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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앨리스, 첫방부터 강렬했던 속물세상 풍자 본문

Drama

청담동 앨리스, 첫방부터 강렬했던 속물세상 풍자


딘델라 2012. 12. 2. 09:34

문근영 박시후 주연의 '청담동 앨리스'가 첫방이 되었습니다. 첫방 청담동 앨리스가 들려준 것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였습니다. 2030세대의 현실이 반영된 청담동 앨리스는 노력형 캔디 한세경(문근영)을 통해서 적나라한 세태풍자를 보여주었습. 기존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비틀어 한세경이 캔티를 버리고 속물녀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실랄한 풍자를 보여주고자 하는게 바로 '청담동 앨리스' 였습니다.

 

 

시작부터 박시후가 연기하는 차승조는 우리나라 여자들을 된장녀로 규정하며 명품이 희소성이 있기에 드는게 아니라 비싸기에 남보다 더 비싼 걸 들어서 잘 나가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속물근성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해외명품 브랜드의 한국판 회장인 차승조는 그런 여자들의 심리를 공포라고 말하지요. 값이 더 오를수록 명품을 보는 여성들은 나만 뒤쳐지고 후져질 것 같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비싼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래서 무조건 가격을 올려라!! 명품의 가치니 희소성이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비싼 가격이 더 중요하다고 외치는 된장녀 혐오남 차승조는 그렇게 비꼰 여성의 심리를 이용해서 명품을 팔고 있습니다. 속물근성과 명품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까며 시작한 청담동 앨리스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명품이 가지는 의미를 대놓고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노력형 캔디로 " 노력이 나를 만든다 " 는 신념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한세경이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꿈인 한세경은 해외유학 어학연수는 집안사정때문에 못갔지만,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과 각종 공모전에 입상한 경력으로 오로지 실력하나로 성공을 꿈꾸고 있습니다. 불어에 능통해 실력만은 어디 뒤지지 않던 그녀의 면접 성적은 죄다 D 최하점수 였습니다. 꼴찌의 성적으로 겨우 인턴사원이 된 한세경은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왜 무엇이 문제라서 내가 꼴찌라는 것인지....

 

한세경은 그렇게 말단직원으로 지앤의류 회장 사모님의 심부름꾼으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회장사모가 사달라는 명품목록을 픽업해서 가져다 주면되는 쉬운 일이었지만, 다른 세계에 사는 그녀가 27만원짜리 스타킹 등 명품에 돈을 쏟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죠. 그저 노력해서 정직원이 되고 디자이너가 되서 내 손으로 청담동에 샵을 오픈하자는 부픈 꿈만 상상하는 순진한 여자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녹녹치 않았습니다. 첫 출근부터 차사고가 나는가 하면 심부름한 명품들 때문에 된장녀 취급까지 받으며 일진이 더러웠습니다. 그런데 유일한 안식처인 남자친구(특별출연 남궁민)까지 헤어지자며 600만원이나 하는 명품백을 마지막 선물이라고 주고 떠났죠. 남자친구는 너도 이쁜거 좋아하는 여자인데 대출 줄줄있는 나를 만나서 이렇게 변했다며 좋은 남자를 만나라며 헤어지자 했습니다. 우리둘이 아무리 발악해도 현실은 어머니 병원비와 그로 인한 대출이자 그리고 학자금 이자까지...이자갚고 살기 버거울게 뻔하다는 남자친구는 사랑이 짐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사랑을 포기하는 남자친구를 보며 한세경은 너무나 서글펐지요. 사랑하나면 된다고 믿었는데 아무것도 필요없다는 자신도 부담스럽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그저 절망감만 들었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고민은 한세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출까지 껴서 산 집때문에 200만원이나 되는 이자에 허덕이며 사는 부모님의 모습은 한숨나왔죠. 게다가 그녀 역시 학자금 융자때문에 심부름꾼이던 뭐던 당장 취업을 해야하는 처지였습니다. 이런 지극히 삼포세대라 불리는 이들에게 사랑은 사치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커플의 고민이 공감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세경은 1억이 넘는 명품 악세사리를 사오라는 회장사모의 심부름을 받게 됩니다. 보석으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목걸이며 귀걸이며 그림의 떡인 억소리나는 가격에 눈이 휘둥거렸습니다. 심부름만 하는데도 명품사간다고 굽신거리던 매장직원의 모습에 제대로 별세계 구경한 한세경~ 그런데 보증서를 잃어버려서 크게 혼이나게 되지요.

