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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락 라디오 하차 외압논란이 씁쓸했던 이유 본문
방송인 최양락(54)의 근황이 공개되서 화제다. 모 언론사가 라디오를 하차한 후 아내의 식당에서 주차관리를 하고 있는 최양락의 모습을 공개했다. 일부 언론이 라디오 하차 후 최양락이 주차관리를 하고 있다며 충격이라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현재 최양락은 라디오 하차 후 아내 팽현숙이 운영하는 식당을 돕고 있는 걸로 확인됐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가 아내의 식당 일을 돕는 일이 아니였다. 방송을 그만두고 은둔을 하듯 지내고 있는 최양락에게 말못할 속사정이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양락은 14년간 자리를 지켰던 MBC 라디오 표준FM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가 폐지되면서 하차하고 현재 술과 주차관리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최양락은 2002년 4월부터 2016년 5월 13일까지 매주 평일 오후 8시 30분 라디오 진행석을 지켜왔다. 14년 동안 라디오 진행을 맡았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허나 5월 13일을 끝으로 “저는 다음 주 월요일 8시 30분 생방송으로 돌아올게요”라는 마지막 멘트를 남기고 방송에서 물러났다. 최양락의 하차 후 5월 27일까지 가수 박학기가 마이크를 잡았고, 이후 '재밌는 라디오'는 완전히 폐지된 후 김태원의 '원더풀 라디오 김태원입니다'가 방송되고 있다.
MBC 측은 최양락의 하차에 대해서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말할 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련의 과정들이 자연스럽지 못했기에 최양락의 하차와 프로그램 폐지를 두고 외압논란이 일어났다. 게다가 언론은 팽현숙의 말을 빌어 “ 하나 아빠(최양락 팽현숙 부부의 큰딸)가 라디오 하차로 크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 ", "프로그램의 간판 코너였던 정치 시사 풍자가 갈등의 씨앗이었다"라며 간접적인 속내를 보여주었다. 현재 최양락은 하차 이후 가족과 친한 지인 외에는 외부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고 언론은 밝혔다.
이런 보도가 나간 후 네티즌들은 '재밌는 라디오' 폐지와 관련해서 의구심을 보냈다. '재밌는 라디오'는 이제는 얼마 없는 시사풍자 코너의 명맥을 이어가던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최양락의 입담과 더불어 '재밌는 라디오'는 탄생 이래 꾸준히 시사풍자를 해왔다. ‘3김 퀴즈’를 비롯해 ‘대충토론’ ,‘대통퀴즈’ 등 시사풍자 코너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과거에는 시사풍자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럿 시사 프로그램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당연히 시사풍자도 위축되었다. 그 영향을 '재밌는 라디오'도 피해갈 수 없었다. 꾸준히 운영하던 시사풍자 코너를 없앴고, 해당 코너 작가와 프로그램 PD도 여러 차례 바뀌는 일을 겪었다.
그리고 결국 개편이란 명목 아래 '재밌는 라디오'도 5월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가 되었다. 아마도 최양락은 애정을 가졌던 라디오가 폐지된다니 상심이 컸던 것 같았다. 그는 작년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서도 5년간 했던 '좋은 친구들' 하차를 통보받고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었다. 그런데 14년이란 세월을 함께 한 라디오를 하차하게 되니 그 충격은 더 컸을 것 같았다. 그는 '사람이 좋다'에서도 “코미디언은 나이가 들면 주무대가 사라지는데, 라디오가 없었으면 정말 저는 우울증에 걸렸을 지도 모른다. 그나마 라디오에서 제가 하고 싶은 개그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TV보다 더 귀중한 은인이 바로 라디오다” 라며 라디오에 대한 애착을 보여줬었다. 그래서 일련의 과정들이 최양락에게 상처로 다가왔을 것 같았다.
MBC는 이런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 최양락의 외압은 없었다며 일방적인 하차설을 부인했다. MBC는 언론에 "최양락 씨에게 예우를 갖춰 개편사실을 통보했으나 본인이 연락을 끊고 잠적해서 방송을 펑크냈다. 우린 감사패와 마지막 인사를 하도록 기다렸다. 그러나 최양락 씨에게 피해갈까봐 개인사정으로 발표한 것이다"라며 의혹을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최양락의 하차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것은 명맥을 이어가던 시사 프로그램들이 하나씩 폐지되는 현실에 대한 씁쓸함일 것이다. 개편이란 말을 하고 있지만 결국 개편을 이유로 시사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방송가의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나 시사풍자는 정치에 대한 유연성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선진국일수록 자유롭게 날카로운 시사풍자들이 오고간다. 방송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이후 자유로운 정치에 대한 시사풍자 프로그램들은 사라졌고 방송가는 정치에 대한 풍자 대신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도배되었다. 일부 프로그램이 간신히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 시사교양까지 현실 정치를 실랄하게 비판하는 기능은 축소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정치풍자도 눈치를 봐야하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최양락의 하차가 외압이 아니더라도 결국은 방송가가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재밌는 라디오'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 외압과 다를바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