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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연예대상 박슬기-김태희작가, 수상소감의 좋은 예&나쁜 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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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연예대상 박슬기-김태희작가, 수상소감의 좋은 예&나쁜 예?


딘델라 2014. 12. 30. 22:00

연말 시상식의 볼거리는 아무래도 축하쇼와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이 아닐까 싶다. 누가 어떤 상을 타고 어떤 수상소감을 남기는가는 매년 화제가 된다. 이번 '2014 MBC 방송연예대상'도 스타들의 수상소감이 화제를 뿌렸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모두가 기다렸던 대상의 주인공인 유재석의 수상소감일 것이다. 무도의 든든한 리더로서 위기 때마다 더욱 빛났던 유재석은 이번에도 감동과 재치가 아우러진 멋진 수상소감을 남겼다. 많은 이들이 유재석의 수상소감에 감동한 것은 그의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무도의 리더로서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약속해야 하는지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김구라의 수상소감도 돋보였다. 최근 공황장애로 갑자기 입원하며 방송차질을 빚었던 그는 힘든 와중에도 연말 시상식을 방문하는 프로정신을 보여줬다. 김구라는 어떤 상황에서도 늘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방송인의 책임감을 끝까지 보여줬다. 아픈 개인사로 몸과 마음이 지쳤을텐데도 " 공황장애계의 대선배이신 이경규 선배님께서..." 처럼 재치있는 소감을 이어갔다. 그리고 부모의 일로 똑같이 마음 고생할 아들 동현이에게 " 남다른 부모 둬서 마음 고생 심한 우리 동현이. aka mc 그리. 턴 업(Turn up)! 오케이(OK) " 라며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줘서 뭉클했다.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현재 자신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대변하는 김구라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그런데 인터넷 상에 화제를 뿌린 수상소감은 이뿐이 아니였다. 작가상을 수상한 '라디오스타'의 김태희 작가와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리포터로 맹활약 중인 방송인 박슬기의 수상소감이 네티즌 사이에서 극과 극의 반응을 얻으며 화제를 뿌렸다. 이들은 대중이 궁금해하는 수상자들은 아니였으나, 말 하나에 울고 웃는 하루를 보냈다. 두사람의 수상소감이 이토록 판이한 반응을 얻은 건 소상소감의 좋은 예와 나쁜 예를 제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우선 김태희 작가는 오해를 부르는 쓸데없는 멘트로 네티즌의 비난을 샀다. 게다가 대상 수상인 유재석 다음으로 긴 수상소감을 전해서 눈치없이 길었다는 질타를 받았다. 김태희 작가는 예능 작가로 오랜시간 MBC에서 일해왔다. 그래서 작가상 수상은 어느 때보다 영광스럽고 벅찬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감사를 표하는 데 있어서 센스가 약간 부족해 보였다. 그녀는 장장 5분여의 긴 소감을 남기며 시청자들을 어리둥절 하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오해가 될 멘트로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문제가 된 멘트는 " 규현은 사실 일반인 여자를 좋아한다고 알려졌는데, 1등 하고 바뀌었다고 한다. 스타도 좋아한다고 하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 라는 연애사를 언급하거나, " 특히 노홍철이 고구마를 나르다가 넘어질 때가 기억이 난다 " 라며 구설수로 하차한 노홍철을 언급하기도 했으며, " 형돈 오빠를 당시 거절했던 거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 라고 유부남 정형돈을 갑자기 언급해서 오해를 사기도 했다.

 

 

작가로서 자신과 함께 했던 동료들과의 추억을 되새기고픈 마음은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대중의 오해를 사는 발언은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결혼한 정형돈을 상대로 거절한게 미안하다고 했으니 속사정을 모르는 대중들에겐 이상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언론에 따르면 정형돈을 언급한 이유가 과거 무도시절에 있었던 일 때문이라고 한다. 2006년 김태희 작가의 미니홈피에 한 네티즌이 " 형돈이 형님과 사귀세요. 기회가 되신다면 " 이란 글을 남겼는데, 이에 김태희 작가는 " 싫어요 " 라고 답글을 남겼다고. 나중에 정형돈이 이를 방송에서 언급하며 김태희 작가에게 " 나도 싫어요 " 라고 화답해서 웃음을 남겼었다.

 

알고보면 속사정은 별게 아니었지만, 워낙 과거의 일이라서 오해받기 딱 좋았다. 규현에 대해서도 그리고 노홍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작가의 속사정을 알지 못한 상황에선 시청자에겐 뜬금없이 들렸을 것이다. 네티즌들이 그녀의 발언을 문제삼았던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작가라서가 아닐까? 아무래도 작가라면 말도 잘하고 표현력도 풍부할 거란 환상이 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지루하고 길기만 한 수상소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것 같았다. 어쨌든 김태희 작가의 수상소감은 자신의 벅찬 감정을 대중과 소통하지 못한 나쁜 예를 보여준 듯 싶었다.

 

 

이와 달리 박슬기의 수상소감은 인상 깊었다는 네티즌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박슬기 역시 꽤 긴 시간의 수상소감을 남겼다. 그러나 많은 말들을 남겼지만, 그 발언들이 박슬기 개인의 노력과 진심을 유쾌하고 감동스럽게 대변해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우수상을 수상한 박슬기는 자신의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준비되지 않은 멘트를 자연스럽게 쏟아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리포터 생활을 오래한 베테랑답게 당황하지 않고 재치있는 말을 이어갔다.

 

" 진짜 머릿수 채우러 왔다. 연예인 구경하러 왔는데. 2004년에 신인상 타고 이렇게 10년만에 상을 타게 되었다. 정말 감사하다. 제가 올해로 딱 10년이 되었는데 정말 너무 큰 선물을 주신 것 같다. 청승맞게 안울려고 했는데 잘 안된다. 무대 뒤에서 인터뷰만 하다가 중앙에서 선터에 와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는 게 꿈만 같다." 기대 밖의 수상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감사함을 전했다. 10년만에 상을 타는 벅찬 마음이 그녀의 설레는 멘트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에게 감사드린다. 아빠가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살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고민이 있었다. 너무 저희가 방해를 하는 게 아닌가 힘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열심히 아낌없이 인터뷰해준 스타분들께 감사드린다....여기 유재석 선배님 얼굴만 보면 제가 눈물이 나서! 어휴 청승이야. 제가 올해 30이예요. 계란 한판이다. 올해는 꼭 멋진 남자 만나고 싶다. 마지막으로 허세 가득담긴 멘트를 하고 싶다. 제가 키가 150cm이다. 늘 낮은 자세에게 열심히 리포팅하는 섹션TV의 박슬기, 리포터계의 송해 되겠습니다 "

 

박슬기의 수상소감은 리포터로서의 진심이 묻어나서 인상깊었다. 자신의 일 때문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고민하는 부분은 찡했다. 그리고 모든 영광을 인터뷰에 응한 스타들에게 돌렸다. 역시나 프로다운 마인드였다. 또한 중간 중간 웃긴 멘트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객석의 반응도 뜨거웠다. 마지막 신발을 벗고서 작은 키로 당찬 포부를 밝힌 부분은 감동이었다. 여러 스타들의 활약에 비하면 그녀의 수상은 작아 보일 수 있으나, 리포터로 외길을 걸어간 자신의 진심을 진솔하게 고백해서 모두를 집중시켰다. 이처럼 박슬기의 수상소감은 대중을 감동시키는 진정성 있는 수상소감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 좋은 예였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역시나 말을 잘하면 좋은 이미지를 얻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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