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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국민담화 박근혜 대통령 눈물, 해경 해체 보다 진짜 중요한 한가지


딘델라 2014. 5. 19. 16:48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직접적인 사과의 뜻과 개선 방안을 전했다. 여러모로 세월호 침몰사고로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나며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던 상황에서 모두발언을 통한 간접사과는 대통령의 책임의식마저 논할 만큼 비난을 면치 못했었다.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과 6.4 지방선거마저 여당에겐 상당한 후폭풍이 미친 상황에서 조만간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있을거란 추측은 많이들 했었다.

 

 

그렇게 박근혜 대통령은 5월 19일 오전 9시 형식을 갖추고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뒤늦게라도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말하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 " 늦었지만 한나라의 수장으로서 사과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진도 방문 당시의 타이밍을 놓친 점이 아쉬움으로 남으나, 지금이라도 유족들에게 형식적으로 나마 위로를 드릴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국민담화는 대통령의 신뢰회복이 관건이었다. 그리고 그 신뢰회복이 곧 선거에도 영향을 줄거란 기대를 새누리당은 숨기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는 박근혜 정권의 부족한 위기대처 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고,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며 국민 안전을 강조했던 것이 말뿐이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하게 만들었다. 청와대의 신뢰가 추락할수록 여당도 좌불안석이 되었다. 연이어 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파문까지 이어져 여당의 입지가 더욱 약화되었다. 정권의 시험대에 오르며 그 책임이 투표로 연결될까 노심초사할 때,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던 박근혜 대통령의 행동이 어느때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해경 해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고, 막판 눈물까지 보이며 호소에 나섰다. 세월호 영웅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던 박 대통령의 눈물은 전국에 생중계 되었다. 그 진심이 얼마나 통했는지를 선거 결과로 판단하고 싶은 이도 있겠지만, 사실 이런 말이 오고가는 것조차 유족들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대통령의 사과가 진심으로 이어져야 할 건 지금부터다. 그것이 선거와 연관되어 해석되지 않으려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변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현재 거론되는 해경 해체보다 더욱 중요한 건 바로 담화에서 말한 내용을 실천하고 변화의지를 국민앞에서 제대로 보여주는 일이다.

 

 

해경의 구조노력이 부실했던 점과 민간과의 유착비리 등이 의심되는 비상식적인 대응을 생각하면, 해경의 개편은 어느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다만 너무 급박하게 해경 해체를 발표한 점이 지나치게 책임전가로 비춰질 수 있었다. 잘못하면 해체한다! 이런 강한 패기가 조직사회의 경종을 울릴 순 있지만, 뿌리깊이 형성된 고질적인 문제는 조직 개편만으로 해결되지 않다는 걸 너무 많이 보아왔다. 솔직히 어디 국민에게 실망 준 조직이 해경 뿐이겠는가? 무작정 해체하란 통보로 모든 게 끝날 수 있다면, 아마 대한민국에 살아남을 조직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해경 해체에 대해 찬반 양론이 벌어지겠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닐 것이다.

 

해경의 일을 새로운 국가안전처와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고, 만약에 개편 이후에도 제기능을 못하면 이름만 바뀌었단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안전행정부의 대응이 더욱 비난 받은 것도 이름만 바꿨지 이름값에 맞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해서다. 아무리 못난 조직도 61년간 이뤄놓은 걸 한방에 해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당장 해양경찰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이 멘붕이 왔다는 소식처럼, 여러곳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였다.

 

또한 해경 해체를 당장에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순서상으로 너무 앞선 발표기 때문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당장에 원하는 건 일단 원할한 구조다. 그래서 조직이 해체되는 여파로 수색작업이 동요될까 걱정하는 유가족들이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조직개편 문제는 실종자 수색을 마치고 충분한 진상조사가 이뤄진 후에 발표해도 늦지 않았던 일이었다. 그래서 급박한 발표는 선거 등의 정치적 수사로 비춰진 아쉬움이 남았다.

 

 

대통령은 관피아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각종 대안을 제시했지만,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민간 전문가를 늘린다고 관료들의 방만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된 사람을 뽑는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음서제 부활의 폐단만 늘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 사건사고가 터지면 매번 조직을 개편하고 해체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비리로 연결된 조직의 문제는 결국 사람이 만든 일이다. 그래서 투명한 방식으로 제대로 된 사람을 뽑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것의 시작이 현재의 조직에서 분명한 책임을 가리는 일이다.

 

유병언이 과거 오대양 사건 때 제대로 심판 받지 않아서 지금의 불행을 만들었듯이, 책임질 사람이 개편된 조직에 가봤자 관피아는 반복될 것이다. 이번만은 확실한 책임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물어서 그 싹을 잘라내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엄정 처벌하겠다는 박대통령의 말이 진심으로 이행되길 바란다. 국정원 사건 때는 이런 강한 패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갔지만, 이번만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일이니 더욱 강한 의지를 보여줬음 좋겠다.

 

애초에 신뢰가 추락했던 건 그것이 말뿐이었다는 실망 때문이었다. 선거 때만 반짝 고개를 숙이고 선거 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변하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공약을 폐기했던 현정부도 국민의 불신이 만들어지는 데 기여하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서 특검도 불사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특검이 철저하게 파헤치며 속시원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대통령의 눈물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아마 그것이 아닐까 한다. 조직 하나의 해체로 강한 결단을 보여주기 보다, 이번 세월호 정국이라도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는 노력이 안타까운 인재를 막는 초석을 다지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한달이 지난 지금도 팽목항의 슬픔은 계속되고 있다. 유가족이 외치듯이 노란리본으로 작은 기적을 바라던 순간을 절대 잊어선 안될 것이다. 대형사고가 반복되어도 우린 쉽게 잊고 그 순간의 책임만 쉽게 모면하며 불행을 자초했다. 그래서 대통령의 책임은 이제부터 그 의지를 하나씩 실천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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