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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과(대국민사과) 미흡하다 지적받는 이유


딘델라 2014. 4. 30. 10:47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사과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합동분향소를 찾아서 조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사과의 형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인 사과를 한다고 알렸을때 많은 언론들이 그 형식을 '대국민사과'라고 전했다. 대국민사과란 일반적으로 브리핑형식의 담화를 예상하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조문하고 사과를 한다니 TV를 켜고 이를 기다린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공식적인 담화는 방송에서 보여지지 않고 언론을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했다는 기사전달 형식으로 먼저나왔다. 이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한 사과의 말을 전달한 것이었다. 이를 전한 언론들은 이 역시 대국민사과라고 포장해주었고, 정작 대국민사과라며 기사로 나온 사과의 말을 접한 대중들은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공식적인 사과 브리핑을 많이 봐왔기에 그런 형식과는 동떨어진 모두발언을 대국민사과라 표현하니 괴리가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들이 뽑은 국무위원들 앞에서 국무회의를 통해서 모두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일부 언론들이 표현한 대국민사과라는 표현이 너무나 무색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뒤늦게 국무회의 모두발언 당시의 녹화영상이 언론들을 통해서 보도되었다. 이를 틀어놓고 대국민사과를 했다고 오버스럽게 보도하는 일부 종편뉴스들의 행태 때문에 더 대통령이 욕먹는게 아닌지 싶다.

 

'국무회의를 개최하겠습니다'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는 사실 기대한 사과형식과는 많이 미흡했다. 모두발언을 대국민사과라 포장할 게 아니라 진짜 원한게 대국민사과 형식인 국민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이날 합동분향소에 박근혜 대통령이 조문하고 유가족을 만났지만,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성토하던 말들은 그간의 부족한 대처에 대한 불만이 쌓인 듯 보였다. 그래서 유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화나 기타 정부관료들이 보낸 조화를 장외로 내쳤다. 그만큼 서러움을 이런 행동으로라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민심을 진정으로 달래기 위해서라면 진심어린 사과를 전달하는 표현에도 신경써야 되는게 아니였는지 아쉽다. 이날 박대통령의 사과 이후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 꼬집었다.

 

"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식으로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 같은데, 그걸 묻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은 국무위원 뿐인가? 5천만의 국민이 있는데 겨우 몇몇 국무위원들 앞에서 비공식적으로 비공개하면서 사과하는게 사과는 아니다. 분향소에 와서 하는 것을 보면 CF 찍으러 온 것 같았다. 온갖 경호원들에 둘러 싸여서. 어느분인지 개인적으로 모르는 분이지만 유가족이겠죠. 거기까지 쇼를 했겠습니까? 할머니 한분 모시고 들어가서 마주보고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처럼 둘러보고 떠나는 거 이거는 진정한 이나라 대통령의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단순한 그런 사과를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진심으로 우러난 우리 가족들 희생자의 마음을 정말로 공감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할 수 있는. 그리고 그 사과는 실천으로 옮겨져야죠. 어때껏 실천도 없고 실행도 아무것도 없이 이제서야 떠밀리듯 몇몇 국무위원들 앞에서 한마디한 것 이건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 

 

