제는 여로모로 최적의 캐스팅에 있었다. 후와 민율이의 맹활약 그리고 준수의 미친 존재감! 모두 위기에 빠진 제작진에게 강한 메세지를 던졌다. 오랜만에 터진 동심이 좋은 반응을 이끌었지만, 여전히 시즌1 멤버에 의존했기에 나름의 숙제를 던진 회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