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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11회 지성준(박서준)이 살린 멘붕 전개, 해바라기 남주의 중요성 본문

Drama

그녀는 예뻤다 11회 지성준(박서준)이 살린 멘붕 전개, 해바라기 남주의 중요성


딘델라 2015.10.23 06:23

MBC '그녀는 예뻤다' 11회는 시청자들의 원성이 컸던 회차였다. 예고에서 한껏 로맨스에 기대치를 뿌려놓았지만, 11회의 중심스토리는 안타깝게도 민하리(고준희)와 김혜진(황정음)의 우정에 있었다. 11회 초반까지는 정말 달달했다. 지성준(박서준)이 첫사랑 혜진을 눈치채고 두 사람이 드디어 조우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이었다. 워낙 돌고 돌아 숨은 그림 찾기를 했던 두 사람이기에 서로에 대한 간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성준은 뒤늦게 알아본 자신을 자책하면서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사람이 진짜 혜진이란 점에 더없이 행복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에 엄청난 장애물이 있었으니 바로 하리였다. 혜진은 하리가 성준에게 먼저 털어놓지 못했단 걸 알면서 하리를 걱정했다. 그리고 하리가 쓴 편지를 보면서 하리가 성준에 대한 마음이 깊다는 걸 알았다. 결국 혜진은 혼란스런 맘에 성준을 밀쳐냈다. 그것도 너무 혜진이답지 못하게 말이다. 분명 혜진은 속깊은 친구이고 누구보다 타인을 배려했었다. 그런데 하리에 대한 우정만 생각하며 자신을 좋아한 남자들에겐 상처가 될 행동만 되풀이하고 말았다.

 

 

하리와의 우정이 범상치 않다는 건 알지만, 이부분을 꼭 로맨스에 불을 당기려던 찰나에 썼어야 했을까 아쉬움이 든다. 어쩔 수 없었다면 작가가 좀 더 혜진이 캐릭터를 흔들지 말았어야 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봐왔던 혜진이라면 타인에게 상처가 될 일들은 하지 않았을텐데, 작가는 스토리 전개에만 치중한채 한순간에 김혜진이 다른 사람이라도 된냥 쌩뚱맞은 대사와 행동을 남발했다. 성준을 밀쳐낸다고 동창회이야기를 꺼낸다거나...알다시피 성준은 어릴 때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김신혁에겐 5만원을 건낸 것도 미안함을 대신하기엔 너무나 일차원적인 것이었다. 이러다 보니 갑자기 김혜진 캐릭터는 붕뜬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혜진이 성준을 밀쳐내는 과정이 안타까웠다. 애써 동창 그 이상 이하도 아닌듯 갑자기 선을 그었다.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는 성준은 당황할 수 밖에. 속으로만 하리가 널 좋아해만 반복하고 이유를 숨기는 건 성준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 좋았는데 갑자기 왜 그럴까? 성준이나 시청자의 속마음이 그랬다. 이는 성준이가 또 숨은그림찾기를 해야 하는 고통의 반복이었다. 이렇게 혜진은 지성준을 밀쳐내려 애썼다. 속마음을 숨기려고 또 거짓말을 했다. 그것이 하리를 위하는 일이라고 말이다. 그러는 속에 지성준의 마음은 놓치고 말았다. 한없이 성준이를 보듬었던 혜진이 말이다.

 

이는 작가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 같았다. 아무래도 진짜 혜진을 알아보는 게 이 드라마의 중요한 핵심이니까, 이후 이야기를 연장해 가는데 어려움은 따를 것이다. 그래도 그 갈등을 하필 하리와 혜진의 우정으로 포장해버리다니, 너무나 뻔하고 식상한 로코의 전형을 또 따르고 말았다. 그로인해 시청자들이 고대하던 제일 중요한 두 사람의 재회마저 흐지부지되는 효과를 낳게 했다. 물론 혜진이 성격상 하리가 성준을 그렇게나 좋아했다는 걸 그냥 눈감고 넘어갈 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신에 찬 성준의 마음을 그렇게 던져버리면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혜진이 몰라주면 누가 알아줄까? 성준에게 혜진이 뿐인데...그것이 여주의 캐릭터를 붕뜨게 만들고 말았다. 로맨스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에 당연히 이런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당혹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11회는 앞으로의 전개를 위한 쉬어가는 회차 같았다. 스토리를 늘리기 위해서 서브의 이야기를 좀 더 늘린? 다만 아쉬운 건 서브를 너무 신경쓰다 보니까 주인공이 하리인줄 착각하게 만든 점이다. 여주가 떠난 친구 때문에 통곡하는 장면! 둘의 우정이 이토록 절절하구나 싶지만, 시청자가 바란건 그런게 아니였으니 더욱 답답할 수 밖에. 온통 하리 하리를 외친 전개는 정말 작가가 너무 나간 듯 싶었다. 로코에선 친구란 그냥 쿨한 우정을 보여주는 존재가 최고임을 다시금 느꼈다.

 

 

그런데 멘붕에 빠진 전개 속에서도 숨통을 트이게 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지성준이다. 11회가 겉으로는 하리와 혜진의 난처럼 보였지만, 이날 진짜 주인공은 바로 지성준이었다. 그예 작가가 멘붕 전개 속에서도 끝까지 흔들지 않았던 신의 한수는 일편단심 해바라기 지성준이었다. 그간 남주캐릭터를 힘겹게 그려내 아쉬웠는데, 그래도 다행인 건 지성준이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 좋은 남주 캐릭터란 점이었다. 로코에서 남주가 캐릭터 붕괴가 된다는 건 로코를 포기한 거나 다름이 없다. 다행히 산을 타는 전개에도 지성준만이 유일하게 정방향을 향하고 있었으니, 그가 아니였으면 정말 11회는 남는 게 없을 뻔했다.

