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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앨리스 박시후-문근영, 동상이몽이 특별한 이유 본문
청담동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어른을 위한 동화입니다. 그래서 앨리스 한세경(문근영)이 이상한 나라 청담동에 들어가기 위해서 처절하게 현실을 깨닫는 과정이 많은 공감을 얻었죠. 노력이면 모든게 이뤄질 것이라 꿈꾼 청춘에게 너무나 초라한 현실만 남았습니다. 사회생활을 통해서 내가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세상은 타고난 그들을 위해서 자리가 마련될 뿐이었죠.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청춘은 하루하루 버틸 뿐이었습니다.(3
코믹한 박시후가 보여준 '사랑은 있다' VS 신파 문근영이 보여준 '사랑은 없다'
한세경은 남자친구 소이찬(남궁민 특별출연)이 무너지는 것을 통해서 그것을 더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무거운 현실이 짖누르고 있었기에 남친에겐 사랑은 짐이었습니다. 현실에 무너진 커플은 이별했습니다. 한세경은 마지막으로 고소당한 남자친구를 위해서 절절한 선처를 부탁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하지만 그 편지로 인해서 한 남자의 운명을 제대로 흔들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한세경의 편지를 받아든 차승조(박시후)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보내온 절절한 편지엔 가난때문에 헤어진 연인의 진심이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 여자에 혹독하게 당한 그는 모든 여자들이 남자와 헤어진다는 것은 비즈니스를 끝내는 의미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세경은 아무것도 헤줄 것이 없었기에 헤어졌다는 순정을 보여줬습니다. 6년 연애의 역사가 담겨진 5백만원이 든 통장을 보는 순간 뜨거운 눈물이 봇물처럼 흘러나왔습니다.
이제 사랑때문에 울리 없을거라 생각했던 차승조는 자신을 울린 한 여자의 진심에 그간의 채증이 다 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랑이 없다고 말한 서윤주(소이현)가 틀렸음을, 진정한 사랑은 있다는 자신이 옳았음을 한세경을 통해서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박시후는 진정한 사랑이 존재함을 느끼고 희열과 감동에 찬 차승조를 코믹 연기로 완벽히 보여줬습니다. 그는 흥분하면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기분이 좋으면 조증에 가깝게 미친사람처럼 좋아합니다. 이렇게 만화 속 인물처럼 과장된 코믹연기로 새로운 재벌 캐릭터를 보여준 차승조는 순수한 사랑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는 짓과 딴판으로 그가 꿈꾸는 사랑은 지고지순 순정이었죠. 그래서 한세경에 감동한 차승조는 가난한 연인이 자신이 베푸는 선처에 감동하고 고마워해서 사랑을 이어가며 완벽한 동화가 완성되기를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승조가 꿈꾼 순결한 사랑의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소이찬은 선처가 되자 통장을 들고 튀었습니다. 브라질로 떠나 한국의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로 시작하기를 원했습니다. 자신의 상상과 딴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자 그는 한세경을 걱정했습니다. 자신을 비서로 착각하는 한세경은 소이찬 소식을 듣자 그를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소이찬이 남긴 문자메세지로 이것이 진짜 현실이고 6년 사랑의 종지부임을 깨달았습니다.
소이찬이 이제서야 모든 짐을 놓을 수 있다는 듯이 떠나는 모습에 한세경은 오열했습니다. 노력도 사랑도 다 필요없었습니다. 그것을 깨닫게 해준 이 현실이 더욱 싫었습니다. 그녀가 흘린 눈물은 지극히 현실적인 눈물이었죠. 비참한 현실이 준 6년 사랑의 종지부에 대한 절절한 깨달음의 눈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본 차승조는 달랐습니다. 그에게 그녀가 흘린 눈물은 순정녀가 보여준 사랑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차승조는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이렇게 흘리는 눈물의 의미마저 달랐던 한세경과 차승조는 완전히 다른 것을 꿈꾸게 됩니다. 차승조는 이세상 하나 남은 순정녀라 생각한 한세경에 반했지만, 한세경은 순정을 버리고 비즈니스를 택했습니다. 청담동 며느리가 된 동창 서윤주처럼 그들의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고 싶다!! 열망했습니다.
