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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엄마 김현주, 전작 잊게 만든 차도녀 완벽 변신 본문
바보 엄마 김현주, 전작 잊게 만든 차도녀 완벽 변신
sbs 새 주말 드라마 '바보엄마'의 첫방이 방송되었습니다. '바보엄마'는 김현주와 김태우, 김정훈, 하희라, 신현준등 화려한 연기자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짝 반짝 빛나는' 에 이어 다시 주말드라마로 찾아온 김현주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첫방 눈살 찌푸린 막장 장면과 개성강한 캐릭터들
그런데 주말 드라마의 한계 때문인지 첫방부터 진한 막장의 기운을 보인 장면들이 보였습니다. 막장의 큰축이랄 수 있는 남편 역을 맡은 김태우가 연기하는 박정도는 대놓고 막장 캐릭터인 싹퉁 바가지 남편으로 나오더군요. 박정도는 사회에서는 인정받는 법조인 교수입니다. 20,30대 여성이 선망하는 이상형 아이콘이나 다름없이 인기 있는 교수라서 여기 저기 언론과 방송에서 섭외 1순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외적으로는 매우 유능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포장된 사회적 위치 이면에는 부인과 딸을 두고 젊은 대학 재단의 딸과 바람을 피우는 철면피 인간이죠. 10년을 뒷바라지한 부인을 두고 이제 좀 유명해지니 대학재단의 후계자가 되겠다고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재단이사장의 딸을 꼬셔 임신까지 시킵니다. 그리고 부인과 별거에 들어가서는 이혼도장을 찍어달라며 아주 철판을 깔죠. 김태우는 이런 박정도의 교활하고 철면피같은 성격을 아주 제대로 연기합니다. 다소 천박해 보일 정도의 과장된 표정와 오버된 연기로 살린 박정도는 첫방임에도 욕이 절로 나왔죠.
하지만 바보엄마는 다소 첫방에 시선끌기를 하려는 듯 박정도(김태우)와 그 애인 오채린(유인영)의 인면수심 연애 행각을 보여주더군요. 이혼도장을 찍어오라는 사채업자 출신 이사장의 엄포에 집에 찾아가 안방을 뒤지다가 오채린이 침대에서 유혹하는 바람에 야한 베드신을 연출한 것이죠. 부인과 함께 썼던 침대에서 베드신을 펼치는 장면은 정말 선정적인 장면이였습니다. 정말 인간이기를 포기한 남편에 그 애인입니다. 더욱 뻔뻔한 것은 보란듯이 오채린이 부인인 김영주(김현주)앞에서 당당히 옷을 여미며, 경고성 발언까지 하는 적반하장의 태도였습니다. 첫회부터 과한 베드신과 막장 설정이 너무 강도가 높아서 가족들과 보기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참 강하더군요. 가장 시선을 끈 것은 바로 김영주(김현주)의 천재딸 닻별이였습니다. 닻별이는 IQ200의 천재로 나오는데 아직 어려서 철이 없어서 인지 엄마의 속을 참 많이 썩이더군요. 너무 이른 나이에 또래와 다른 대학생활을 하게 되고 어른들 틈에서 자라다 보니 말과 행동이 어른 뺨치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별거하고 따로 사니 일찍 사춘기를 보내는 듯 매번 사고를 치며 엄마 김영주를 불안하게 만들죠. 가정에 소홀한 남편때문에 김영주는 모든 것을 딸의 미래를 위해 거는 듯한 느낌이라 어린 나이에 어른들과 공부하는 닻별이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엄마가 시키는대로 하는 로봇이라는 등 엄마 속만 태우는 차가운 말들로 엄마를 괴롭히죠.