 

첫사랑 혜진이 거짓말을 할 수 없던 상황들을 그는 온전히 이해했다. 그리고 자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어떤 모습도 상관없다고 혜진에 진심을 드러냈다. 지성준은 늘 한결같았다. 자신의 상처가 컸기에 혜진의 마음에 더 의미를 두고 그 마음만 찾았다. 그를 위로한 건 혜진의 마음이었으니 겉모습은 형식일 뿐이었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에선 남주가 외모와 마음을 두고 갈등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만큼 사람에겐 눈으로 보여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지성준은 어떤 갈등도 필요가 없었다. 혜진과 성준은 서로가 인정하는 특별한 사이였고, 그것을 이어준 게 바로 마음이었으니. 다만 그것을 혜진은 하리 때문에 잠시 잊었고, 성준은 거칠게 없었다.

 

 

그래서 혜진이 하리가 널 좋아한다는 말에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하리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상관있는 건 착한 혜진의 답답한 상황 뿐이었다. 오히려 성준에겐 그 이유가 하리 때문이란 게 다행이었을지 모른다. 그가 더 신경쓴 건 신혁이었으니...다만 친구와의 빗나간 우정을 정리할 시간이 혜진에겐 필요했다. 지성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혜진에게 믿음을 주었다.

 

"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예전에도 너고 니가 너인줄 몰랐을 때도 너였고, 지금도 너고 앞으로도 너야. 재촉안할게 다른거 안바래. 그냥 도망만 치지마...그것만 해줘....우리 김혜진 옛날에도 그렇게 착하더니 안보이는 사이에 더 착해졌네. 너무 좋다 안변해서 " 박서준의 잔잔한 연기가 정말 좋았던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지성준은 혜진이 답답한 상황 때마다 끝까지 솔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혜진이 선을 그어도 자신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친구 때문에 안된다 해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고. 다른 이유가 필요없었다. 지성준이 좋아하는 건 혜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성준 캐릭터는 박서준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어느 때보다 스토리 전개가 답답한 상황이니 지성준이 더 멋져보였다. 그가 포기할 수 없는 건 혜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혜진이 아무리 감추려해도 사랑은 표나기 마련이다. 하리가 걸린다는 것도 결국 사랑하는 마음을 애써 밀친다는 것이니 어렵게 찾은 첫사랑을 어찌 놓치고 싶을까? 그래서 그는 천천히 그녀가 마음의 문을 열도록 기다렸다. 예고 낚시의 어깨동무 장면이 아쉽지만 딱 그런 뜻이었다. 괜한 농담까지 하면서 애교섞인 미소도 날렸다. 혜진이 불편해하는 마음을 풀어주고자 말이다. 정말 박서준이 캐릭터의 포인트를 잘 잡아서 멋지게 살려내는 걸 보면서 연기 잘하는 배우란 건 새삼 느끼게 했다. 극이 요동치니 그의 연기력의 진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달까? 지성준의 감정선을 끝까지 유지해준 그의 연기가 있어서 그나마 위로받았던 회차였다.

 

 

이런 지고지순한 지성준마저 없었다면 잘나가던 드라마의 설레임을 누가 지켰을지 깜깜할 뻔했다. 산으로 가는 스토리를 그나마 남주의 매력이 꽉 잡아주었으니, 해바라기 지성준의 존재가 고마울 뿐이다. 로코에서 여심을 잡는 건 남주의 역할이 크다. 멜로에서 지지부진 상황을 만들어서 속상하지만, 해바라기 남주가 꿋꿋하게 버티는 한 멜로는 결국 완성될테니까. 이런 지성준이 어떻게 멋지게 혜진의 마음을 돌리게 될지만 잘그려도 일단 로코로선 선방이다. 다만 지성준도 소용없을 정도로 작가가 끌지는 말았으면 싶다. 재밌던 드라마가 산을 탈 때마다 허탈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막 숨은그림찾기를 끝냈는데 남주와 여주가 아까운 케미를 갈등 때문에 소진해야 한다는 건 드라마도 타격이다. 작가가 크게 욕먹지만 10회까지는 어쨌든 잘 이끌었으니 시청자들이 공감할 결말을 좀 더 촘촘히 만들어갔음 좋겠다.

 

하여튼 지금은 혜진이 하리로 인해 지성준의 깊은 사랑을 외면하고 있지만, 결국 혜진도 특별한 사랑을 놓치면 후회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하리와의 우정을 위해서도 자신이 더 행복해야 한다는 것도 느낄 것이다. 그동안 혜진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너무 몰랐다. 현실에서 주인공이 되는 건 자신이 아니라고 애써 밝은 얼굴로 외면하기 일수였다. 하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이가 있는데, 왜 주저해야 할까? 그런 진실한 사랑 앞에선 자신이 진정한 주인공이다. 하리 역시 진정한 친구라면 걱정을 보낼 필요가 없다. 속마음을 감추면서까지 지킨 우정에서 가장 불쌍한 건 지성준 뿐임을 혜진이 어서 빨리 깨닫기를 바란다. 다음주에는 이 답답함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전개를 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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