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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며느리 김보연, 혼자만 슬픈 결말, 억지 해피엔딩 속 최대 피해자 본문
불굴의 며느리 김보연, 혼자만 슬픈 결말, 억지 해피엔딩 속 최대 피해자
불굴의 며느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막판에 20%의 시청률을 넘기며 오랜만에 MBC 일일드라마의 부활을 알렸죠. 신애라가 오랜만에 방송에 나와 젊은 문신우와 호흡을 맞추며 지나치게 많이 나는 나이차에 또 재벌이야기냐 하면서 참 말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만월당 두 며느리가 한집에 시집가서, 동서와 형님사이가 뒤바뀌어 며느리가 된다는 막장설정과 그로 인한 갈등이 정말 비판도 많이 받았습니다.
초반은 훈훈한 모습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불굴의 며느리 이름과 다르게 며느리들이 재가하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그 안에서 갈등이 나오고 하는 보기 불편한 설정으로 참 지탄도 많이 받았습니다. 두 며느리를 한집안 아들이랑 엮으려고 도가 지나치게 이어진 이야기들과 신애라가 지나치게 민폐 여주로 나와서 오히려 김동주의 역할이 더 현실감 있다며 지지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는 모든 사람이 다 해피엔딩이 되야 한다는 투철한 정신으로 이 사람 저 사람 엮어주는 눈살찌푸린 장면으로 웃지 못할 장면도 연출 되었죠. 만월당 12대 종부 차혜자(김보연)와 고향 오빠인 커피집 사장 장석남(이영하)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연정을 막 꽃피려고 하는 순간, 그들의 아들, 딸이 서로 결혼을 결심한 것을 알고는 부모와 자식들이 사랑을 두고 싸우게 됩니다.
사랑을 두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던 그들, 하지만 결국 자식이기는 부모없다는 이야기대로 부모들이 포기하고 자식들의 사랑이 이어지게 됩니다. 모든 며느리가 다 결혼하는 거 아니냐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만월당 2대 종부 김보연은 결국 영원한 며느리로 홀로 만월당에 남게 됩니다.
알고보면 정말 속도 많이 썩고 제일 불쌍한 존재가 김보연 캐릭터죠. 일찍 과부가 되어 홀시어머니 모시고 큰 만월당을 지키고 살고, 큰 아들 역시 일찍 죽고 그 며느리는 애를 못낳아서 자손도 끊기게 되구요. 딸 하나는 미혼모에 다른 딸은 오랫동안 사귀던 남자한테 차이고, 고르고 고른 남자가 하필 자신이 오랫동안 좋아했던 오빠의 아들이라니, 참 이런 박복한 인생도 없습니다. 거기에 며느리 둘은 자신의 집에서 쌀 수백가마를 훔친 친구의 집의 며느리로 들어가고, 금지옥엽 이뻐하는 손녀도 원수나 다름없는 친구집으로 가 버립니다. 며느리도 떠나고 오랫동안 의지한 시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이제 홀로 남아 만월당의 종부의 인생을 살게 된 김보연.
커피집 사장이랑 그나마 이어졌으면 했었는데, 제일 불쌍한 캐릭터같습니다. 그나마 가장 이해가 가던 로맨스였는데, 뜬금없이 나타난 석남오빠의 아들 덕에 사랑도 못이어졌습니다. 마지막회에 장석남의 나레이션으로 '우리 다음생에서는 우리가 애들 아들, 딸로 태어나자, 우리도 복수하자, 다시 만날때까지 건강하게 잘있으라' 며 떠나간 석남오빠를 생각하며 쓸쓸하게 커피가게가 닫히는 모습을 보는 차혜자는 정말 불쌍해 보였습니다.
시집간 며느리들은 여전히 시집가서도 수시로 드나들지, 차라리 어차피 이렇게 막장으로 갈거였으면, 딸 대신 그냥 김보연이 시집가서 재가하게 하지, 아무래도 다 시집가면 만월당을 어쩌나 작가는 걱정이 되었을까요? 김보연 하나 희생하고 만월당은 명맥을 이어가고, 그녀는 시어머니 대신 만월당을 지키며 며느리의 삶을 끝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의 일기로 엮은 책이 잘팔리고, 만월당에서 고택체험을 하며 만월당을 지키는 김보연. 그녀가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돈이 된 석남오빠의 편지를 읽는 장면은 애잔해 보였습니다. 물론 편지 읽으며 원양어선 타고 해외나간 이영하의 모습은 좀 뜬금없어서 빵터졌습니다.
오빠 보고싶다며 여전한 애정을 보이는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 이건뭐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전개를 이리 저리 비틀고 인물도 추가되고 극의 긴장감도 조성하려다가 막장의 최대 피해자가 되었네요. 억지 해피엔딩으로 다 이어주고, 불굴의 며느리 하나 남겨야 한다는 투철한 작가의 의지 덕에 결국 최혜자 혼자만 가장 슬픈 결말이 되었네요. 시집간 며느리들이 만월당을 드나들며 히히덕 거리는데 김보연만 쓸쓸해 보였습니다.
물론 결론은 억지로 훈훈한 결말을 만들었지만, 시집간 며느리들이 끝까지 만월당에 가족처럼 드나들고,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은 여전히 불편해 보였습니다. 만월당을 홀로 지키는 시어머니에 대한 미안함도 없는지, 여전한 민폐 며느리들의 활약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신애라가 마지막 영원히 만월당의 사람이다, 며느리다, 불굴의 며느리다 라는 멘트를 했을때 황당하고 어이없었습니다. 사실 진정한 불굴의 며느리는 사랑도 버리고 만월당에 남은 김보연이겠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불굴의 며느리, 그래도 시청률만은 20%를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욕을 많이 먹었지만, 그나마 출연한 연기자의 개성넘치는 연기 덕에 좋은 마무리가 되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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