그런데 닻별이가 엄마에게 차가운 이유는 어린아이 답게 가족이 떨어져 사는 것이 최고 이유였습니다. 문제는 별거 이유를 일밖에 모르는 엄마때문이라며 오해하고 엄마에게 모진 말을 늘어놓는데 있죠. 아무리 천재라도 어린아이인데 " 착한 엄마의 피를 다 뽑아 내고 싶다 " 는 말을 하는 등 살벌한 발언으로 엄마의 맘을 속상하게 하니 참 밉상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말만 번지르르한 아빠 박정도의 말에는 쉽게 따르고 속만타는 엄마만 불륜 남편이 헤집어 놓은 침대를 찢으며 울분을 토할 뿐이죠. 현재의 닻별이 캐릭터는 좀 과한 대사를 늘어놓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신선한 캐릭터라서 차후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며 변화하는 모습이 기대는 됩니다.
바보 엄마에는 이밖에도 하희라와 신현준이 콤비를 이뤄서 묘한 매력을 발산할 것 같았습니다. 하희라는 이번에 지능이 낮은 지적체장애 3급의 김선영으로 분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을 했습니다. 하희라의 연기는 초반은 어색했지만 뒤로로 갈수록 지적장애 연기가 잘 잡혔습니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순진하고 해맑은 김선영은 남들보다 지능이 떨어져 믿는 일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입니다. 말그대로 맑은 바보같은 캐릭터죠. 동생인 김영주가 바보 언니라며 자신을 천시하고 싫어하는데도 그것을 모르고, 오로지 동생 걱정에 읽지도 않는 편지를 보내고 동생 먹인다고 반찬을 만듭니다. 하지만 김영주는 일부러 3년째 가족을 찾지않고 외면하죠.
김선영은 동생이 보고 싶다며 무작정 동생이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서 서울로 동생을 찾아 올라가죠. 동생이 살던 집이라고 오랜만에 와 봤는데 이곳에 동생은 없고 괴팍한 최고만(신현준)이 자신이 주인이라고 나오죠. 그런데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작정 집에 들어가는 하희라...신현준은 새로운 식모라고 착각해 그녀를 들이게 되죠. 비록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요리솜씨 하나는 타고난 김선영(하희라)이 차려놓은 식사에 최고만은 입이 떡 벌어지죠. 하지만 먹어보려 해도 밥을 도통 먹지 못하게 막는 김선영은 다 영주거라고만 합니다. 최고만은 어딘가 모자라 보이고 답답한 김선영을 보고 황당해하죠. 처음부터 강렬한 개성의 캐릭터를 선보인 하희라와 신현준...연기야 뭐 말할 것 없이 잘하고 캐릭터도 신선해 보였습니다.
김현주, 전작 잊게 만든 차도녀 완벽 변신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가 개성을 보인 바보엄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연기자는 단연 김현주였습니다. 김현주는 전작 '반짝 반짝 빛나는' 에서 출판사 편집장으로 나왔었죠. 매우 천진하고 밝은 긍정녀 한정원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현주가 이번에 다시 주말드라마 ' 바보엄마 ' 에서도 잡지사 편집장으로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또 편집장? 이야 라며 전작의 캐릭터와 겹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직업군이 비슷했지만 완전 정반대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파격 변신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김현주가 연기하는 김영주는 패션, 뷰티등 스타일에 관련한 모든 것이 담긴 잡지사의 편집장입니다. 한정원이 매사 밝게 사람들을 사로잡고 직원들을 격려하던 캐릭터라면, 김영주는 매사 철두철미하고 깐깐하고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직원들을 잡으며, 회사에 김영주가 뜨면 다들 안절부절하고 뭐 지적할까 걱정부터 하죠. 깐깐한 커리어우먼으로 분한 김현주는 말그대로 차가운 도시의 여자....차도녀 자체입니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일에서 만큼은 시크하고 쿨한 성격을 드러내며 최연소 편집장으로 대외적인 평가도 이끌며 성공한 여자로 나옵니다.
