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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의 약속 김래원, 답답하고 속터지는 아들, 민폐 언제까지 봐야하나 본문
천일의 약속 김래원, 답답하고 속터지는 아들, 민폐 언제까지 봐야하나
천일의 약속에서 제일 답답하고 공감을 얻기 힘든 캐릭터는 박지형(김래원)입니다. 이쯤되면 그의 사랑이 공감 될 만도 한데, 왜 아직도 그의 행동과 말에 공감이 덜 갈까요? 우유부단한 양다리 설정으로 민폐남주로 욕먹던 그는 여전히 파혼을 하고 수애만을 바라보는 상태가 됬는데도, 사랑의 깊이를 잘 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절절한 그의 사랑을 공감시키지 못하고, 엄마인 김해숙의 절절한 모성애가 더 돋보이고 있습니다.
답답하고 일방적인 결과뿐인 사랑
지형의 사랑이 너무나 일방적이고 답답한 이유는 그에게는 과정이 없습니다. 그저 결과만 있습니다. 서연이 좋아서 정혼자두고도 몰래만나고, 사랑하는 서연을 두고도 결혼날이 정해졌다며 결혼을 하려합니다. 그러다가 서연이 치매에 걸린 것을 알고 서연에게 찾아와 무작정 재검을 받아라 합니다. 그리고 파혼선언을 일방적으로 해버립니다. 마치 일방통행처럼 너무나 일방적인 결과 통보식 사랑입니다. 그 안에는 서연의 마음을 좀더 알려는 과정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서연에게 결혼하자고 고백합니다. 아파트를 구했으니 동생이랑 함께 와서 같이 살자며 옷만 가지고 옮겨 오라며 통보합니다. 서연은 " 어머 고마워 나 책임지려고 사고쳤구나, 돌대가리도 아니고 새대가리, 만약 내가 정상이면 당장 살림차려 살자 내가 그랬을거다. 나 건드리지 말아줘, 결혼 하자 그럼 어쩔건데 뱀처럼 휘감기면 어쩔건데, 너마저 머리위에 지고 짖눌리기 싫다 " 서연이 그 말을 하는 순간에도 지형은 서연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하는 것보다, "사랑해, 나에게 기대" 처럼 단순한 감정만 전달할 뿐입니다. 서연은 끝없이 자기가 왜 안되는지 설명합니다. 이런 서연과 대조적인 답답한 모습만 반복되니 더 서연의 감정에만 몰입될 뿐입니다.
" 40평짜리야, 가구는 내가 들여놨어 월세야 깨끗해 " 지형은 서연을 바래다 주는 그 순간 까지도 그녀에게 다 준비가 되었으니 살자며, 단편적인 대사로 집을 설명할 뿐입니다. 서연은 그런 지형에게 " 돈많네, 헛짓했네 날좀 존중해, 왜 무시해, 하늘아래 둘도 없는 남자 되고 싶은거 꿈깨 " 라며 그를 포기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지형은 다른 사람 상관 안한다며 메달리고, 그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대사들이 너무나 무미건조하게 들릴 정도로 지형의 대사는 너무나 일방적이고 단순합니다.
서연의 감정과 현재 상황을 알지도 못한채 그녀의 가족을 만나 허락을 구하겠다며 불쑥 전화를 하는 지형. 화가나 드라마와 영화 속 사랑과 현실의 사랑은 다르다며, 치매에 걸린 나를 감당하려는 지형에게 이건 영화가 아니다라며 똥폼잡지 말라며 현실을 이해시킵니다. 그것은 너무나 설득력이 있습니다. 지형이 하는 사랑이 이 드라마에서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은 바로 현실적인 생각에 쌓인 캐릭터들 사이에서 그 혼자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서연의 감정은 매 순간이 엄청난 대사로 포장되어 감정이입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지형이 하는 것이라고는 정말 소귀에 경읽기 정도로 답답한 말들 뿐입니다. 늘 이런식이니 그의 캐릭터는 마치 싫다는 사람 억지로 붙잡고 메달리는 사람꼴이 됩니다. 자신과 결혼하면 힘들어질 것 이라며 현실을 끝없이 설명해주는 수애에 반해 김래원 캐릭터가 너무 약하고, 그저 가만히 혼자 고민하다가 이렇게 하자, 이런식이니 더 깊이있는 그의 캐릭터가 설명이 안됩니다.
치매에 걸린 서연의 치열한 현실에서 아직 현실 파악이 안된 지형의 사랑은 설명되지 못하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 드라마가 진정 아름다운 순애보가 되기 위해서는 좀더 감동적이고 매력적인 남주로 포장되야 합니다. 하지만 지형은 매순간 회사에서 일만하는 모습이나 혼자 고민하는 모습이나 수애를 만나 오피스텔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그뿐입니다.
엄마 마음 몰라주는 답답하고 속터지는 아들
10회 에서 지형은 치매에 걸린 서연과 결혼하기 위해 엄마에게 결혼에 대해 털어 놓습니다. 꼭해야한다는 말에 김해숙은 임신이여서 그렇구나 착각을 합니다. 지형은 엄마의 착각에도 어떤 답도 해주지않고, 끌려 가며 결혼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김해숙은 서연을 만나서 임신인가 묻습니다. 수애는 결국 자신의 알츠하이머 상태를 떨리는 모습으로 고백합니다. 서연은 자신이 치매이기에 당연히 반대하는 엄마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게 당연한 것이니까요. 아들이 치매에 걸린 여자와 결혼을 한다는 생각은 어떤 부모도 감당하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안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 그가 하는 것은 메달릴 뿐 입니다. 너무나 무너지는 마음에 아들에게 안된다 구구절절한 엄마의 마음를 보여주는 김해숙의 연기에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한없는 모성애로 아들의 사랑을 반대하는 엄마, 아들의 미래를 위해 아들의 희생을 감당할 수 없는 엄마는 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엄마의 절절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이 순간에도 그는 서연을 향한 마음만 되새깁니다. "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다 날 위해서다 그사람이 없으면 난 허수아비다 " 무릎을 꿇고 어머니만 부르며 애절한 눈빛으로 엄마만을 바라보는 지형. 지형의 마음이 절절해야 하는 이 순간에도 지형의 사랑보다, 아들을 위하는 엄마의 사랑이 더 애절하게 그려집니다.