 

보증서를 잃어버린 한세경에게 지앤의류의 재벌딸인 팀장은 좋은 학점에 공모전 입상성적에 자격증도 많은데 왜 심부름을 하냐고 비꼬았습니다. 한세경은 노력으로 디자이너가 되겠다 장황한 꿈을 이야기하지만 팀장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하지요. 팀장은 디자이너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적나라하게 알려줍니다. 명품하나 없는 보세숍에서 구한 옷가지를 들면서 " 유학을 안간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후진 안목이 문제다!! 유학을 다녀올 수 없는 처지에선 그정도 안목밖에 나올 수 없다 "며 가슴을 후벼파는 이유를 듣게 됩니다.

 

말그대로 명품하나 걸치지 않은 한세경의 처지, 그녀가 가진 배경을 놓고 볼때 아무리 발악해봤자 디자이너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불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해도 배경이 후지니 명품도 못걸치는 그녀는 D 최하점수의 꼴지로 낙인찍히는게 현실었습니다. 한세경은 노력형 캔디의 인생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현실이 자신을 바라본 가치가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지 절실하게 느끼게 되지요. 명품을 입는걸 한심하다 여겼는데 세상은 무엇을 걸쳤는지 가면이라도 써서 나를 포장해야 그것을 나로 인식했습니다. 순진하게 노력만 믿고 살아왔는데 겉모습과 그 배경이 더 중요한 사회였습니다. 

 

 

보증서를 받으러 찾아간 곳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차승조(박시후)는 보증서를 달라는 그녀에게 왜 보증서를 잃어버렸는지 정곡을 쩔러서 당황시킵니다. 차승조는 한세경이 보석을 걸쳐봤다는 것을 꼬집으며 한심한 된장녀라 생각했습니다. " 비싸기만 하면 나와 어울리는 지 생각도 안하고 만원짜리든 2만원짜리든 명품만 두르면 패션이 완성된다지...하물며 디자이너가 그러지....테이스트 하고는.... "

 

결국 차승조도 그녀가 수준에 어울리지 않느 처지를 비꼬았습니다. 한세경은 자신의 옷차림을 훑어보며 한심하게 바라본 차승조에게  " 테이스트가 후저보이는 건 만원 2만원짜리 옷때문이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싼 옷 가방이면 안목 후지다는 소리 안들었겠지. 그럼 정식 디자이너도 되었을테고....그래 그러니 어찌 안살 수 있겠어. 가방하나에 연봉을 쏟아붙고 빚을 내서라도 어떻게 안 살 수 있겠어. 명품을 들어야 난 잘나가는 여자고 잘사는 여자고 안목이 높은 여자로 보이는데. 가치 그게 무슨 소용이야 무조건 비싼거만 들면 대접받을 수 있는데....그렇게 당신들이 사기친거 아니야? "

 

이에 대해 차승조는 여자들의 된장기질과 명품이 없어서 대접못받는다는 열등감이 문제라며 당신의 처지를 탓하라 비꼬지요. 한세경은 처지는 물려준 것인데 내가 어쩌겠냐며 서글퍼합니다.