유가족들이 지켜본 사과에 대한 소감은 그만큼 진정성을 느끼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국무위원 사이에서 사과를 전하는 건 형식상으로도 국민이 아닌 국무위원을 향하는 간접적인 말처럼 들렸을 것이다. 가뜩이나 대통령이 된 이후 지나치게 협소한 루트만 통해서 소극적으로 소통한다는 말이 나왔었다. 실제로 박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으로 모든 걸 전하는 간접적인 형식의 소통만 취했었다. 이런 초기부터의 간접적 국정운영 방식이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계속되며 책임감이 없는 대통령의 이미지만 더 고착시켰다. 참담한 사고 앞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더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진정 청와대는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간접적 소통방식은 모두발언 내용만 봐도 느낄 수 있다. 박대통령은 사과를 전하면서도 국가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발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역대 대통령의 사과와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무회의를 개최하겠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도 벌써 13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오늘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소중한 가족을 잃은 슬픔과 비통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시간은 흐르는데 아직 많은 분들이 가족들의 생사조차 모르고 있고 추가적인 인명구조 소식이 없어서 저도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가족, 친지, 친구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립니다. 특히 이번 사고로 어린 학생들의 피어보지 못한 생이 부모님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아픔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는데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민들은 책임감있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타까운 목숨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국민들의 직접적인 사과가 수없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말에는 이런 자신의 입장에서 직접적 책임감을 표명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말하나가 천냥빚을 갚는다고 했다. 민심을 정확히 모르는 대통령의 행보, 그것을 대통령이 모른다면 참모들이라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언질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국민들도 아는 기본적인 것을 일일히 가르쳐줘야 한다는 건 암담한 일이다. 이러니 청와대가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소리가 나오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모두발언에서 계속 과거라 표현하던 부분도 사과의 의미를 약화시켰다. 과거로 부터 쌓아온, 과거로 부터 이어온...이런 말들은 결국 현재의 책임감을 회피하는 발언 밖에 안된다.

 

[이번 사고에 대해 총리께서 사의(辭意)를 표하셨지만 지금은 실종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최선을 다한 후에 그 직(職)에서 물러날 경우에도 후회 없는 국무위원들이 되길 바랍니다. 여기 계신 국무위원들께서도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헌신과 노력으로 소명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 이후의 판단은 국민들께서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들,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부분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그 문제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저는 과거로부터 겹겹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습니다. 집권 초에 이런 악습과 잘못된 관행들,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노력을 더 강화했어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반드시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잘못된 문제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틀을 다시 잡아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나설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화법을 3인칭 화법이라고 한다. 자신과의 연계를 최대한 멀리하고 다른 이들의 잘못이라 탓하는 느낌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박근혜는 경험많은 정치인으로 준비된 대통령이라 선거에서 강조했다. 그럼에도 과거에 만연한 우리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관습을 돌아보지 않은 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도 마찬가지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그런 부조리들을 막지 못한 책임은 결국 모든 정치인들이 과거부터 이를 뿌리뽑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적폐를 바로잡지 못해서 너무나 '한스러운게' 아니라, 너무나 '죄송하다'고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집권초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한게 '안타까운게' 아니라, 이 역시 노력을 하지 않은 걸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한다. 약속과 원칙을 강조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던가? 그런데 왜 자꾸 이렇게 모든 걸 돌려서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반응은 일찍부터 있었다. 사과가 있기 하루전 28일 한 언론 기사 [朴 대통령 사과..여당 내에서도 '빨리, 직접' 하라]는 글을 봐도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새누리당 역시 박대통령의 사과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전했다. 그리고 사과의 형식을 강조했다. 야당대표의 사과까지 언급하며 대담한 사과를 하면서 진정성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국무회의 등의 간접형식이 아닌 대국민담화가 적절하다고 여당의원과 전문가들은 밝혔었다. 그러나 다음날 사과는 이들이 우려했던 간접형식에 그쳤다.

 

좀처럼 사과하지 않는 정치인이란 표현으로 아버지의 과거사를 사과하는 데도 3개월이나 설득했다고 새누리당의 한 의원을 전했다. 자신에게 화살이 돌릴까 두려워서 일까?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진심어린 사과의 힘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것 같다. 사과하지 않는 일본이 비난받는데 비해, 진심어린 사과를 지금까지 잊지 않는 독일은 유럽의 최강국이 되었다. 다른 유럽국들의 존경을 받는 진정한 선진국이라며. 과거를 잊고 미래를 봐서가 아니다. 과거를 잊지 않고 사과하며 미래를 함께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책임의식임을 독일은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책임지는 걸 두려워해선 안된다. 오히려 자신이 책임질테니 최선을 다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을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찾을 수 없으니 다들 사과가 미흡하다고 말하는게 아닐까? 이미 대통령이 되었으니 더이상 3인칭의 수사로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된다. 내 말이 명령이라는 게 아니라, 내가 책임지겠다는 말을 국민은 듣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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