" 안돼 엄마 말들어, 너를 이해못하는게 아니야, 그래서 너무 마음이 아파, 헌데 그건 안돼, 열번 백번 생각해도 그게 안돼 " 엄마의 애절한 설명에 지형은 " 엄마는 제가 평생 죄책감에 후회하고 살길 바라세요, 제가 아무것도 못하고 손들면 저 그사람 못놔요 " 라 심정을 전합니다. 지형이 서연의 사랑에 대해서 설명하는 대사들 역시 공감을 주기엔 약합니다. 그가 죄책감과 책임감을 되뇌일때, 그런 아들을 향해 " 엄마가 널 넣았어, 내 뱃속에서 너가 만들어졌어, 너대신 유일하게 죽을 수 있는 사람이 엄마인데, 어떻게 날 모른다는 거야, 죄송하다는 소리가 필요한게 아니라니, 어떻게 엄마한테 이래, 왜 이렇게 모질어 " 라며 더 절절하고 애절한 마음으로 오열하는 김해숙의 감정에 더 이입하게 됩니다. 모진 말로 차라리 날 놔주세요 라 말하는 모습은 이전에 향기나 서연에게 하던 최악의 남자, 나쁜남자로 생각하라고 일방적인 모습 그대로입니다.
결국 지형은 엄마의 속을 애만 태우고 시커멓게 만들어 버리는 못난 아들이 되어 그의 사랑만 지키게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그건 그의 사랑이 작아서가 아닙니다. 그건 그의 사랑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이해하는 엄마의 마음이 더 커 보이기에 그렇습니다. 아들의 어떤 잘못된 선택도 이해하려는 엄마, 그런 엄마가 있기에 서연의 말처럼 참 훌륭한 부모님을 두었기에 그 부모를 두고 그가 하는 일들이 참 모질어 보이기때문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이때쯤 가장 애절한 남주의 감정이 폭발해야 함에도 김래원은 여자들 캐릭터에 밀려 버리는 것입니다.
서연과의 결혼이라는 결과만 던지고 엄마의 가슴 아픈 선택을 기다리게 됩니다. 아들의 방에서 아들의 침구를 정리하며 아들의 생각과 서연의 생각을 번갈아가며 고뇌하는 김해숙의 모습. 아들을 끝까지 헤아리려는 모정이 아들의 사랑보다 더 커보이고 위대해 보입니다. 결국 지형은 향기에게 마저도 순애보를 빼앗기더니, 엄마의 모정앞에서도 지고 맙니다. 지형의 이런 단편적인 사랑에 대한 표현이 조금이라도 절절하고 애절하고 설명이 되었다면 좋았을걸, 결국 이 순간까지도 그의 사랑은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 하건 말건 너무나 이기적이게 그려집니다.
민폐 남주 캐릭터 언제까지 봐야하나
이처럼 김래원이 연기하는 박지형은 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는 순애보의 주인공입니다. 그런데도 방대한 대사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받으며 시청자와 소통하는 김수현 작품에서 그가 하는 것이라곤 서연아, 미안하다, 이해해달라, 내뜻에 따라라, 해달라 뭐든 너무나 일방적인 단순한 말들 뿐입니다. 이렇다보니 수애나 이미숙, 김해숙이 쏟아내는 그 감정들이 오히려 더 절절하게 다가오고, 가장 이해받고 중심에 서야 할 김래원 캐릭터가 모두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그저 멀뚱하게 쳐다보고, 표정마저도 한정적이고 상대의 어마 어마한 설명을 일방적으로 듣고만 있고, 또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감정만 토로할 뿐입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당사자인 김래원도 엄청나게 답답할 듯합니다. 보는 사람이 이런데 연기하는 사람은 어떨지. 아무리 남자캐릭터 별로로 만드는 김수현 작가 라지만, 순애보 드라마라 주인공이 그래도 살아야 하는 드라마에서, 김래원한테 너무하다 할 정도 남자주인공을 못살리고 있는 듯 합니다. 지형 캐릭터는 이러다가 끝까지 주변 여자들의 끝없는 이해와 리드에 이끌려 가다가 그게 사랑이고 순애보인지 착각할 듯합니다. 정말 아쉬움이 너무나 뭍어나는 남자주인공입니다.
그의 사랑이 좀더 깊이가 있다면 좋을 텐데, 오히려 그로 인해 아파하는 여자들의 심정이 너무나 깊이가 있으니, 그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나쁜 남자가 되어 버립니다. 천일의 약속도 10회로 중반이 넘어왔는데, 이쯤에서 남주캐릭터가 팍하고 치고 터져야하는데, 아직도 공회전하는게 보입니다.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 제로, 공감도 주지 못하는 이런 민폐 남주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정작 순애보 남주의 캐릭터가 해야 할 따뜻한 위로는 항상 사촌오빠 몫이고, 김래원은 그저 메달리기가 전부이니 이제는 좀더 진보한 그들의 사랑이 그려저야 하지 않을까요? 서연이 져주던, 지형이 져주던 어서 두 사람이 이 지루한 공회전을 그만하고 금쪽같은 시간 아름답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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