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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신세경, 당당해서 더 슬펐던 장면, 눈물나게한 불쌍한 연기 본문
패션왕 신세경, 당당해서 더 슬펐던 장면, 눈물나게한 불쌍한 연기
당당해서 더 슬펐던 장면 : 눈물나게한 불쌍한 연기
왜 이렇게 바닥이야, 왜 이렇게 불쌍하냐.....보는 내내 주인공들 보고선 이 생각만 스치더군요. 그만큼 패션왕의 감정선이 5회에서 제대로 터진듯 합니다. 초반까지는 너무 개연성이 떨어지고 억지 설정이 많아서 배우들의 비주얼이 다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5회부터 배우들의 감정연기가 참 불쌍한 청춘들을 잘 담아서 재밌게 봤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연출과 극본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배우들의 연기가 중심을 너무나 잘 잡고 있습니다. 신세경, 유아인, 이제훈 그리고 처음 연기하는 유리까지 정말 발군의 연기력으로 청춘들의 방황과 시련 그리고 도전을 이해하고 보게 만드네요.
그중에서 5회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제대로 살린 사람은 바로 신세경 같습니다. 가련하고 딱한 이가영이란 캐릭터에 신세경만큼 어울릴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신세경은 초반부터 불쌍한 이가영의 처량맞은 신세를 잘 보여줬죠. 시트콤에서 마저 홀로 처량하고 애처롭게 느껴졌던 식모캐릭터를 너무나 잘 살린 신세경은 아무래도 불쌍한 연기는 타고난듯 합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쟈켓사진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을 당시에도 사진 속에서 우수에 찬 눈빛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기더니.....아련하고 연기와 분위기는 타고났나 봅니다. 이번 패션왕에서도 애잔한 눈물 연기로 장면을 살리면서 눈물나게 했습니다.
이가영은 미국에서 수배중인 영걸을 도와줬단 이유로 학교도 짤리고 갖은 고생을 하다가 한국으로 왔습니다. 어렵게 한국을 와서 갈 곳 없던 가영은 강영걸이 운영하던 동대문 공장을 찾아갔지만, 영걸의 내연녀라 오해만 받고 당장 돈내놓으라며 두둘겨 맞기만 했죠. 온몸이 피투성이 멍으로 입술은 찢겨지고 머리는 헝클어지고 딱 거지꼴이 된 이가영은 짐을 담보잡혀서 돈을 구해오겠다며 말하고 빠져나왔습니다. 가영은 빈털털이가 되서 추레한 옷차림을 어디 갈때가 없었죠. 자존심이 너무나 상하지만 그녀가 찾아간 곳은 조부띠끄....악독한 조마담이 있는 곳 뿐이였습니다.
조마담은 가영의 모습을 보고 놀랬죠. 가영의 소식을 들은 조마담은 가영에게 " 누굴탓하겠니 니가 처신을 못한거지 " 라며 도도하게 가영을 쳐다보죠. 볼일이 없다는 조마담에게 가영은 당당하게 " 당분간 신세 좀 질게요 " 라며 독기 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마담은 가영을 시종일관 뻔뻔하다며 남자관계 복잡하고 범죄에 연루된 불경한 아이취급하죠. 가영은 그런 조담의 모습에 눈빛을 반짝이며 가소로와 합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그럼 돈이나 달라고 말하죠. 어찌보면 생때쓰듯 뻔뻔해 보이겠지만 가영이 이렇게 당당한 이유가 있죠. 가영은 조마담에게 내가 왜 이러는지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지 않느냐 아주 어이없어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서 돌볼이 없는 어린 가영을 상대로 가영네 부띠끄를 홀랑 먹은거나 다름이 없는 조마담. 가영이 더럽고 치사해도 다시 부띠끄로 올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이유일 것입니다. 이유를 당신이 더 잘알거다...그러니 뻔뻔한 것은 가영이 아니라 조마담이죠. 바닥까지 떨어지며 비참함에 몸서리 칠때 오로지 남은 것은 독기와 오기 뿐이였습니다. 그래 쫓아낼려면 해봐라 그래봤자 고고하고 도도한 조마담 당신의 이름에 먹칠이나 할테니...그간의 캔디들 캐릭터가 마냥 구박받고 서럽게 눈물 흘리던 것과 다르게 이가영은 패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반 그것이 민폐라 보여졌겠지만, 가영은 억울할 이유가 너무 많은 캐릭터입니다. 어려서 힘이 없어서 부모님 가게도 남에게 빼앗기고, 그 치사한 사람밑에서 키워지며 학대나 다름없이 가게 한켠 창고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가게된 학교에선 조마담때문에 짤리고 아는 이 없는 뉴욕에서 정재혁을 붙잡고 하소연 할 수 밖에 없었죠. 이렇게 가영의 민폐는 살기위한 살아남기 위한 독기가 담긴 것이라 그저 불쌍할 뿐입니다. 그래서 독기만 남아서 살아 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청춘이기에 그 당당함마저 너무나 애처롭고 슬픕니다.