한정원이 러블리한 캐릭터 답게 스타일과 행동 모두 러블리 했다면, 김영주는 패션 뷰티 관련 잡지사에 근무하는 차도녀인 만큼 스타일도 매우 세련되고 메이크업도 화려하죠. 김현주는 외형적인 변신 뿐 아니라 연기에서도 김영주 캐릭터에 맞게 정말 차갑고 진중하고 깐깐한 연기를 선보이며 완벽한 연기 변신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천재딸을 키우는 억척스런 엄마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서 눈길을 끌죠. 남과 달리 천재인 딸을 그에 맞게 교육시키기 위해 좀 욕심이랄 수 있을 만큼 억척을 보이는 엄마 김영주, 하지만 딸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 엄마의 속을 이해하지 못하죠. 그저 일밖에 모르는 엄마, 대학이며 유학이며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엄마가 그저 야속할 뿐이죠. 하지만 영주는 남다른 아이의 재능을 위해서 모든것을 해주는게 엄마로서 최선이라 여기는 캐릭터 같습니다.
이제 나이 30대 후반인 김현주는 세련된 커리어우먼인 김현주만의 엄마캐릭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엄마캐릭터가 낯설어 보였지만, '바보엄마' 속 캐릭터들이 매우 색다른 면이 강해서 잘 어울리더군요. 천재인 딸에 안절부절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에선 영락없는 엄마의 모습이였습니다. 이렇게 전작인 한정원 캐릭터와 판이하게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는 김현주의 연기변신은 전작을 잊게 만들만큼 색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쿨하고 모든 것을 다 갖춘듯 완벽해 보이는 김영주는 직장에서의 화려한 모습과 다르게 생활은 그리 녹녹하지 않죠. 부자집 딸도 아니고 외모와 다르게 가난한 시골에서 자라서 그곳을 떠나서 성공하기 위해 자수성가를 한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남편 교수 만들려 10년 결혼 생활 남편뒷바리지와 천재딸을 키우느라 별다르게 여유돈을 모을 여력도 없어 보였습니다. 전세인 집과 별거로 이혼이나 다름없이 살고 있기에 딸의 양육을 혼자 부담해야 하니, 통장 잔고를 들여다 보며 팍팍한 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하물며 남편이 이제는 돈많은 부자집 젊은 여자를 만나 자신을 버릴 처지에 놓이기 까지 하니 참 박복한 여인이죠. 이제 교수되서 부인 편히 살라고 해도 모자란데 뻔뻔한 남편은 자신의 욕망만 생각하고 가족을 짐짝처럼 버리고 딴여자의 집에서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이혼해 줄만도 하지만 김영주는 악에 받쳐서 여지껏 고생한 것을 생각하며 절대로 자존심 때문에라도 이혼도장을 찍어주지 않겠다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유능하고 모든 것을다 갖춘듯 완벽한 모습으로 행동하지만 속은 문드러질대로 썩어버린 가련한 인생을 보이는 김영주 캐릭터를 첫회부터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다른 형제 김영주와 김선영이 서로의 모자란 점을 채우며 가족애를 그리게 되는 바보엄마의 성공은 아직 점쳐지지 않지만 막장임에도 연출이나 영상미에 공들이는 모습, 그리고 연기자들의 연기가 개성있고 좋았기에 앞으로 못해도 중박은 할 것 같았습니다. 초반 과하게 선정적인 눈살찌푸리는 막장 장면은 별로였지만, 연기자들은 마음에 듭니다.
김현주가 연이어서 주말드라마, 그것도 막장드라마에 계속 출연하네요. 아무래도 이제 나이도 있고 색다른 변신이 필요할 때 나이에 맞는 연기변신을 위해서 그리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푼수끼 다분한 억척 아줌마는 아니지만, 차도녀스런 슈퍼엄마로의 색다른 변신이 참 기대가 됩니다.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김현주가 엄마로 어떤 모성을 보여줄지, 그리고 지적장애의 언니를 이해하며 어떤 자매애를 그려갈지 궁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