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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생수 CF 논란, 씁쓸한 한류열풍의 부작용


딘델라 2014. 6. 26. 10:23

배우 김수현이 중국 생수 CF를 계속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전지현과 함께 중국 헝다그룹의 생수모델로 발탁되었던 김수현은 CF 계약해지를 요청했으나 양측이 협의한 끝에 모델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 중국 헝다그룹과 키이스트가 논의 끝에 극단적인 결론을 내기 보다는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진 약속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헝다그룹은 생수제품 취수원의 현지 표기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음을 밝히고, 논란을 인정하며 이해했다. 이에 더 이상의 오해나 억측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CF 강행에 대한 해명에도 여론은 좋을 수가 없었죠.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해도 한국배우가 원산지를 창바이산(장백산 長白山)이라 표기한 물건을 홍보한다는 본질은 변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역사적으로 예민한 국내정서를 건드렸기에 해명에도 CF 강행이 이어지면 다 무용지물같았습니다. 게다가 앞서 김수현 측은 CF를 해지하겠다며 어떤 손해도 감수하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내보냈었죠. 그래서 현재 네티즌들은 그런 소속사의 대응을 말바꾸기라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키이스트가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김수현의 이미지 실추는 더욱 커졌습니다. 차라리 조용히 입장을 정리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웠습니다.

 

 

이런 김수현과 전지현이 겪고 있는 현재의 논란을 생각하면 한류열풍이 마냥 좋은 건 아니였습니다. 두사람은 '별에서 온 그대'의 대히트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일본에서 욘사마를 외쳤던 것처럼, 중국에서 도민준과 천송이를 외치며 치맥문화까지 전파하며 대단한 열풍을 이끌었지요. 그런 인기에 힙입어 두사람은 중국내 CF까지 접수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이런 별그대 열풍은 중국을 신한류 개척지로 부르게 했습니다. 이미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움직임은 가요, 드라마, 예능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일본을 넘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던 엔터 기획사들은 단연 엄청난 중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지요. 그러나 달콤한 유혹 속엔 항상 어두운 이면도 존재하는 법이었습니다. 장미가 가시를 지닌 것처럼 잘못 손댔다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었죠. 그런 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게 바로 중국 생수CF 논란이었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잘못건드렸다간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지요. 전지현과 김수현이 찍으려던 중국 헝다그룹 광천수 헝다빙촨(恒大氷泉)이 그랬습니다.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부르는 건 중국의 동북공정의 일환이라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런 역사적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건 기획사의 엄청난 실수지요. 한류열풍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줄만 알았지, 현지와 국내정서가 대립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무지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무지는 배우들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장미가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무턱대고 만지면 안되지요. 돈이 된다 싶어서 무턱대고 해외진출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감수할 것도 상당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는 연예인들과 기획사들이 도리어 그들의 눈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큰 이득을 취하는 걸 포기할 수는 없고, 최대한 민감한 문제들은 침묵하고 넘어갔지요. 일본 진출시에도 그랬는데, 중국 시장이라고 다를까 싶습니다. 그래서 김수현이 CF를 강행하는 것도 한국보다는 중국의 눈치를 더욱 보는 것이겠죠. 이미 계약한 내용이라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것도 있겠지만, 큰 시장에서 입게 될 손실이 향후 더 클테니까요. 또한 국내는 좋은 작품으로 복귀하면 금방 논란도 잠잠해질거라 판단했을 겁니다.

 

 

이렇게 해외에서 한류열풍이 부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것이 단순한 문화교류에 그치지 않고 상업성을 띄다 보면 역으로 우리가 그들의 눈치를 보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어떤 것이든 지갑을 여는 쪽이 결국은 갑이 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한류팬이 늘어나고 그들이 한류산업을 더욱 향유할수록, 또한 해외진출이 많아지고 해외자본이 우리 문화산업에 더욱 번질수록!  컨텐츠를 개발하는 우리가 도리어 그들의 눈치를 보는 병폐가 심해졌습니다.

 

결국 자본에 종속되는 게 더 무서운 것이었죠. 일본이나 중국이나 자본력이 우리보다 크니까, 우리가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한류도 변질되는 수순으로 갔지요. 아티스트만 한국인이지 현지에서 그들의 말로 노래를 부르고, 현지의 관심을 끌려고 해외로케도 빈번해졌죠. 컨텐츠 개발자들이 중심을 잡고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데, 냉큼 좋다고 그들의 자본을 받아들이다 보니 그것이 본질마저 흔들며 무엇이 한류인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본질을 상실한 한류열풍이란 언제고 금방 사르라들겠죠. 그들이 열광한 건 멀리 있어도 빛났던 우리 컨텐츠였습니다. 그런 신비함을 유지하려면 뭐든 적당히 하는 현명함이 필요했습니다. 이처럼 무작정 그들에게 뛰어들다 우리 스스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연예인들이 취한 아쉬운 선택에 마냥 웃을 수 없던 한국팬들은 그저 씁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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