 

이날 한세경은 겉모습에 대한 연이은 굴욕과 현실때문에 헤어지자는 남친때문에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삼포세대로 무조건 안될거라고 강요하는 세상이 너무나 야박하게 다가왔고, 또 그것이 진짜 현실임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기에 어느때보다 서럽게 오열하는 문근영의 눈물연기가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서러운 오열에는 젊은이들의 고민이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 꿈을 꾸고 펼치기도 전에 세상은 넌 할 수 없을거라 절망부터 가르쳐줬지요. 노력으로 아무리 자신을 포장해 봤자 결국 배경이 없이는 성공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이처럼 이 세상은 거대한 속물세상임을 강렬하게 풍자했습니다.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이 속물이고 된장이라 비꼬지만, 또한 현실은 인간 그자체보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남보다 도태할까 두려워 명품에 열광하고 치장에 신경쓰는 인간의 심리는 인간을 평가하는 잣대가 결국은 우리가 걸치고 있는 모든 것으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속물근성이 나빠도 우리는 속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어디에 살고 누구의 자식이며 어떤 옷을 입는가에 따라서 세상은 나를 판단합니다. 노력으로 얻은 좋은 스팩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판단하는 것은 이런 겉모습입니다.

 

특히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세계의 경우 그 겉치레가 아주 중요하죠. 디자이너가 옷이 그게 뭐니? 한세경이 D를 받은 이유는 바로 디자이너를 꿈꾼다면서 명품하나 걸치지 않은 이유때문이었습니다. 그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그들과 똑같이 어울리지 못한다면 결국 심부름꾼 밖에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된장녀 소리를 들어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대접받기 위해서 옷에 신경쓰는 것입니다. 명품을 들고 나와서 민감하게 조명했지만, 사실 명품이 아니여도 제대로된 옷하나 쯤은 마련해 놓습니다. 이처럼 인간이 속물이 되는 것은 세상이 속물이라 욕해도 속물을 대접하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차승조는 니 처지에 그게 어울리냐 속물이라 손가락질 하지만 그런 차승조도 결국은 디자이너가 테이스트가 뭐냐고 비꼬았습니다. 이처럼 살기 위해 돈을 벌지만, 돈을 벌기위해선 나를 포장해야 합니다. 물질만능주의 세상에서 돈이면 뭐든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돈이 없으면 비참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적어도 비참하지 않기 위해서 대접은 받기 위해서 사치인지 알지만 겉치레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심리를 이용한 자본은 상업적으로 이용해 끝없는 굴레를 만들어 놓습니다.

 

 

삼포세대라 절망에 내몰린 이들이 사회에 발을 들이고 나서 또다시 이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지 않기 위해서 어느정도 기본은 하고 있다 겉치레라는 걸 신경쓰게 됩니다. 취업한 자식들에게 좋은 옷부터 선물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그렇습니다. 이처럼 그깟 명품이 뭐라고 무시했지만 왠지 사회생활하면 한번은 바라보게 됩니다.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그 돈이 만든 겉치레가 가지는 파워를 느껴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좋은 차와 집..그리고 옷과 가방에 인간은 손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명품에 목메는 된장녀가 욕먹는 동시에 겉모습과 배경이 따라주지 않으면 무시받는 이 사회의 이중성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이 좋아서 속물이 되기보다 속물이 되게 강요하는 세상에 대해서 청담동 앨리스는 풍자합니다.

 

그래서 한세경이 흘린 처절한 눈물은 일종의 깨달음의 눈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평생 노력이 최고라고 여기던 그녀가 비참함을 맛보고 나서 그렇게 경멸하던 속물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은 씁쓸한 일이죠. 이처첨 청당동 앨리스는 속물세상을 비꼬며 속물녀가 되고자 하는 한세경을 통해서 현실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노력으로 되는 세상, 겉모습에 따라서 평가받지 않는 세상이라면 그들이 속물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돈돈 거리며 물질을 쫓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화려한 청담동이란 상징적인 장소를 선택한 것부터가 이런 현실풍자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된장녀를 혐오하는 차승조와 노력형 캔디에서 이제 막 속물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한세경의 사랑이야기가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로맨스와 그 로맨스를 통해서 보여주고 자 하는 현실에 대한 자화상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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