홀로 남겨진 세상, 믿는 것은 나의 재능과 젊음 뿐
이런 가영은 다시 창고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짝투리 옷감을 주워서 옷을 만들죠. 가영에게 믿는 것은 패션에 대한 열정, 디자인 감각이 남다른 뛰어난 재능....본인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손재주 하나 믿고 골방에서 추위에 떨면서 스케치하고 옷본 뜨고 재봉질해서 완성한 세련된 디자인의 옷을 입고 가영은 정재혁과 만나죠. 이가영에 자신도 모르게 끌린 재혁은 설레는 마음으로 가영을 만나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죠. 자신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자신의 능력을 사달라며 돈을 부탁하는 가영의 모습이 기가 찰 노릇이지만, 이 자리에 오기까지 가영 역시 미친척 한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녀의 당돌한 발언에 당황하지만 애잔하게 옷을 입고 워킹까지 선보이는 모습에 짠해진 재혁은 그러자 허락하고 차로 부띠끄에 데려다 줍니다.
가영이 재혁을 만나러 가는데 돈이 없자 기자들 불러서 도도하게 인터뷰하는 마담에게 차비를 달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마담이 당황해서 보는 눈이 많아서 가식적으로 돈을 쥐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조마담의 이중성을 제대로 알고 이용하는 가영이 참 속시원했습니다. 조마담이 가영이 싫은 것은 바로 그 당당함에 있죠. 굽신 거려도 모자란데 가영은 절대 지지않죠. 게다가 정재혁같은 남자가 가영에 관심을 두니 얼마나 눈꼴시릴까요. 그리고 어디다 내놔도 눈에 띄는 옷을 만드는 재능까지 가지고 있으니 이렇게 어린 가영에 시기질투한 조마담은 비싼 옷감으로 옷까지 만들다니 당장 벗으라고 타박합니다.
속좁게 잔돈까지 요구하는 그 모습을 본 영걸은 가영을 데리고 치사한 그곳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자신때문에 고생하는 가영을 본 영걸은 미안함에 괜시리 가영에게 화를 냅니다. 둘다 팔자가 이게 뭐냐고 탓할 만큼 너무나 불쌍해진 두 사람은 서워러서 버스에서 눈물을 흘리죠. 그 모습이 너무나 짠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신세경과 유아인은 바닥까지 내몰려 이도저도 할수없는 신세가 되었지만, 젊음 하나 믿고 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서러운 청춘을 참 신랄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더럽고 서럽다고 할 수 있는 억울한 상황에서 세상에 나 억울해라고 항변해도 아무도 도와줄리 없는 그 순간에 믿는 것은 바로 자신들 뿐이죠. 정재혁이나 안나처럼 든든한 조력자, 나를 인정해주는 구세주를 만날때 거침없이 자신의 능력을 항변하며, 날 믿어달라는 그 당찬 패기는 오기와 젊음이 전부인 이세상 젊은 청춘을 보는 듯 합니다.
당당해서 더 슬픈 청춘들, 그 모습을 서러운 눈물연기와 독기 가득한 눈빛연기를 선사한 신세경의 연기력을 보니 앞으로 더욱 많이 성장할 배우가 될 것 같습니다. 패션왕이 발리 작가라서 신세경 캐릭터는 발리에서 하지원이 했던 캐릭터와 겹치죠. 하지원처럼 신세경 역시 극에서 두 남자 배우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중요 러브라인이 될 남주들을 잘 받쳐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걸과는 동변상련의 정이 쌓이며 애정을 나누게 될테고, 재혁에게는 애잔함으로 다가오며 가슴아리게 할 것 같습니다. 눈물 연기라면 어디 빠지지 않는 신세경이 앞으로 그 애잔함을 무기로 유아인과 이제훈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존재감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당당한 여주로 자리잡을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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