" 6년의 사랑을 낫씽으로 만드는 그런 사랑? 사랑은 없어. 소이찬은 돈앞에서 6년의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버렸고, 나 사실 돈 500만원에 그 사람 떨쳐내고 싶었던 거야. 아무리 포장해도 결국은 그거였던 거야. 근데 뭘지켜? 사랑? 훌률한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나는 나를 바꿀거야. 너처럼 살거야. 나도 너처럼 남자 잘 잡아서 청담동 들어갈거야. 천원 이천원에 벌벌떨지 않으면서 가족들에게 사람노릇하면서 그렇게 살거야. 나도 너처럼 "
한세경은 처절하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문근영은 애절한 눈물연기로 한세경의 독한 변심을 열연으로 보여줬지요. 그녀가 청담동을 꿈꾸게 된 이유와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한세경은 신파에 가까운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현실 속 캔디는 처철했습니다. 그녀가 마주한 현실은 캔디를 독한 여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한세경은 기존 로코의 씩씩하고 밝은 캐릭터와 달리 처절하고 신파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캐릭터마저 극과 극의 처지를 보여주는 청담동 앨리스에선 청담동과 서민공간이란 두 공간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극명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완벽히 다른 동상이몽을 꿈꾸게 됩니다. 차승조는 가난한 캔디를 통해서 순수한 사랑을 꿈꾸지만, 캔디는 사랑이 부질없다며 청담동을 꿈꾸게 됩니다.
두 사람이 이처럼 비슷한 것을 보고 듣고 했음에도 엇갈린 생각을 가지는 것은 그들이 산 배경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재벌남 차승조에게 현실은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얻기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세경에게 현실은 부족한 것 투성이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사랑을 포기하는 쪽이 편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이 짐이 되는 현실을 모르기에 차승조는 끝까지 한세경이 순정으로 눈물을 흘렸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마저 극명하게 차이를 보였습니다.
차승조가 지나치게 멋지고 이상적인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평범한 왕자님 캐릭터였다면, 이런 상극의 세계를 담기엔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차승조 캐릭터가 코믹했던 이유 역시 매번 현실적인 울음을 터트리는 한세경과 극명한 차이를 담기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에 배신당해서 여자들을 된장이라 조롱하고, 찌질한 복수에 좋아 죽는 과장스런 캐릭터였기에, 한세경을 통해 순결한 사랑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그 극명한 동상이몽을 해학적으로 강조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판타지를 깨면서 동상이몽 속에서 시작하는 남녀의 모습이 더욱 짜릿함과 스릴로 다가옵니다. 실랄하게 그들이 처한 상황 속에서 남녀의 엇갈림을 그리는 청담동 앨리스!! 이들의 동상이몽은 청담동 앨리스를 기존의 로코와 완전히 구분시켜 주는 차별성이 되었습니다. 이상적인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남자주인공이 아닌 다소 찌질한 남주, 그리고 자신의 노력이 아닌 꼼수를 부려도 청담동에 가고 말겠다는 속물녀 주인공. 이렇게 캐릭터부터 기존의 로코의 전형을 확 깨버리는 청담동은 차라리 이뤄질 수 없는 판타지를 보여주느니, 불편해도 이게 현실에 맞는 동화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속시원히 까발려진 이런 동상이몽을 가지고 판타지를 그리는 청담동앨리스가 그래서 참 기발하고 특별합니다.
차승조가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한세경과 만나니 이것이야 말로 완전한 상극입니다. 서로가 가진 동상이몽은 서로에 대한 완벽한 환상을 깨는 코드가 되지요. 그러나 이런 동상이몽을 가졌기에 또한 두 사람의 사랑에 강력한 명분을 주기도 합니다. 사랑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이유는 달랐지만, 모두다 사랑을 원했었기에 그렇게 변했으니까요. 그렇게 변하게 된 과정을 서로가 이해하는 순간 동화는 해피엔딩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청담동 며느리가 된 서윤주의 노하우가 담긴 책을 넘겨받은 한세경은 이제 본격적으로 그들 세상에 들어가기 위해서 변신을 합니다. 과연 자신의 동상이몽을 완전히 속이고 이상한 나라 청담동에 진입할 수 있을지....그리고 차승조는 그녀의 동상이몽을 알고도 과연 끝까지 사랑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